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러비는 혼자 스스로 고개도 들고요. 뒤집기에 배밀이도 해요. 짧은 팔로 기어 다니다가 앙증맞은 손가락을 꼬물꼬물 움직이며 뭔가를 짚는 것 자체도 감동이었는데요. 이제는 무언가를 잡고 스스로 서기도 하고 걷기도 시작했답니다. 물론 뭔지 모를 고집이 생겨 육아가 힘든 건 여전하지만요.
여기저기 다니며 일을 벌이는 통에 치우는 것도 일인데요. 전기선을 물어뜯고, 식탁, 책상, 의자 사이사이를 다니며 이리 쿵 저리 쿵 다치는 통에 울타리를 설치했어요. 안전하라고 설치하긴 했지만, 아이의 신체 운동능력을 막는 것은 아닐까 싶더라고요. 지금 유러비 개월 수가 독립심과 더불어 자기주장이 생기고 사회성이 형성되는 시기거든요. 몸과 마음이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에 엄마들도 큰맘 먹고 한다는 오감놀이를 초보아빠가 겁도 없이 시도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놀이를 통한 아기의 오감을 자극하는 교육방법은 아이의 두뇌 발달을 도와주는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오감이란 귀를 통해 소리를 듣는 청각과 피부를 통해 느끼는 촉각, 코에서 냄새를 맡는 후각, 눈으로 보는 시각, 입으로 혀로 맛을 보는 미각 다섯 가지를 뜻하죠. 보통 문화센터에도 다양한 교구를 활용한 각종 오감발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요.
대부분은 아마 어떤 재료가 있어야 오감만족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그런데 책 한 권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감 교육이 가능하다는 사실 아시나요? 처음엔 그림을 보면서 설명해 주고, 두 번째는 의성어나 의태어를 넣어 핵심단어를 전달, 마지막으로는 전반적인 스토리를 읽어주는 거예요. 간접경험을 통한 오감 독서법이죠.
이때 남아들은 '공감' 능력이 여아보다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꼭 책 속에 나오는 대상들이 느끼는 감정을 한 번 더 이야기하며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짚어주는 것이 포인트예요. 우리 유러비는 아빠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는커녕 자신이 스스로 책을 잡으려 낚아채고 그렇게 빼앗은 책은 입으로 느끼기를 좋아하지만요.
호기심 많고 뭐든지 본인이 직접 손과 입으로 탐색하기 좋아하는 유러비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제격인 유러비를 위해 아기 욕조를 이용한 것을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보통 오감만족놀이를 할 때는 유아 수영장이나 놀이 매트를 활용하기도 하는데요. 욕조가 청소도 쉽고 아기도 친근한 곳이라 부담이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지긋지긋한 구강기를 지나고 있는 유러비에게 무엇보다 입에 넣어도 안전한 재료를 활용했어요.
이미 이유식 재료로 맛도 보고 알러지 체크도 한 미역으로 샤워를 해보았어요. 사실 유러비는 오감 중 촉감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에요. 실제로 극세사 이불을 처음 접했을 때 문질문질하며 방긋 미소를 짓던 녀석이 할머니가 정성껏 떠 주신 티슈케이스의 꺼끌거림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경기까지 일으킬 뻔했거든요. 그래서 미끌미끌한 미역으로 촉감놀이를 시작할 때 유러비 반응이 너무 궁금했답니다.
먼저 마른미역의 촉감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느껴보도록 했어요. 이때 아기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곁에서 미역에 대한 표현을 해주며 함께 교감하면 더 좋은데요. 미역으로 하는 교육의 장점은 물을 넣어 점점 변하는 미역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만져보고 입에도 넣어보고, 미역이 담긴 물속 냄새도 맡을 수 있다는 거예요. 말린 미역과 불린 미역은 촉감이 확연히 달라지기에 그 차이점도 스스로 느낄 수 있는데요. 미역촉감놀이는 신체 전체로 느낄 수 있어 뇌를 자극하여 두뇌발달에 효과적인 데다 창의력까지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국수는 아기들이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예요. 잘 먹기도 하지만, 손으로 만지면서 당기기도하고 던지기도 하는 등 촉감놀이 교구로 적합하죠. 또, 돌 전 아기의 밀가루 섭취는 밀가루 알레르기 예방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데요. 유러비는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 통에 국수를 접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아기용 쌀국수가 따로 판매되고 있어 이번 기회에 맛도 보며 촉감놀이에 도전했어요. 혹시라도 유러비처럼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밀가루 종류는 피하도록 하세요.
촉촉하고 미끌미끌한 면을 꼼지락 꼼지락 만지고 조물조물 대면서 손의 촉감발달을 시키고 입으로 넣어 미각도 느낄 수 있어요. 이 밖에도 두부나 요거트, 바나나 등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재미있는 오감만족 놀이를 할 수 있어요. 다만, 뒷정리가 걱정될 뿐이죠.
아기들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감과 그릇 등 신기한 도구들이 많은 주방 탐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주방용품을 이용하는 것도 교육의 한 방법이 되는데요. 유러비는 도구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듣는 것을 즐거워하더라고요. 다양한 소리는 아기의 청각발달을 도울 뿐 아니라 신나게 두드리는 것으로 대근육 발달을 끌어낼 수 있어요. 이때, 아빠는 아기의 반응에 큰 박수와 호응으로 응원해야 하고요.
이번에는 소근육 발달을 위해 다양한 색상 접착지를 이용했어요. 아빠의 얼굴에 컬러풀한 스티커를 붙이고 유러비에게 다가가면, 호기심 많은 유러비는 한 장씩 떼면서 촉감을 느끼더라고요. 이 때 유의점은 접착력이 좋은 스티커를 붙일수록 강도가 높아져 아기 소근육 발달과 촉감 발달에 더 도움이 된답니다.
호기심이 왕성한 10개월 이후부터는 말은 못해도 사고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경험을 해주어야 하는데요. 낯선 경험에 노출 시켜주어야 아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단순한 놀이보다도 함께 의지하면서 평소 하지 않았던 도전을 하는 것이 성취감을 높일 수 있지요. 오늘 소개해드린 교육방법 이외에도 자기 모습을 관찰하며 자아 형성을 높는 거울 보기와 전신 근육을 모두 사용하게 되는 터널 통과하기 놀이도 아이의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아기가 조금씩 크고 호기심이 많아질수록 엄마와 아빠는 바빠지는데요. 아기가 즐거워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무엇이 문제겠습니까. 힘든 것도 잊고 그저 즐거워지더라고요. 오늘도 초보아빠는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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