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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여행/맛집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국도 77번, 그 끝에 가다

 



잠시, 손 안의 스마트폰을 내려 놓아 보세요. 시시콜콜 걱정거리도 한 켠에 잠시 묶어 두세요. 마지막으로 번잡스러운 마음을 닫아보세요. 그리고 주변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지하철 소리, 자판 치는 소리, 메신저 딩동 소리 사이로 봄바람 소리가 들리시나요? 흘러가는 하얀 구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드는 봄입니다. 미지의 길을 갈구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77번 국도를 향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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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출처-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가만히 생각해보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눈 뜨자마자 출근하여 눈 감길 때쯤 퇴근하는 스스로가 애처로워집니다.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폰도 지겹고, 하루 중 말 없이 가장 오래 마주하고 있는 모니터도 지칩니다. 점점 나에게 무디어져 가는 삶 속에서 마음 하나 추스르기도 힘들고요. 끝이 보이지 않네요.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끝을 향해 달려가봤어요.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대한민국 국도 중 가장 길다는 77번 국도를 만납니다. 파주에서부터 부산까지 이어진 77번 국도는 중간중간 끊긴 구간도 있지만, 그래도 해안을 따라 형성된 해남 땅끝 77번 국도를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렘을 부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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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에 접어들자 천천히 속도를 줄입니다. 차도 사람도 드문 한적함이 좋아 창문을 내려 햇살을 만끽하고 바람을 즐겼어요. 봄 기운의 해맑음 속에서 처음 다다른 곳은 우수영국민관광지.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이 곳 우수영으로 진을 옮긴 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외치며 장병들을 독려했다고 합니다.

 

따사로운 햇살 속 평화롭기만 한 이 곳에 잠들어 있는 선열들의 넋을 잠시 기려봤어요. 모두가 ‘끝’이라며 포기할 때 다른 ‘끝’을 바라던 이순신 장군의 기백도 느껴봤고요. 열두척의 전함과 함께 외로운 싸움을 펼친 그의 ‘아름다운 끝’을 기념하여 같이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했지만 그는 바다 한가운데 우직하게 서 있습니다. 잠시 그를 바라보다 다시 77번 국도를 향해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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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여행의 묘미는 예상치 못한 설렘과의 조우입니다. 이 마을 저 마을의 풍경은 익숙한 듯 낯설죠. 길을 가다 차에서 잠시 내려 조용히 주변을 걸어 봅니다. 가두리 양식을 하고 있는 해안가를 걸어보고, 담쟁이 넝쿨이 올망졸망 얽힌 집 앞을 걸어 보기도 합니다. 길게 바다를 앞에 두고 펼쳐진 파밭 길 사이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춰 깊게 숨도 한번 들이쉬어봅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듯 했는데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니 신기하네요. 그 기분이 좋아 다시금 국도를 천천히 훑으며 걸어봅니다. 땅 한 번, 하늘을 한번 바라봅니다. 이제 저 길 끝에 곧 땅의 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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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어우러진 길을 따라 도착한 해남 땅끝마을. ‘끝’의 감동을 느끼려던 찰나 먼저 맞이해야 했던 것은 마을 앞 식당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늦은 점심이네요. 허기진 배를 위해 가장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이것 저것 메뉴를 살펴봤습니다. 땅끝 바닷가를 왔으니 회 한 접시와 얼큰한 해물탕을 먹어볼까 했지만 색다른 메뉴에 더 눈이 가죠. 갖은 고민 끝에 메생이굴국과 전복갈비찜으로 결정했어요. 여행을 와서 맛있는 건지, 배고파 맛있는 건지,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힘을 냅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땅끝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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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오르는 길, 눈앞에 펼쳐지는 땅끝마을의 풍경에 조금씩 마음이 울립니다. “와 신기하다” ”엄마 저기 봐요” 같이 모노레일을 탄 아이들의 까르르 거리는 소리가 해맑았어요. 흐뭇해하는 엄마의 미소도 즐겁습니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마음을 가뿐히 하고 드디어 땅끝전망대에 올랐는데요. 저 멀리 시원하게 펼쳐진 땅끝이 한 눈에 가득 찼습니다. 가슴이 뻥 뚫리더라고요. 내친 김에 땅끝탑까지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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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이리 길고 가파를 줄 알았으면 가지말걸’. 가던 길에 내심 투정도 부려보지만 시작의 희망이 좋아 끝까지 가봤어요. 잘 짜여진 나무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오래 전 사랑을 약속한 연인들의 징표도 보이고 새초롬하게 고개를 내민 붉은 동백꽃도 보입니다. 굽이굽이 숲의 숨결을 따라 도착한 땅끝탑. 북위 34도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사자봉 끝에 위치한 한반도 최남단 땅끝입니다.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노령산맥이 이곳에 와 사자봉을 솟게 하고 육당 최남선이 우리 땅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던 바로 그 땅끝이예요.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는 길’ 땅끝탑에 새겨 있는 글귀를 다시금 위안 삼아 희망을 향해봅니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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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따사로운 햇살을 맞이하며 땅끝에서 다시금 7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갑니다. 한적하게 펼쳐진 땅끝천년숲길을 지나 미황사에 들러 마음을 경건히 하고 오늘의 나를 되돌아 보고요. 조금 더 올라가 찾은 고산 윤선도 유적지에서는 여행의 끝자락에 걸쳐진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주어 고맙습니다. 해남 윤씨 종가의 소장품, 윤선도 윤두서 전시실 등을 갖추고 판화 찍기 등의 생활체험관까지 갖춘 유물 전시관은 생생한 역사체험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해요.

 

끝을 향해 달렸던 여행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 앞의 77번 국도는 다시금 도시 속으로 뻗어 나가고 있었어요. 내내 되돌아가는 마음이 아쉬워 마을 안 찻 집도 가보고 흐드러진 매화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합니다. 아쉬움이 몰려오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또 다른 시작을 알려준 ‘끝’을 향한 마음과 함께, ‘끝’까지 달려볼 테니까요.

 

 

*느리게 걷기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의 코너 '느리게 걷기'에서는 매월 우리나라 국도를 따라가는 여행기를 싣습니다. 한달에 한 번,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치유하는 평화로운 여행을 즐겨보세요. 


▶38번 국도 따라 홀로 떠나는 겨울 감성 여행
7번 국도따라 떠나는 일상정리 바다 여행

▶봄 내음 따라 떠난 충주호와 느긋한 풍경과 마늘요리

 

 


*사진 / 이원재 Bomb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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