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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사이트/한화 태양광

태양광, 훈훈한 버스정류장 만들 날 올까

 



며칠 포근한 날씨가 계속 됐습니다. 폭설 후 다시 추워진다는 예보를 들었습니다. 추워도 너~무 추운 올해 겨울, 또 얼마나 추워질까요? 추운 날에는 걱정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수도관이 동파될까봐 밤에는 항상 물을 약간 틀어놓고 자야 하지요. 그리고 덜 녹은 눈이 빙판으로 변해버려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지면 심한 경우 골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거대한 고드름이 떨어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소방서에서는 건물에 달린 고드름 제거작업에 힘씁니다.


 


또 한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바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걱정됩니다. 안 그래도 추운 날씨에, 주위에 차가 쌩쌩 다니는 중앙버스정류장에는 칼바람이 몰아치기 마련입니다. 이미 얼어버린 볼과 귀를 손으로 감싼 채, 추위에 발을 동동 굴러야만 하죠. 자주 오는 버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추위를 견디는 일이 더욱 힘들어집니다. 만일 누군가 제게 추위에 가장 걱정되는 일을 꼽으라면 바로 이 ‘버스를 기다리는 일’을 말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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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버스정류장의 모습.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다른 계절 보다 힘듭니다. ⓒ신선미

 



‘버스정류장에도 간이난로를 틀면 어떨까….’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이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난로를 놓는 일은 어려운 일이겠죠? 버스정류장 마다 난로를 놓는 것도 문제지만, 난로가 쓰는 전기를 공급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일 테니까요. 하지만 얼마 전 한 자료를 보고, 버스정류장에 난로를 놓는 일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라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바로 버스정류장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시험 설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곳은 서울 종로2가 삼일교 중앙버스정류장입니다. 여기 승차대 두 곳의 지붕 위에다 태양전지 모듈을 12개 설치하고, 시범적으로 운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태양전지 모듈을 통해서는 하루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최대 7kWh 정도라고 합니다. 평균적으로는 5kwh 꾸준히 발전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정도 전력량이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20W짜리 형광등 1개를 350시간(약 15일)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버스정류장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정류장에 설치된 광고판과 LED조명, 발전량 모니터링 전광판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정전이 됐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류장에 설치된 의자형 배터리함에 5kWh 정도를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한 버스정류장에 시험설치한 단계지만, 서울시는 앞으로 1년간 이 태양광 설비의 발전량을 분석하고 태양전지의 성능을 모니터링을 통해 효과성이 뛰어난 것을 확인한 뒤에 이 기술을 사용화하고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태양광 발전을 할 만큼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을까?’ 또 의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도심은 햇빛이 강하지 않잖아요. 특히 종로2가는 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이 아닌가요. 이 여러 빌딩이 드리우는 그늘을 무시할 수도 없죠. 그런데 이번에 버스정류장에 설치되는 태양광 설비는 햇빛이 강하지 않은 경우에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신기한 태양전지라고 합니다. 이름은 ‘CIS계 박막 태양전지’입니다. 실리콘형 태양전지와 달리 그늘 속에서나 흐린 날처럼 햇빛이 강하지 않아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런 CIS계 박막 태양전지가 시설에 설치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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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계 박막 태양전지의 단면을 확대한 모습입니다. 세 층을 볼 수 있지요.ⓒHahn-Meitner-Institut Berlin

 



CIS계 태양전지는 구리, 인듐, 셀레늄 화합물을 이용한 박막 태양전지입니다. 이름도 각 재료에서 한 글자씩 따 온 것이죠. CIS계 태양전지는 전환효율이 10~13%로 다른 종류의 태양전지보다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발전량도 뛰어나죠. 뿐만 아니라 가격과 내구성 등에서도 경쟁력이 뛰어나 그동안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번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태양전지 역시 전환효율이 13%나 됩니다. 태양전지의 흡수파장을 적외선 영역까지 넓혔기 때문이죠. 또 입사각에 대한 영향도 줄여 오랜 시간 발전을 할 수 있고, 높은 온도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CIS계 태양전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이 태양전지의 재료 중 하나인 인듐이 LCD를 만드는 데도 쓰고 있어, 인듐 공급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또 제조공정이 복잡하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태양빛이 아니라도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른 태양전지가 따를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죠.        


김영성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은 “CIS계 태양전지는 비가 오거나 그늘이 있어도 발전이 가능하고 외부의 영향을 적게 받아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녹색기술”이라며 “발전량도 많고 가격 경쟁력도 높은 서울형 신재생에너지 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버스정류장 마다 태양광 설비가 들어오는 날이 정말 오게 될까요? 당장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이 겨울철 추위를 따뜻하게 녹여주는 난로처럼 겨울에도 따뜻한 정류장을 만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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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미 ㅣ 동아사이언스 기자

대학에서 생물학과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환경미생물학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동아사이언스에서 일반 생활 속 '과학' 이야기를 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vam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