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지구를 뜨겁게 녹여버릴 듯 작렬하던 태양빛도 이제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아침 저녁이면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만물이 충만하게 익어가는 계절, 가을이 오는 신호탄 일까요? 오늘은 지금 딱 이 계절, 늦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가면 가장 좋을 여행지 한 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진한 와인 향기와 아기자기한 마을들이 펼치는 프랑스 동부의 알자스 지방으로, 동화마을 탐방에 나서 봅니다.
알자스 지방은 프랑스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수십만 헥타르에 이르는 포도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프랑스 와인하면 보통 브루고뉴나 보르도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지만 이곳 알자스는 특히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끝 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걷다보면 그 사이사이에 나타나는 알록달록한 마을들이 와인가도 여행에 재미를 더해 줍니다. 지금부터 달콤쌉싸름한 와인과 동화의 세계로 출발해 볼까요?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 '콜마르'
알자스 와인가도 여행은 ‘콜마르(colmar)’ 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1871∼1919)는 독일령이었던 이 작은 도시는 실제로 독일과 프랑스의 오랜 영토 싸움이 있었던 곳입니다. 독일어로 수업 할 것을 명령 받아 칠판 위에 ’프랑스 만세‘ 라고 쓴 후 마지막 수업을 했다는 이야기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콜마르에서 버스를 타고 본격적인 와인가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크고 작은 마을들을 만나기 전 버스가 지나가는 도로 양쪽으론 광활한 포도밭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에 와인가도를 따라 여행한다면 이 넓은 포도밭에 주렁주렁 열매가 달린 모습도 만날 수 있겠죠?
프랑스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 '리크위르'
콜마르에서 시작한 포도밭 와인가도 여행은 리크위르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춥니다. 리크위르는 알자스 와인가도에 있는 크고 작은 마을들 중에서도 가장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예쁜 마을입니다. 리크위르의 집들은 나무를 격자로 쌓아올린 구조사이로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페인트를 칠한 벽체가 마치 동화 속 병정의 집을 연상케 하지요. 프랑스의 와인가도와 함께 독일에는 ‘로맨틱 가도’라고 하여 예쁜 마을들을 한 길 위에 연결해 둔 멋진 길이 있는데, 알자스는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이어서인지 로맨틱 가도에서 만났던 풍경과 조금은 닮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리크위르를 떠나 다시 포도밭 사이의 좁은 길을 따라 다른 마을로 가는 트레킹을 시작해 봅니다. 이 길은 광활한 포도밭을 따라 가는 포도주 가도(La Route des Vins)라고 이름이 붙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아름다운 길, 걷기 좋은 길로 소문난 곳이죠. 프랑스 동부 라인강 서쪽 연안에 있는 알자스의 작은 마을들은 보주산맥이 차갑고 습한 서풍을 막아주는 천혜의 조건을 지녀 전통적으로 포도 재배가 성행했다고 합니다.
와인향기 가득한 '리보빌레'
포도밭 걷기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리보빌레입니다. 리크위르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의 마을에는 마치 수채화 파레트의 다양한 색감을 옮겨놓은 듯 알록달록, 그야말로 ‘색채의 향연’이 펼쳐 집니다. ‘마지막 수업’과 함께 많은 청소년들에게 첫사랑 로망을 심어주었던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 역시 이곳 알자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알자스의 이런 감성적인 풍경이 순수하고 맑은 사랑이야기를 탄생시킨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포도가 유명한 곳에 왔으니 와인시음도 빼놓아선 안 되겠죠?
특히 리보빌레는 백포도주의 일종인 리슬링 판매로도 꾸준히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중세 알자스의 모습을 간직한 마을을 둘러보고 질 좋은 포도주를 구매하기 위해 찾아오지요. 방문객들은 포도주 제조 박물관에 들러 다양한 포도주 제조 장비와 지하 저장실을 둘러 볼 수도 있답니다.
포도밭 길을 열심히 걸었더니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하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알자스의 만찬을 즐겨볼 차례. 향이 진한 알자스 산 리슬링 와인 한잔과 Tarte Flambee를 곁들여 봅니다. Tarte Flambee는 알자스 지방에서 맛 볼 수 있는 피자로 토핑은 치즈와 베이컨 양파 정도로 최소화 하고 도우는 최대한 얇게 밀어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맛을 리슬링 와인이 잡아 주니 화이트와인의 간단한 안주로도 손색없는 메뉴죠?
이곳 리보빌레는 중세시대 알자스 지방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던 리보피에르(Ribeaupierre) 영주들이 자주 머무르던 곳이었기 때문에 ‘리보빌레(Ribeauvillé)’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을 곳곳에는 영주들이 방어 목적을 위해 만든 중세 시대 성벽과 탑, 성채의 일부가 고스란히 남아있죠. 그중에서도 특히 산자락 위에 세워진 울리치 성(Château de Saint-Ulrich)과 13세기 건축물 부쉐 탑(Tour des Bouchers)이 유명합니다. 마을 중심가에는 15세기와 18세기 사이에 지어진 화려한 목조 저택들이 가득 늘어서 있으며 외곽에는 포도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오늘날 리보빌레는 메네트리에 축제(Fête des Ménétriers)를 비롯한 흥미로운 전통 행사들도 자주 열린다고 하네요.
프랑스 동부의 와인가도를 따라가는 여행 어떠셨나요? 400년을 훌쩍 넘긴 목조 가옥과 수채화 파레트를 가져다 놓은 듯 동심을 자극하는 아기자기한 풍경들. 거기다 드넓게 펼쳐진 포도밭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산책의 시간까지. 뜨거운 여름의 열기에 지쳐있던 마음을 달래줄 ‘힐링 트레블’의 목적지로 안성맞춤 이지 않을까요? 올 가을엔 프랑스의 어여쁜 동화마을에서 달콤한 와인 향기에 흠뻑 취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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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미스장군) | 한화프렌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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