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독거남녀의 리얼한 일상을 다룬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를 기억하세요? 드라마 방영 당시 주인공 지진희, 엄정화가 혼자 밥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독식남녀'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여럿이 식사를 해왔던 한국 식탁문화에 혼자 와서 자리를 차지한다면 눈치 주는 식당주인까지. 식당에 가서 혼자 밥 먹기란 여간 껄그러운 게 아니죠?
출처 / 결혼 못하는 남자 방송캡쳐
출처 / 커뮤니티
싱글로 살아가는 드라마의 주인공들 역시 눈치보지 않고 혼자 식당 가서 밥을 먹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간구하는데요. '식당에서 TV보고 낄낄리고 먹기', '신문 뒤척거리면서 먹기' '핸드폰 두드리며 먹기' '명품꽃등심 시켜 눈치 안보고 혼자 고기 먹기' 등등 눈치보지 않고 밥 먹는 것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2013년 1인 가족이 4인 가족 수를 넘어선 지 한참된 요즘엔 혼자 가기 좋은 식당이 속속 등장해 이런 노하우까지도 필요없게 되었는데요. 혼자 밥 먹기 외로운, 혹은 괴로운 독식남녀 홀로족들을 위해 혼자 알기 아까운 식당리스트를 전격 공개합니다!!
언뜻 실내를 보면 독서실처럼 보이는 이 곳은 신촌에 위치한 일본라면 전문점 <이찌멘>입니다. 식당 테이블 대신 한 사람 정도 앉을 수 있는 독서실 칸막이 대여섯 개가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식당 종업원 대신 식권 발권기가 고객을 맞이하시고 있는데요. 셀프로 계산을 마치고 '공석표지판'에 불이 켜진 곳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면 됩니다. 음식을 받으면 칸막이 앞에 올려져있던 빨간 천 가리개를 내려지면서 시선을 막아주고 음악이 나와 심심함도 다소 해소시켜준답니다.
또 하나의 대학가인 관악구 낙성대에 있는 일본음식점 <지구당>은 식당 입구에서부터 '혼자 오시는 분이 많아 3인 이상 단체 손님은 모시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이 곳이야 말로 '독식손님이 우대받는 곳'이라고 해야겠네요. 작은 가게에는 10석 남짓 의자가 있고, 요일별로 닭고기덮밥, 쇠고기덮밥 등의 혼자 먹기 편한 음식을 팝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하기에 좋은 집입니다.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릇을 치우거나 설거지를 하기도 하는데요. 혼자서 편하고 아늑하게 식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신사동 <제인스피키피자>는 가끔 혼자라도 피자가 먹고 싶어지는 날 가기에 좋습니다. 피자는 혼자 먹기에 양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러운 음식이죠. 요즘은 얇은 도우에 심플하게 토핑한 피자들이 많지만 이 곳의 피자는 모두 미니 피자로 주문이 가능해 조각만큼 작은 형태로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습니다. 혼자 먹어도 당당한 ‘당당한 세트’와 혼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어서 몸에게 미안한 ‘죄책감 세트’ 로 구성된 이름도 재밌습니다. 피자는 '당당한 세트'라 하여 아예 혼자 먹기에 좋은 크기로 되어 나옵니다. 또한 넓은 창과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앉아 패션 거리 가로수길을 지나는 패션피플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 혼자 먹어도 심심하지 않습니다.
출처 / 제인스피키피자
삼성동 <하나 샤부정>은 혼자 먹기 정말 힘든 음식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1인용 화덕이 구비되어 있어 회사밀집 지역인 삼성동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이 들린다고 하네요. 사실 샤브샤브는 육수에 신선한 재료를 연신 넣었다 건져먹는 음식으로 혼자 먹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는 음식이죠. 이 곳에서는 혼자 온 손님이 어색하게 기다리지 않도록 않도록 앉는 즉시 팔팔 끓인 육수를 내오는 등 친절한 서비스로 유명합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샤브샤브 두 종류로 구비되어 있는데, 샤브샤브를 다 먹은 후 먹는 우동까지도 맛이 좋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에만 이런 곳이 있는 건 아닙니다.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콤마(COMMA)는 1인용 전문식당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10년 개업하여 지금까지 나홀로 손님의 성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 식당을 찾는 손님 가운데 70%가 혼자 먹는 사람. 식단은 해물라면부터 돈까스, 비빔밥까지 한식과 캐주얼한 서양식, 중식, 일식을 모두 아우릅니다. 혼자 먹는 밥이 누추해지지 않도록 특별히 음식을 담는 그릇과 영양가 있는 재료에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혼자 밥 먹기 좋은 식당을 알아봤습니다. 이런 곳은 대부분 혼자 지내는 일이 많은 대학생을 위해 대학가에 위치해있고, 일찍이 혼자 먹는 식문화가 보편화된 일본, 서구권 음식이 많더군요. 혼자 먹으면 아무래도 영양이나 모양 면에서 처지기 마련인데요. 독식인들을 배려하는 다양한 음식전문점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홀로족들에게 제일 큰 고민이었던 식사 해결!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 되셨기를 바라면서..홀로족 여러분들! 이젠 눈치보지 말고 식사 꼬옥~챙겨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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