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훈훈해지는, 음식 천국 ‘홍콩’의 미각여행

어제 폭설로 오늘 출근길이 여느 때보다 힘들었다 말씀하시는 분들 많을 듯 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길을 종종걸음으로 걸어왔더니 발도 꽁꽁, 어깨는 뻐근...ㅡ,.ㅡ 그래도 소복이 쌓여있는 눈을 보노라면 마음 깊은 곳에 쌓여있던 응어리가 하얗게 씻어져가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이 오는 그 순간, 손에 카메라나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그건 눈에 대한 배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ㅎ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사진들. 오늘은 그러한 미소가 항상 머무르고 있는 야경과 사진의 도시, 그리고 쇼핑의 도시 홍콩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여러분은 ‘홍콩’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나요? 화려한 야경, 쇼핑, 느와르 영화, 빌딩숲, 밤거리? 무엇을 떠올리셨던 간에 오늘 이후로 여러분은 ‘홍콩’하면 화려한 음식들을 먼저 떠올리게 되실 거에요. 얼어붙은 여러분들의 몸, 홍콩 음식들로 모조리 녹여드리겠습니다! (찡긋^.<)

홍콩 배우 양조위가 자주 들르는 집이라면 당연히 분위기 있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려니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카우 키는 현지인들이 부담없이 들르는 국수집이랍니다.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식사 시간에 찾아가면 외국인 관광객도 예외 없이 합석을 해야만 할 정도지요. 

양조위도 반하게 만든 이곳의 대표 메뉴는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쇠고기 국수와 카레 국수. 육수의 종류와 고기 부위 그리고 면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모 방송을 통해 사장님이 인터뷰하는 장면을 봤었는데 양조위가 일주일에 한 번씩은 찾아온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양조위를 만나는 행운까지 얻어가실 수 있는 곳, 카우 키 꼭 한번 들러보세요. 

Kau Kee Restaurant 카우 키(九記牛腩)

G/F, 21 Gough Street, Central

일요일 및 공휴일은 쉼, 영업시간: 12:30~19:15 / 20:30~23:30

소호 맛집 목록에서 타이청 베이커리를 빠트린 홍콩 여행가이드북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만큼 유명한 소호 맛집, 타이청 베이커리(Tai Cheung Bakery). 이곳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반하게 만든 에그타르트가 있다기에 주저 없이 찾아가보았지요.

두께감이 느껴지는 탄탄한 타르트 위에 부드러운 노란 빛깔의 커스터드 크림이 듬뿍 올려진 에그타르트 맛은 예술 그 자체! 역시 하루 온종일 가게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니까요.

대만의 대표 음료, 쩐주나이차(珍珠奶茶)를 홍콩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쩐주나이차의 인기는 대만을 넘어서 홍콩, 중국, 싱가폴 등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는 추세로 국내에서도 ‘버블티’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몰이를 했었지요.

고구마 전분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타피오카를 삶아 만든 ‘쩐주’를 홍차에 우유를 더한 ‘나이차’ 즉, 밀크티에 넣어 마시는 것을 쩐주나이차라고 부르는데요, 진하고 부드러운 밀크티에 탱글거리는 쫀독한 식감의 쩐주가 어우려저 한번 맛보면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맛을 자랑합니다. 홍콩 시내 곳곳에서 이 쩐쭈나이차를 맛보실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레이디스 마켓 근처의 CoCo-Tea와 마카오의 CAFE E.S.Kimo를 추천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어묵, 닭고기, 소시지, 오징어부터 베이컨 버섯 말이, 새우, 양고기 그리고 각종 내장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재료들이 펼쳐진 거리의 노점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한국인이 따끈한 오뎅 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그들도 이 꼬치 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모양이에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집을 하나 골라 기웃거려봤는데 음식이야 그렇다 치지만, 코끝을 자극하는 취두부의 강한 향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 말았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제가 아니죠. 숨을 꾹 참고 쟁취해낸 오징어 꼬치의 맛은 다음 날 다시 이곳을 찾을 정도로 훌륭했답니다.

홍콩의 야시장 탐방은 여행자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코스 중 하나입니다. 왜, 노래도 있잖아요.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 

옥시장으로 유명한 제이드 마켓부터 레이디스 마켓, 금붕어 시장, 꽃 시장 등 다양한 시장이 있지만,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에는 좀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파이시 크랩! 싱싱한 게를 마늘과 고추와 함께 볶아낸 매콤한 스파이시 크랩은 현지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의 입맛까지 사로 잡은 지 오래, 밤이면 시장 거리는 스파이시 크랩을 먹거나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가득 차고 밤이 깊도록 그 열기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음식의 가격은 그날그날의 해산물 가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운이 좋으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그렇지 못하면 비싼 가격에 음식을 드실 수밖에 없다는 점 기억해두세요. 스파이시 크랩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시원한 맥주 한잔의 즐거움도 꼭 느껴보시길! 

홍콩에도 소호 거리가 있다?! 뉴욕 소호 거리만큼은 못하겠지만, 럭셔리하고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색다른 느낌의 소호 거리가 이곳 홍콩에도 있답니다. 언제나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매력적인 소호 거리, 그곳에는 개성 있는 샵부터 레스토랑, Cafe, BAR 들이 줄지어 있는데요. 이른 오전 혹은 한낮에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즐비한 브런치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 소호 거리의 브런치는 푸짐한 양과 신선한 재료로 만든 메뉴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거든요.

특히 24시간 내내 오믈렛과 베이컨을 구워내는 편안한 실내 분위기가 인상적인 ‘플라잉팬(The Flying Pan)’은 홍콩 현지인들은 물론이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니 찾아가보시길~

The Flying Pan (일요일, 공휴일은 휴무)

9 Old Bailey Street, Central (TEL 852-2140-6333)

http://www.the-flying-pan.com/

이젠 국내 유명 백화점 식품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된 비첸향(美珍香) 육포. 하지만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홍콩에서는 국내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비첸향 육포를 만날 수 있는데다가 주류세 0%를 자랑하는 국가이니만큼 맥주와 와인 가격도 매우 저렴하니 홍콩에서 누릴 수 있는 사치를 실컷 누려보시길 바래요.

 

※ 아쉽게도 육포는 동축산물 검역물로 구분되어 국내 반입이 불가능하니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홍콩에서 20년간 체류한 어느 미국인 기자가 매일 저녁 식사를 식당에서 할 경우 적어도 2년 동안은 식당도, 메뉴도 중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을 정도로 홍콩 음식 문화의 규모와 다양성은 실로 대단합니다. 그중에서도 딤섬은 음식 문화의 다양성에 제대로 한몫하는 음식임이 분명한데요, 맛도 모양도 각기 다른 각양각색의 딤섬을 골라 먹는 재미 역시 홍콩에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한 식당에서 적어도 수십 종의 딤섬을 맛볼 수 있으니 감동의 딤섬, 홍콩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 만점 딤섬을 꼭 만나보세요.

과거에는 황제가 즐겨 먹던 궁중 요리였고, 현재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국제적인 음식이 된 베이징 덕. 달콤한 소스를 발라 장작불에서 3~4시간 동안 구워낸 베이징 덕은 바삭한 껍질과 고소하고 쫀독한 오리의 속살이 어우러져 기존의 오리 요리와는 차별화된 기가 막힌 맛을 선사합니다.

이 베이징 덕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바삭한 껍질과 담백한 속살! 이를 위해 오리의 살과 껍질 사이에 대롱을 꽂아 바람을 넣어 피부와 지방을 분리해 요리한다고 합니다. 그냥 먹는 것도 맛있지만, 밀 전병에 오리 특유의 잡내를 없애주는 파 또는 오이채를 함께 얹어 싸서 먹으면 훨씬 더 훌륭한 맛을 느끼실 수 있답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정말 ‘홍콩’ 하면 화려한 음식들이 먼저 떠올 것 같죠? 올겨울 먹기 위해서 산다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도시 홍콩으로 떠나는 미각 여행을 계획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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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쟁이 | 한화프렌즈 기자단  헬로뷰티플데이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샘쟁이입니다.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날들로 삶을 채워가고픈 순수한(?) 꿈을 가진 삼십대 직장인이에요.  여행, 친구, 수다, 사진, 영화 그리고 무한도전을 사랑합니다.   [블로그] 헬로뷰티플데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