“나 두 사람을 사랑해 목숨 바쳐, 나 두 사람을 사랑함 안 되는걸♪”
다비치가 올해 봄 발매한 노래 ‘두 사랑’이라는 곡의 가사 일부인데요, 한 사람이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표현한 가사로 화제를 모았었죠? 노래만 듣는다면 예쁘게 포장된 가사에 다비치의 이해리, 강민경의 목소리가 더해져 감미롭게 느껴지지만, 가사를 보면 결국 두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바람’이라고 여겨지기에 살~짝 막장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는 드라마 속에서 바람피우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런 나쁜 놈들이 다 있나, 저런 막장이 있나 화를 내죠?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스럽고 놀라 직접 화를 낼 수 없기에 드라마를 보며 대신 분개를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 영화 중, 손예진과 김주혁이 나온 ‘내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면, 손예진이 바람을 피워도 김주혁이 너무나 손예진을 사랑해서 결혼하고, 결혼한 후에도 손예진이 다른 남자와 또 결혼해도! 사랑하죠. 후… 그럼 결국 사람이 아닌 사랑이 죄인가요? 오늘의 연애 상담소도 이 ‘사랑’이 문제입니다.
연애 상담소 15번째 사연은 제목 그대로 ‘내 남자의 여자’인데요, 남자친구의 마음이 변했거나 아니면 상대편 여자가 적극적으로 남자친구를 빼앗으려 하면 속상하고 화는 나지만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남자친구와 상대편 여자 모두 덤덤해 더욱 힘들다는 다소 당황스러운(?) 사연입니다. 도대체 사연의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조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연애 상담소 사연 #15
저에겐 만난 지 2년 정도 되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게 뭐라 해야 할지... 술을 마시는 날에는 꼭 만나는 여자가 있더라고요. 그 외에는 만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남자친구가 밖에서 술 마시는 날에는 행동하는 게 이상해서 그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몰래 카톡을 봤어요. 보니까 처음에는 그 여자가 먼저 제 남자친구에게 연락했더라고요. 같이 일하는 사이인 것 같은데, 그 후부터는 술 마시고 나면 제 남자친구가 그 여자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거예요.
후… 차라리 둘이 좋아한다고 하면 헤어지겠는데 제 남자친구는 저랑 헤어질 생각도 없는 것 같고, 그 여자도 제 남자친구랑 사귈 의향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저도 남자친구를 사랑하기에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지 않아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그 여자 사진을 봤는데 누가 봐도 예쁜 사람이더라고요. 괜히 저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남자친구도 그 여자와 나를 비교하겠지’라는 생각에 점점 지치고 힘듭니다.
음… 사연 잘 보았습니다. 다소 직설적이지만 사연을 보자마자 생각나는 말을 해드릴게요. 남자친구와 그 여자 분은 아마도 원나잇 상대인가 봅니다. 그냥 술만 같이 마시는 여자 사람 친구였다면, 남자친구가 사연 보내주신 분에게 숨길 일도, 사연 보내신 분이 이렇게 괴로워할 일도 없겠죠?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딱 하나입니다. ‘헤어지세요’ 본인은 더 사랑받고, 더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데 저런 사람들에게 끌려다니지 마세요.
종종 남자든 여자든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몸만 주는 거야, 마음은 주지 않아’ 라고 하며 자신의 바람피우는 것을 정당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당화될 수 없어요. 바람피우는 상대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 마치 자신의 애인에게 잘 해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애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죠.
만일, 내 남자친구가 바람 피우는 것을 용서해 줄 수 있다면, 그리고 화를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소화해 낼 수 있다면 만나세요.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헤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바람은 습관입니다.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죠. 의지가 강해야 하는데, 남자친구는 의지조차 없어 보입니다. 그런 상대에게는 본인을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은 한번 남자친구와 그 여자에 대해서 파악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바람 상대인 그 여자가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랑 남자친구가 헤어져도 사귈 의향이 없는 것 같다고 했죠? 그건 사실 그 여자를 불쌍하게 여겨야 하는 일입니다. 절대 위안이 되라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 여자는 겁을 내고 있다는 거에요. ‘정상적인’(이라고 표현하니 좀 딱딱하긴 하지만) 남녀의 관계를 맺는 것이 두려워서,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죠. 그래야 관계에 대한 책임감에서도 벗어나고, 내가 누군가에게 차인다는 두려움에서도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그것은 겉모습일 뿐입니다. 자신이 제대로 남자를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이 없어서 괜히 애인이 있는 남자를 건드리는 거에요. 이상하죠? 잘나서가 아니라 마음의 수준이 낮아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남자친구가 술 마시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나가는 그 여자도 참 불쌍합니다.
남자친구는 아마도 처음에 예쁜 여자가 자신에게 먼저 접근하는 것이 이상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보면 관계 패턴은 바뀝니다. 남자친구가 먼저 그 여자를 부르죠? 그것은 이상한 정복감 같은 것인데요, 내가 부르니 오는구나 하는 것, 그리고 몸을 섞는 것에 대한 습관이 들어버린 것입니다. 저는 사실 남자친구가 제일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연을 보내주신 분도, 바람 상대인 그 여자도 이용하고 있지요.
헤어지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쉽게 칼로 무 자르듯이 사람의 관계가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말 힘드실 거에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더 큰 상처를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사연 보내주신 분은 훨씬 더 본인의 수준에 맞는 남자를 만날 수 있고! 그래야만 합니다.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요. 강해지세요. 나를 배려하지 않고 상처 주는 사람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돼요. 끊어내야 내가 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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