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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암을 이겨낸 힘은?

 

‘불을 뿜는 용’, ‘백만 불짜리 손가락’, ‘활화산’, ‘폭풍건반’…. 

피아니스트 서혜경을 따라다니는 수식어입니다. 어머니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5살부터 피아노를 시작하여 1980년, 세계 3대 콩쿠르라고 일컬어지는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불과 스무 살에 동양인 최초·최연소로 우승했어요. 이후 1988년 카네기홀 선정 올해의 세계 3대 피아니스트, 1981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1983년 뮌헨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등 국내외에서 무수한 상을 휩쓸었습니다. (헥헥~)

 

하지만, 2006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불굴의 의지로 극복, 화려하게 재기해 ‘불굴의 피아니스트’라는 별명을 추가했지요. 현재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6년 설립한 ‘서혜경예술복지회’ 명예이사, 한국여성재단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어요. ‘백문이 불여일청’ 그녀의 연주 먼저 듣고 희망 인터뷰를 전합니다~ 

 

 


세계 정상의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

 

어떻게 피아노를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시원하게 대답합니다. “할 줄 아는 게 피아노밖에 없더라고요.” 엄격하기로 소문난 어머니가 금지옥엽 기른 딸, 고전 무용부터 시작해 안 해본 게 없었지만 피아노를 제일 잘 했더랬습니다. 5살 때부터 집중적으로 피아노 교육을 받았고, 15년 만에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라 불리는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쥐었어요. 당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동양의 작은 변방 국가였기에, 서혜경의 우승은 그야말로 엄청난 의미가 있는 것이었죠

 

“부조니 콩쿠르 우승만큼이나 기뻤던 것이요? 영국 로열 필하모니와의 협연이 떠오르네요. 당시 <런던타임스>의 격찬을 듣게 되어 제겐 의미 있는 연주였어요. 또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집을 완성한 일도 기억에 남네요.” 


특히 라흐마니노프 전집 중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은 연주의 완성도와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이 뛰어나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발매된 음반 중 최고라는 평. 스코틀랜드의 음악방송국과 뉴욕 클래식 라디오 채널인 WQXR에서 방송을 내보내고 싶다는 연락이 올 정도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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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선고의 문턱에서 그녀가 얻은 것은?

 

세계 정상의 피아니스트로 승승장구하던 2006년, 서혜경은 갑작스러운 유방암 3기 선고를 받습니다. 피아니스트인 그녀에게 있어 가슴근육을 절제해야 하는 유방암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죠. 그녀는 그때를 “날 두 번 죽이는 일”로 기억합니다. 암 때문에 죽고, 피아노를 못 쳐서 또 죽는다는 의미죠.

 

8번의 항암치료와 33번의 방사선 치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랐는데요. 그러나 그녀는 서혜경이었습니다. 반드시 살아서 다시 피아노를 치겠다는 일념으로, 그리고 사랑하는 두 아이들에 대한 집념으로 이를 악물고 버텨냈죠. 모든 의사가 피아노를 버리고 근육을 절제하라 다그쳤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피아노를 치기 위한 근육을 고스란히 지키고 건강하게 회복했어요.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주위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 덕이랍니다. 


“올케가 둘 있는데, 정말 헌신적으로 투병생활을 도와주었어요. 아이들의 역할도 컸죠. 뉴욕 주니어 대표를 맡을 만큼 태권도를 잘하는 큰딸 문정이는 제 헬스트레이너예요. 어찌나 잔소리꾼인지. 우등생인 아들 준범이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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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암은 그녀에게 친구들과 노는 ‘재미’도 알려주었어요. 피아노에만 전념하느라 제 나이에 사귀지 못했던 초등학교·중학교 동창들을 만난거죠. 특히 중학교 동기인 삼성의료원의 홍승봉 교수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공황상태에 빠진 그녀를 많이 다독여주었다 해요. 지금도 언제 어디서나 의학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절친이 됐습니다. 암을 통해서 자신의 곁을 지켰던 피아노와 가족과 친구와 노는 재미를 찾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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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를 부른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 완주’

 

재기한 그녀를 두고 일각에서는 ‘예전만큼 힘이 없다’고 평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투병 직후 낸 피아노 소품집 <밤과 꿈> 때문. ‘불을 뿜는 용’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격정적인 연주를 즐기던 그녀가 서정적인 멜로디를 들려주었던 것입니다.

 

“한편에서는 힘이 약해졌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밤과 꿈>은 암에 걸리기 전에 녹음까지 준비하던 것이니 더군다나 투병과는 상관없는 작품이에요. 암 선고 탓에 늦게 발간되었을 뿐이죠. 이전에 발매한 또 다른 소품집 <피아노의 보석 상자>를 들어보시면 알 거예요. 그때 이미 극한의 서정성과 피아니시모를 완성했으니까요. 다만, 투병 이후 소리의 깊이와 편안함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투병 이후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 전곡을 녹음한 것만 봐도 그녀의 말에 거짓이 없음을 알 수 있어요. 여성 피아니스트 최초로 녹음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 두 음반이 얼마나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 모두 음역이 넓고 난해하여 건반 전체를 아우르는 기교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스케일이 무척 크기 때문에 풍부한 감정을 실어 탄력 있는 음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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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에서 총 11일에 걸쳐 녹음할 예정이었어요. 나흘째 되는 날, 갑자기 어깨 근육에 문제가 생겨 이틀을 쉬는 사고가 있었죠. 병원에서 사흘간 6번이나 주사를 맞고 어깨보호대를 찬 채로 연주를 계속했어요.” 그러나 그녀가 누군가요~! 단 8일 만에, 여성 최초로 전집을 완성하고야 말았는데요. “당시 교향악단 사무장이 동양인이라고 은근히 무시했었거든요. 근데 연주를 듣고 나서는 너무 멋지다며 제게 ‘싱글이면 저와 결혼해주시겠어요?’ 하고 프러포즈한 거 있죠?”

 

올 초 발매한 차이코프스키 전집 녹음 때 벌어졌던 일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시 녹음을 진행하던 극장은 170년이 훌쩍 넘어 계단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해머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결국 관계자가 나서 공사를 중단시켰는데, 놀라운 것은 그 인부들이 화를 내기는커녕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서혜경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했던 것이죠. 점심시간까지 한 시간 이상 꿈쩍도 않고 피아노 선율을 즐기는 그들을 보며, 그녀는 러시아의 높은 문화적 수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동병상련, 나누는 삶을 꿈꾸다

 

지난 3월 24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독주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SOLD OUT’이란 글자가 당당하게 붙여 졌습니다. 모든 표가 남김없이 매진된 거죠. 이는 근래 뉴욕에서도 꽤 드문 일로, 그만큼 뉴욕에서 서혜경의 입지가 단단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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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성공의 비결이라…. 아무래도 뉴욕총영사관의 도움이 컸어요. 미국 청중을 의식해 꾸준히 뉴욕에서 활동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겸손한 표현과는 달리 뉴욕에서 실제 서혜경의 인지도는 링컨센터 경비원과 안내원까지 그녀의 팬으로 만들 정도로 대단합니다. 이번 연주회가 가치 있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유방암 환우를 위한 자선 연주회였으니까요. 한국유방건강재단과 아모레퍼시픽의 후원으로 열린 연주회의 수익금은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저소득층 유방암 환자를 위한 치료비로 쓰일 예정입니다. 그녀는 3년 전부터 기회가 닿는 대로 불우환자들을 돕고 있어요. 암에 걸린 것만으로도 억울하고 기가 막히는데,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치료조차 못 받는 환자들을 보니 남 일 같지 않아서라구요. 암을 이겨내고 제2의 인생을 사는 자신처럼, 다른 환자들이 자신을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이 마음에 다가옵니다.


또한 그녀는 2006년 ‘서혜경예술복지회’를 설립해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주위 친구들과 결성한 이 모임은 자선연주회와 함께 불우한 환경에 놓인 피아노 영재를 발굴·육성하는 것이 주 목적이에요. 지난 4월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재선발 콩쿠르를 열어 5명의 어린이를 선발했습니다. 5명의 피아니스트 꿈나무는 앞으로 그녀에게 특별레슨 및 향후 교육지도를 무료로 지원받게 되요. 이 밖에도 ‘서혜경 영재 어린이 마스터 클래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 암병원 봉사 연주회 등 바쁜 나날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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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꿈

 

한화그룹과 서혜경의 인연은 특별해요. ‘백만 불짜리 손가락’으로 일컬어지는 그녀의 손가락 보험은 바로 한화손해보험에서 만들어준 것인데요. “한화 덕에 한결 마음 놓고 피아노 연주에 매진할 수 있었어요. 제가 특히 한화를 좋아하는 건, 김승연 회장님 덕분이에요. 평소 신의와 뚝심이 정말 대단하시지 않나요?”

 

피아니스트로서 이미 더 오를 곳이 없어 보이는데도, 그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합니다. 작품은 많고 배울 곡은 무궁무진한데, 시간이 부족하고 인생이 짧은 것이 아쉽다고...


“피아노가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이끌어내야죠. 전설적인 피아니스트가 되려면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해야만 해요. 오랜만에 국내 순회연주도 준비 중이고, 이탈리아와 러시아, 영국 등과 또 다른 연주 및 녹음도 예정되어 있어요. 가능한 한 많은 녹음기록을 남기고 싶거든요. 교수로서 학생들도 가르쳐야 하고요.” 

 

“콘서트 피아니스트의 운명이요? 연주, 연습, 연주, 연습의 반복이죠. 1년이 365일뿐이라 아쉽기만 하네요.” 피아니스트 서혜경, 그녀와 동시대 사람이라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글 / 이현화  / iPublics

사진 / 길엔터테인먼트


*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 *이 컨텐츠는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 '희망인터뷰' 내용을 재구성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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