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하네!”
학교에 다녀오는 길, 역시 ‘신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시끄럽고 복잡하죠. 정문을 나서서 신촌역까지 가는 길은 정말 ‘혼잡’, 그 자체입니다. 학창시절 이 혼잡을 피해보고자 새벽에 나가 보기도 하고, 밤늦게 돌아 와 보기도 했지만 신촌에 사람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답니다.
사람이 많은 만큼 거리도 지저분하지요. 아침에 청소를 했더라도 오후가 되면 거리에는 쓰레기가 널려있습니다. 신촌 거리에 휴지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거리 보다 더 많지요. 하지만 휴지통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의 양을 견디지 못하고 쓰레기를 도로 뱉어낸 지 오랩니다. 사실 거리에 널린 쓰레기보다 쓰레기가 넘친 휴지통을 보는 것이 더 고역입니다.
“휴지통에 쓰레기를 압축하는 장치를 붙이면 어떨까 생각했지요.”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는 신촌의 휴지통을 보고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저처럼 그냥 더럽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죠.
“집에서는 쓰레기통이나 봉투가 넘치지 않게 쓰레기를 눌러 담잖아요. 발로 꾹꾹 누르기도 하고요. 만약 거리에 있는 휴지통이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할 수 있다면 쓰레기가 밖으로 넘칠 일이 없지 않을까요?”
권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친구들은 이큐브랩을 설립했습니다.
가운데 제품이 이큐브랩에서 개발한 스마트 빈입니다.(사진-이큐브랩)
‘휴지통에 쓰레기 압축기를 단다.’
아이디어는 간단하지만 휴지통을 직접 생산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권 대표를 비롯해 권 대표와 뜻을 함께한 친구들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경제력도 없었지요.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부생이랍니다. 권 대표와 친구들은 처음에 청계천에 가 이것저것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철물로 어떤 것을 생산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죠. 하지만 이런 시간은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전공서가 아닌 실제 산업현장에서 기술과 지식을 얻었습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기술력으로, 결국 권 대표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켰습니다.
쓰레기를 압축하는 휴지통, 이 휴지통의 이름은 ‘스마트 빈’입니다. 스마트 빈은 쓰레기의 부피를 4분의 1로 압축해 담을 수 있지요. 또 휴지통에 쓰레기가 얼마만큼 달려있는지를 알려주는 관리시스템도 있답니다. 어느 휴지통에 얼마만큼 쓰레기가 담겨있는 지 아니 넘치기 전에 휴지통을 비울 수 있는 셈이죠.
이큐브랩은 어느새 기술력을 인정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사진-신선미)
충무로에 있는 이큐브랩 사무실에서 실제로 스마트 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빈의 위에도 아주 낯익은 것이 붙어 있었죠. 검은 타일을 여기 저기 붙여 놓은 것 납작한 판. 네, 바로 태양광 패널입니다. 스마트 빈은 이 태양광 패널에서 만든 전기를 쓰레기를 압축하는 데 쓰는 것이죠. 그런데 권 대표는 왜 태양광을 선택한 것일까요?
“휴지통은 밖에 있잖아요.”
이것을 우문현답이라고 하나요. 정말 간단하죠. 가장 전력을 공급받기 쉬운 방법이 바로 태양광 발전이었던 것입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거리의 휴지통은 주기적으로 자리를 바꾼다고 합니다. 휴지통이 자신의 가게 앞에 있는 것을 바라는 가게는 없을 테니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이죠. 그래서 휴지통은 고정적인 배선을 가질 수 없답니다. 배선 없이 전력을 공급 받기 위해서도 태양광을 선택해야 했죠.
충무로 이큐브랩 사무실에서 조립 중인 스마트 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빈 위에 태양광 패널이 붙어 있습니다. (사진-신선미)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곳은 어디든 배선이 잘 돼 있지만, 호주 같이 국토는 넓고 사람이 몇 안 되는 나라는 전기가 안 들어가는 곳이 꽤 되더라고요. 개발도상국은 배선이 더 좋지 않고요. 이런 나라에서도 결국 태양광 발전이 답이 아닐까요?”
권 대표는 "태양광 휴지통 외에도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다른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서 다른 태양광 발전 제품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신선미)
권 대표는 스마트 빈을 개발하며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태양광 발전의 잠재력에 대해 새로 알았다고 했죠. 그래서 태양광을 이용한 휴지통, 스마트 빈 외에도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다른 제품도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대표님, 스마트 빈은 많이 팔리나요?”
태양광 휴지통으로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을까, 저는 사실 이것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네, 스마트 빈은 지금 서울시 내 대학에 들어 가 있어요. 연세대, 고려대 캠퍼스에서 볼 수 있죠.”
고려대 캠퍼스(6)에서 스마트 빈을 만날 수 있습니다.(사진-이큐브랩)
이큐브랩의 주 고객은 바로 ‘한화’였습니다. 태양광에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이죠. 한화가 태양광 휴지통을 이큐브랩에서 구입해 각 대학에 선물한 것입니다. 권 대표는 “한화가 이렇게 태양광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후원하는 것은 태양광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큐브랩은 지금은 스마트빈을 사우디아라비아와 두바이에도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한화가 한화의 계열사 사옥마다 태양광 패널을 달아 태양광 발전을 하고, 전국의 학교와 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을 달아주는 것도 모두 태양광 산업을 활성화 시키려는 이유겠죠?
권 대표는 “앞으로 태양광 전지의 효율이 더 좋아지고, 가격이 내려가면 좀 더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하지만, 지금 가장 유력한 대체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태양광 발전을 지원하는 한화의 방향은 먼 미래를 내다 본 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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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미 ㅣ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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