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담소를 오픈한지 벌써 일 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많은 사연이 있었죠? 시댁 문제부터, 결혼에 대한 고민,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류가 시작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구나!’ 하고 말이죠. 인터넷을 검색하면, 연애스토리 관련 블로그들이 넘쳐납니다. 노래 가사는 물론이고, 드라마와 영화 내용에는 언제나 사랑 이야기가 빠지질 않습니다. 이제는 상담이 아닌, 심지어 연애 컨설턴트도 생겼다는 사실! 사랑과 연애는 인류에게 그토록 필요하고, 힘들지만 갈구하는 그런 것인가 봅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진지하게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 노력하고, 깊이 있게 생각할 여유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최근에는 데이팅 앱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소통한다고 합니다. 누군지 모르는 상대방과 이야기 나누고 만나는 앱! 과연 이를 통해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연애 상담소 사연도 바쁜 현대사회에 변화하고 있는 연애 풍속도에 대한 고민인데요,조금 특별하게 본인의 이야기가 아닌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보내왔는데요,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친구가 너무나도 걱정된다고 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연애 상담소 #19
안녕하세요, 제 얘기는 아니고, 제 친구 때문에 사연을 보냅니다. 저는 30대 중반이고 제 친구와 저 모두 지금 교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가 자꾸 데이팅 앱에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해요. 외로워하길래 소개해 줄 사람이 없어 어플을 사용해보라고 한번 추천했었는데… 친구가 빠져 버린 거죠! 뭔가 취향 저격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친구는 취향에 맞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좋아합니다. 데이트 신청하는 것에 돈도 계속 나가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기는 하는데, 한번 만나면 끝이더라고요. 그러고는 또다시 데이팅 앱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을 찾습니다. 물론 안 맞으면 다른 사람 만나면 되긴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사람을 진지하게 만나려고 한다기보다 그저 데이트하고, 새로운 사람 찾아보는 거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나이도 있는데,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로워하는 친구를 위해 임시방편으로 데이팅 앱을 소개해 줬는데, 너무 빠져 버렸군요? 아무래도 편하게 조건을 따지며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요, 만남이 쉽다고 사랑도 그렇게 쉬울까요? 이 친구에게는 아래와 같은 연애 처방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사연을 소개하기 전에, 장황하게 기술의 발전이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네, 어쩌네 하면서 엄청나게 한탄을 한 느낌이긴 합니다만... 사실 데이팅 앱 자체는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개인적인 기준에서 보았을 때 방향성이 잘못된 것일 뿐!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연애 못 하는 사람에게 취향에 맞는 사람을 주선해 주는 앱인데… 소개해주는 사람이 어플로 바뀌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도 사업 아이템이 되었다는 것이 씁쓸할 뿐입니다.
사연으로 돌아와서! 친구분이 걱정되는 그 마음에 정말 공감합니다. 하지만 내버려두세요. 그것은 친구의 선택입니다. 저보다 친구 분을 더 오래 봐오셨고, 더 잘 아실 테니까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나이도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때로 이 나이에는 어떻게 행동 해야 해 하는 규격에 너무 맞춰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데이트를 많이 못 해보았으면, 이 기회에 많이 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나요? 당장 결혼해야 하는 것도 아닐 테니까요.
혹시 결혼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건가요? 설령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그것은 본인에 국한된 문제인 거죠. 또 데이팅 앱을 통해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잖아요? 그것은 선택입니다.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은, 사람들은 대개 새로운 것이 있으면 호기심 때문에 더 집착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친구분께서 그동안의 데이트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 그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될 때까지는 주변에서 말려도 멈추지 않으실 겁니다. 오늘의 처방전 제목처럼 그냥 내버려두세요. 호기심과 데이트에 대한 욕구가 어느정도 충족이 되면, 친구분은 다시 데이팅 앱에 데면데면해질 겁니다.
어쩌면 데이트를 위한 시도방법이 나날이 발전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을 진정성 있게 만나려 하는 본질만 잊지 않고 노력한다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것도 때로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친구분께서 그동안 살아온 삶이 있는데, 데이팅 앱에 빠져서 그렇게 오랜 기간 머무르지는 않을 겁니다. 사람을 만나는 다른 방법도 알고, 어쩌면 그동안 살아온 지혜를 데이팅 앱에서 본인에게 맞는 사람을 찾는 것에 사용할 수도 있고요. 걱정은 여기 두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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