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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여행/맛집

떠나는 겨울이 아쉬워? '빙하'가 아름다운 도시 2선!

누가 그랬던가요,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고... 지난 주에 밀려오던 한파에는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빌었건만, 이번 주 들어 따뜻한 날이 계속되니, 떠나는 겨울이 시원섭섭하기만 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 덕에 가고 오는 계절의 반가움과 아쉬움이 늘 교차하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1년 내내 우리의 겨울처럼 새하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눈보다 조금 더 하드코어 적이고, 조금 더 장엄한 규모로 압도하는 풍경. 바로 빙하입니다.

빙산의 일각이란 표현이 있듯, 우리 눈에 보여 지는 일부분 이외에 거대한 부분이 수면 아래에 숨어 있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는 자연의 선물. 오늘은, 지구촌 곳곳에 숨어 있는 빙하가 만드는 장관을 찾아 길을 나서 볼까해요. 떠나는 겨울이 아쉬웠던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보기 위해 아르헨티나 남부의 도시 엘 칼라파테로 향하던 비행기. 공항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100여명의 승객을 태운 소형 비행기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의 땅이라 불리는 파타고니아는 상공의 세찬 바람과 함께 우릴 맞아 주었습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 고원 빙하지대인 파타고니아는 해발 고도 3,000~3,500m의 높은 산, 빙하가 할퀴고 간 협곡과 애매랄드 빛 호수로 유명합니다. 파타고니아의 작은 도시 칼라파테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가 있는 로스빙하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문턱이기도 하지요. 


길이와 너비가 각각 30㎞, 5㎞인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100년 전 처음 측정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아파트 건물 크기의 빙산을 뿜어내며 거의 완벽한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긴 산책로를 따라 빙하와 가장 가까운 지역까지 이동하는 데만 20여분. 빙하 앞에 선 관광객들의 모습은 자연 앞에 한 없이 작은 미물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남극의 빙하가 녹고 있지만 모레노 빙하는 하루에 1.7m, 일년에 600m씩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모레노 빙하는 하루에 서너 번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빙하의 파편을 호수 속으로 떨어뜨리는 장관을 연출 하지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모레노 빙하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바로, 미끄럼 방지를 위한 장치인 ‘아이젠’을 착용한 후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보는 ‘미니 트레킹’입니다. 페리를 타고 트레킹 출발 지점까지 이동 한 후, 안전요원의 설명에 따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약 1시간 동안 굽이굽이 이어진 빙하 협곡을 걸어봅니다. 


트레킹 중 발견하는 ‘크레바스’ 라는 빙하의 구멍은 ‘죽음의 구멍’ 이라 불리는데, 겉보기에는 아래로 작게 뚫린 구멍 같지만 그 깊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기도 해서 트레킹 중에 만나는 가장 위험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금물. 모레노 빙하 트레킹만 1000번 이상 해보았다는 안전요원들이 제시하는 루트만 잘 따른다면 크레바스 바로 앞에서 해수면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아찔한 경험도 가능하답니다. 


빙하 트레킹의 피날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깨끗한 빙하 표면을 긁어 유리잔에 나눠 담습니다. 위스키나 샴페인을 따르면 그 위에 얼음 같이 동동 뜬 빙하 결정체. 트레킹을 마친 후 드넓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맛보는 ‘빙하 샴페인’은 말 그대로 천상의 맛- 그 이상을 선물합니다. 

자연의 장대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빙하의 장관과 기억에 오래 남을 체험이 될 트레킹 까지. 겨울의 끝자락, 하얀 빙하가 선사하는 액티브한 여행 코스로 특별한 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전 세계에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곳을 꼽을 때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 캐나다. 넓은 국토에는 산, 호수, 바다, 강 - 듣기만 해도 휴식이 될 것 같은 자연 풍광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오늘 두 번째로 소개할 빙하는 대자연의 캐나다 속 숨은 매력. 록키 산맥에 위치한 아타바스카 빙하입니다. 

사람의 손은 거의 닿지 않고 순록과 야생곰만 뛰어 다닐 것만 같은 국립공원 이지만 재스퍼나 애드먼튼 같은 크고 작은 도시가 있어 그 매력을 한층 더 하는 캐나다의 록키 산맥. 관광객들이 멋진 뷰포인트로 손 꼽는 다양한 록키의 매력 중 오늘은 산 머리를 밀집 모자처럼 넓게 뒤 덮고 있는 아타바스카 빙하를 만나러 갑니다.  


알버타주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경계가 된 록키의 산줄기는 미국 북부까지 수천킬로미터가 이어집니다. 이 거대한 산맥의 장관을 만나러 가는 길. 벤쿠버에서 차량으로 꼬박 하루를 이동해 병풍처럼 에워싼 길을 따라 록키 산의 깊숙한 중심까지 들어왔습니다. 울창한 침엽수가 빼곡이 들어선 길을 지나 해발 3000m 고산지대로 올라오자 머리 위에 하얀 모자를 쓴 것 같은 설산(雪山)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산머리를 덮은 하얀색의 정체가 눈이 아닌 빙하라는 사실. 저 높은 지대까지 어떻게 올라가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즈음, 저 멀리서 굉음을 내며 위풍당당하게 등장한 차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설상차.

바퀴의 지름만 150m. 바퀴 중간에 뚫린 구멍에는 성인 여성이 쏙 들어가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설상차는, 관광객들을 미끄럽고 비탈진 산에 위치한 빙하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줍니다. 주요 뷰 포인트까지 이동하는 가운데, 알록달록 원색의 설상차가 빙하 위를 세차게 달리는 모습 역시 색다른 볼거리입니다.

캐나다 록키의 6대 빙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타바스카 빙하는 콜롬비아 대 빙원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겨울인 얼음 평원, 콜롬비아 대 빙원은 해발 3750m의 콜롬비아 산에서 흘러내린 빙하로, 북반구에서 북극 다음으로 규모가 크며 넓이가 무려 325km에 이르는데 이는 우리나라 독도 면적의 17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현재 온난화로 빙하의 크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 500년 뒤에는 빙하가 완전히 녹아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협곡의 줄기를 타고 내려온 시원한 빙하 수 한잔을 맛보는 것도 아타바스카 설상차 투어에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묘미입니다.


유키구라모토의 연주곡으로도 잘 알려진 레이크 루이스부터, 곰 발바닥 모양을 하고 있는 페이토 호수까지. 록키 산맥에서 가장 유명한 호수들을 하나둘씩 돌아보다 보면 유난히 호수의 색이 맑고 영롱한 에메랄드 빛을 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변의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의 양이 계절마다 다르기 때문에 여름에는 짙푸른 녹색을 띠다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는 점차 에메랄드 빛에서 푸른색으로 변한다는 록키의 호수들. 산 머리에 자리한 빙하는 협곡을 따라 호수까지 내려와 신비로운 색을 제조하는 컬러의 마술사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캐나다까지. 아름다운 빙하를 찾아 떠난 여행 어떠셨나요? 온몸이 덜덜 떨려오는 시린 바람은 야속하지만 추운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빙하의 장관은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봐야할 비경임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사각사각 아이젠 소리에 기분마저 경쾌해 지는 트레킹, 빙하 조각을 띄운 샴페인 한잔, 미끄러운 얼음 비탈을 질주하는 설상차의 매력. 빙하가 비경이 아름다운 지구촌 곳곳의 매력적인 지역으로 오감만족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영원히 녹지 않을 것만 같은 빙하를 상상하며, 유키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Lake Luice)를 선물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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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미스장군) | 한화프렌즈 기자단
전 세계 25개국 100여개 도시를 여행, 사진과 글로 현장의 생생함을 담으며 지구 반대편과 소통하는 것을 즐겨해 왔습니다. 언젠가 아프리카 세렝게티, 알래스카 오로라를 보는 날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어요.
[Blog] 미스장군의 지구별 여행중  [Twitter] @minjee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