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은 무엇일까요?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던 증기기관? 일일생활권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 자동차 혹은 비행기?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Hans-rosling)은 세탁기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합니다. 국내 경제학자 장하준 박사도 인터넷보다 세상을 더 크게 바꾼 것이 세탁기라고 자신의 저서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세탁기는 분명 여성에게 노동의 해방을 가져다 준 혁신적인 선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14억 명이 전기의 혜택을 받지못해 세탁기가 아닌 손으로 빨래를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계급사회가 남아있는 인도에서는 평생 몸으로 빨래하는 것을 업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전기의 혜택을 받지못하는 마을에서도 부자든 가난하든 세상사는 누구나 세탁기가 주는 혜택을 받기를 꿈꾸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충분히 세탁기가 산업혁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한화데이즈에서 태양광을 활용,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한 포스트를 소개해드렸죠. 바로 태양광 휴지통입니다. 작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신의 뜻을 발현시킨 멋진 대학생들.
▶ 발 달린 태양광 휴지통 만든 대학생 CEO 만나보니...
오늘은 태양광 쓰레기통에 이어 다시 한 번 색다른 태양광 아이템을 소개합니다. 이번 2012 전국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태양광 세탁기를 선보여 장려상을 수상한 (주)베네핏이 그 주인공! 청년 벤처들이 모여있는 서초허브창의에 위치한 (주)베네핏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고안하고 진행한 권대영 프로젝트팀장(25)과 베네핏 매거진의 이성만 편집장(28)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전국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사회적기업 생태계에서 매우 명성있는 대회로 알고 있는데 올해 전국소셜벤처 경연대회는 어땠습니까?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전국소셜벤처 경연대회는 지난 3년간 딜라이트, 시지온, 공부의 신 등 사회적가치를 지닌 사회적기업들을 배출시키며 국내 사회적기업의 산실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4회째 열린 올해 전국대회는 5개 권역대회 예선과 서류심사를 통과한 36개 팀이 경합을 벌였습니다.
저희는 처음 참가한 대회였는데 대회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발표에 주력하기 보다는 역량있는 젊은 친구들과 서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서로 진심으로 조언해주는데 실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베네핏에서 만든 태양광 세탁기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RayWash라 이름 지은 태양광 세탁기 어떤 세탁기인지 궁금합니다.
발품을 팔아 손수 RayWash를 제작한 권 권대영 프로젝트팀장
태양전지판을 이용해 전력공급이 필요없는 세탁기로 사실 오픈소스로 제작방법이 공개되어 있기때문에 구조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태양광패널에서 공급받은 에너지가 모터를 돌리면 세탁볼이 함께 돌며 빨래를 해주는 원리입니다. 보통 소형 세탁기의 소비전력이 80W이니 80W 태양광 패널을 충전하는 시간만큼 세탁기를 돌릴 수 있는 셈입니다.
태양광 세탁기가 사업화된 사례를 찾기 힘든데 그만큼 제작 원가가 높기 때문 아닐까요? 전기의 혜택을 받지못하는 14억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입니다.
맞습니다. 시제품 만들때도 발품을 팔아 절약을 했지만 제작비용이 30만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분명 태양광 세탁기라고 해도 저개발국가의 가정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세탁방이었습니다. 저희가 주목한 것은 공동체, 커뮤니티입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 우물가에서 아낙들이 빨래를 했듯이 마을공동의 우물 옆에 세탁방을 설치하는 것이죠.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Ray Wash를 보급하고 마을단위의 세탁방에서는 적은 비용으로도 빨래를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리스 프로그램처럼 세탁기 값을 갚아나가는 겁니다. 그렇게 한 대의 세탁기 값이 모이면 또 다른 커뮤니티에 Ray Wash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이죠.
시중에 보면 전기공급 없이도 자전거 페달이나 발로 페달을 밟아 수동으로 빨래하는 세탁기도 있습니다. 태양광 세탁기 Ray Wash는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요?
노동의 전환과 노동의 해방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수동 세탁기들은 힘든 노동을 쉽게 전환해 주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일정한 시간과 노동은 필요하게 됩니다. Ray Wash의 경우는 세탁방에 빨래를 맡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가사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만큼 다른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우리 어머니는 세탁기를 사용하던 첫 날, 세탁기의 마법을 내게 설명했다.
“자, 한스. 우리가 세탁물을 넣고, 세탁기는 세탁을 할거란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도서관에 갈 수 있지”
(한스 로슬링과 마법의 세탁기 중에서)
RayWash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언제쯤 RayWash를 볼 수 있을까요?
일단 시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시제품의 완성도가 높았다면 입상 성적이 더 좋지않았을까 하는 필자의 소견입니다. ^^) 전문기업이나 단체가 참여한다면 제품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계획으로 탐스슈즈의 1 For 1처럼 10대의 세탁기가 판매되면 1대의 Ray Wash를 국제구호단체에 기부하도록 전자제품 기업 대상으로 제안할 생각입니다.
사실 베네핏은 사회적기업 소식을 담는 매거진으로 유명한데요. RayWash를 통해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진출하는 것인지 사업모델을 전환하는 건 아닌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이성만 베네핏 매거진 편집장
질문에 대한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RayWash는 베네핏의 프로젝트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베네핏의 해외사업 모델로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기존의 매거진 사업이나 영상 사업도 계속해서 가져가야죠.
문화가 형성되면 매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국내에 사회적기업이 대두되고 문화가 생겨나면서 이를 담아내는 매체가 없다는 것이 2010년 베네핏 매거진이 창간하게 된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주도로 이루어진 사회적기업 정책이 장애인 고용이나 취약계층 고용 등 일자리 창출에 국한되어 발전하는 모습이 아쉬워 베네핏 매거진은 해외 혁신적인 모델이나 국내 사정에 맞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모델들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문연구진의 참여를 통해 더욱 수준 높은 매거진을 격월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한자리에 모인 베네핏 직원들. 우측에서 세 번째가 조재호 대표(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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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하얀잉크) l 한화프렌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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