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떡 벌어지는 뉴요커들의 봄 나들이 장소는?

가정의 달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5월은 봄과 여름 사이에서 가장 화창하고 맑은 날씨를 자랑하는 달이기도 하고 어린이날, 어버이날 같이 특별히 기념할 날도 많아서 유명 관광지에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늘 북적이지요. 너른 잔디밭에 앉아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김밥을 맛보는 신나는 봄 소풍. 우리에겐 주로 어린이 대공원이나 서울 대공원 같은 유원지가 인기 명소인데요. 미국의 화려한 대도시라 생각했던 뉴욕에도 이 봄나들이와 참 잘 어울리는 공원이 있습니다. 회색 빌딩 숲 속에 자리해서 그 녹음이 더욱 푸르고 싱그럽게 다가오는 센트럴파크로 지금, 봄 소풍을 떠나 봅니다. 

 

회색 숲의 뉴요커들의 봄 나들이 장소는?

<뉴욕의 가을>이라는 영화 덕에 뉴욕이 울긋 불긋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에 익숙한 분들, 많이 계시죠? 하지만, 푸른 잔디밭과 시원한 호수가 있는 이 공원은 봄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최적의 장소 랍니다. 맨해튼 한가운데 59번가에서 110번가까지 이어진 3.4km² 면적의 센트럴 파크는 그 규모가 여의도의 1/3에 이르는데 연못, 호수, 산책로, 아이스링크, 분수, 회전목마, 벨베데레성, 동물원, 테니스코트, 야구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뉴욕의 휴식처입니다.

센트럴파크의 크고 작은 잔디밭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Great lawn'    은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산책 나온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해드폰을 낀 채 오후의 독서를 즐기는 뉴요커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선텐은 바다에서만 즐길 수 있다? No~ No~

뉴요커들은 이처럼 햇볕이 쨍하게 쏟아지는 날이면 센트럴 파크 곳곳에 있는 잔디밭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선텐을 즐기고, 운동에 열을 올리기도 합니다. 7-8월 한 여름 뿐 아니라 4-5월 이른 봄부터 하늘이 맑고 햇볕이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공원 선텐족’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공공장소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선텐을 하는 것이 굉장히 생소하고 낯선 풍경이지만 그들에게 공원에서 햇볕을 쬐는 이 일상은 지친 뉴요커들의 삶의 휴식이자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센트럴 파크에서 선텐하기. 뉴욕에서 봄나들이를 즐긴다면, 한번 쯤 용기 있게 도전해 보고 싶은 문화죠?

 

보고만 있어도 활력이 넘치는 선텐족 들을 구경한 후엔 공원의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센트럴 파크의 북쪽에 위치한 제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 워낙 규모가 큰 탓에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구겐하임 미술관과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저수지 산책을 시작하면 저수지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 크기의 새파란 물빛과 맨하탄의 탁트인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부촌 역시 센트럴 파크가 자랑하는 볼거리 중 하나인데, 집 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맨하탄에서 센트럴파크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집들은 그 중에서도 top of the top 을 자랑하지요. 이 싱그러운 공원을 곁에 두고 살고 싶어 하는 뉴요커들의 애정이 센트럴파크 주변의 부동산 시장까지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그들의 센트럴파크 사랑은 아주 각별합니다.

센트럴 파크는 이처럼 많은 잔디밭과 저수지가 있어 그저 도심 속에 숨은 자연을 즐기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입니다. 아침에는 조깅하는 뉴요커들이 쏟아져 나오고, 여름날 저녁에는 멋진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지요. 특히 어린이들이 미니 요트를 띄울 수 있도록 마련된 작은 호수는 요트 대회가 열릴 정도로 유명한 곳 이기도 하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영화의 한 장면으로 등장해 모든 청춘 남녀들의 러브스토리가 오고가는 보트 투어 역시 센트럴파크에서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봄 나들이 아이템입니다.

 

뉴욕 명소, 포토 스팟을 잡아라!

워낙 넓은 면적 탓에 공원을 조금 돌아보다 보면 배꼽시계가 알람을 울려옵니다. 그럴 땐 뉴욕과 가장 잘 어울리는 피크닉 메뉴를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파리하면 바게트, 뉴욕하면 베이글~ 뉴욕의 베이글 3대 맛집 이라 불리는 곳 중 한곳이 센트럴 파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뉴요커들의 베이글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어서, 우리가 흔히 카페에서 크림치즈와 주문해서 맛보는 베이글과는 그 다양성 면에서 월등히 차이가 납니다. 베이글 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집들은 베이글의 종류만도 기본 10가지 정도를 갖추고 있고 그에 들어가는 크림치즈와 각종 토핑들도 수십 여 가지를 자랑합니다. 베이글 한 조각에 훈제 연어와 크림치즈를 곁들이는 것도 뉴욕에서 즐기는 봄 소풍 메뉴로 안성맞춤이겠지요?

또한 얼마 전 소개해 드린 ‘영화 속 뉴욕의 카페’ 편에서 유브갓메일의 촬영지 였던 카페 랄로 역시 센트럴 파크와 가까이에 있어, 50여 가지 케익 중 하나를 골라 너른 잔디밭에서 맛보는 것 역시 추천해 드리고 싶은 루트입니다.

(☞ 영화 속 뉴욕의 카페 바로가기) 카페 랄로는 케익 상자도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모습이라 봄 나들이의 기분을 한층 더 즐겁게 해준답니다. 센트럴 파크의 나무 그늘 아래에서 뉴욕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메뉴와 함께 즐기는 봄 소풍.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나들이입니다.

자, 이제 맛있는 피크닉 메뉴도 맛보았으니 다시 공원 산책을 나서볼까요? 센트럴파크 안에는 크고 작은 동상들이 세워져 있고, 안데르센과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들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름이면 사진 촬영을 위해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상이 단연 인기입니다. 크기가 4m에 이르는 이 동상은 호기심 가득하고 순수한 모습의 앨리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게 큰 규모로 제작이 되고 표면도 검정색이라 동화 속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공원을 찾는 어린이 관람객들에겐 언제나 인기 만점입니다.

 

센트럴 파크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존 레논 메모리얼 사이트 ‘스트로베리 필드’인데요.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논을 추모하기 위한 곳으로 존 레논의 부인인 오노 요코가 자신들의 아파트 방에서 존 레논이 내려다 보던 공원의 한 모퉁이를 매입해 그가 작곡한 노래 ‘Strawberry fields forever'의 제목을 따라 이름 붙여진 곳이라고 합니다. 둥근 원의 중앙에는 비틀즈의 불후의 명곡인 ’Imagine‘이 세겨져 있고, 비틀즈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 꽃과 편지를 두고 가기도 합니다. 스트로베리 필드와 가까운곳엔 실제 존 레논과 오노요코가 살았던 다코타 아파트가 있어 센트럴파크 산책길에 함께 들러보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지요.

자, 그렇다면 봄날의 센트럴파크 피크닉도 어느덧 막바지- 그 종지부를 찍을 곳은 바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입니다. 센트럴파크의 동쪽, 어퍼이스트 사이드의 뮤지엄 마일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명실상부한 미국 최대의 박물관 입니다. 약 330만 점에 이르는 소장품은 선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이 한 자리에 모여 있어 훌륭한 학습의 장이 되어줍니다. 일명 ‘교과서 그림’이라 불리는 고흐, 피카소 등을 비롯해 엄청난 수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봄 소풍 여정 답게 인상파 모네나 르누아르, 발레 작품 유명한 드가의 미술을 감상한다면 센트럴파크 나들이 일정을 아주 감성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겠죠? 

센트럴파크로 떠나본 봄 나들이. 어떠셨나요? 우리와는 조금 다른 생소한 모습이라 더욱 신기했던 잔디밭 선텐부터, 재미와 낭만이 있는 호수 투어, 아련한 스토리를 간직한 스트로베리 필드와 공원 옆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까지. 센트럴파크가 선사하는 봄의 향연에 많은 분들이 싱그러운 에너지를 얻어 가셨길 바라봅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산들산들 바람만 스쳐도 기분이 좋아지는 계절 봄. 뉴요커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센트럴파크로 흥겨운 피크닉을 떠나 볼까요? 

뉴욕 센트럴파크의 도심공원이 너무 부러우시다고요? 에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여의도 공원'은 여의도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여유를 찾는 공간으로 유명하고, 한강공원 역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도심 속 공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이러한 도심 숲 중에서도 진짜 숲이라고 불릴 정도로 편안함과 상쾌함을 전달해주는 곳이 있으니 '서울숲'입니다.  특히 산책하다가 반갑게 만나게 되는 고라니와 꽃사슴은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인 이곳에 한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천재 건축가라 불리우는 '장누벨'이 직접 실내 디자인에 참여해 화제가 된 '갤러리아 포레'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봤을 때 초록을 머금고 있는 세상을 보는 느낌, 영화가 아닌 현실로 곧 다가올테니 기대해주세요~ ^^

▷ 갤러리아 포레 바로 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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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미스장군) | 한화프렌즈 기자단 전 세계 25개국 100여개 도시를 여행, 사진과 글로 현장의 생생함을 담으며 지구 반대편과 소통하는 것을 즐겨해 왔습니다. 언젠가 아프리카 세렝게티, 알래스카 오로라를 보는 날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어요. [Blog] 미스장군의 지구별 여행중  [Twitter] @minjee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