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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감독의 '소통' 방법은?

일반 대중에게 새로운 영화가 공개될 때 가장 먼저 부각시키는 것이 '영화배우'입니다.
얼마나 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표현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는데요. 조금만 더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영화배우가 아닌 '영화감독'에 더욱 주목하게 됩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장(?)하는, 다시 말해 영화의 색(color)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바로 감독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도 매우 훌륭한 영화감독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답습하지 않는 독창적 영상 미학으로
유명한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 쌍벽을 이루는 한국의 명감독 이명세씨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야구모자를 눌러쓴 모습은 그의 자유로운 영혼을 대변합니다. 영화를 통해 진실로 어떤
존재인지 깨닫고, 자유롭게 숨쉬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간다는 그, 영화감독 이명세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나의 사랑, 나의 영화


<개그맨>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M>…

명세 영화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입니다.
떴다가 사라지는 스타 감독이 존재하는 치열한 영화계에서 그가 명감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던 것은
세상을 향해 열린 문 때문이었는데요. 문이 닫혀 있으면 빛이 들어올 수 없지만, 그의 문은 언제나 아무런
편견도 담지 않은 채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이명세
“영화감독이요? 고등학교 시절에 ‘아, 이 길로 가겠구나’라는
 계시 같은 체험을 했어요. 인생은 무엇이고, 세상은 무엇이
고, 나는 또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던 시절이었지요.
그 후 지금까지 영화밥을 먹고 삽니다. 영화를 시작할 당시에는 배 곯을 것을 각오하고, 딴따라라는 손가락질도 견뎌내야 했는데 지금은 시절이 좋아졌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요.”

그는 놀랄 만한 성장을 보인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성장으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영화계에 일어나고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듯했는데요.


“다들 잘하고 계시죠.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영화 또한 세계적인 수준에 견줄 만큼 무서운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빠른 성장 때문인지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머리는 커졌는데 몸통은 없는 기형적 성장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반면 영화의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이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시스템은 잘 갖춰 있지만 머리는 없는 모습이지요. 한국의 영화감독이 외국 영화계와 손을 
                                                                 잡는 것은 이러한 영향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영화계뿐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 자신만의 ‘가치’를 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의 영화사인 ‘픽사’의 경우, ‘세상에 꿈을 전하는 영화사’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당장 흥행이 되지 않고 경기가 어려울 때에도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픽사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죠. 


그를  여전히 설레게 하는 것


그의 영화에는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가 등장합니다. 첫사랑, 호기심, 추적 등이 그것인데요.
이는 그가 아직까지도 매력을 느끼고 있는 관심사이자, 세상과의 화두이기도 하죠. 중년 감독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를 설레게 한다고 하죠.^^


인정사정 볼것 없다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어요.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형사나 신부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을
까 싶어요. 호기심이 많고 과정을 추리하고 추적하는 것에 관심이 많거든요. 형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이를 주제로 메가폰을 잡기도 했고요.”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은 결국 잘하게 되어 있다고 말하는 이명세 감독. 그가 구축한 이명세 스타일의 영화는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답을 얻고자 한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답을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얻기도 하는데요.

“최근 ‘소통’이라는 말이 사회적 이슈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소통을 하고 있는가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통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열어 귀를 열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것이 소통 아니겠습니까. 요즘 소통이라는 단어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일방향으로 강요하고, 받아들이는 편협한 모습이 보입니다.


소통에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생각하는 시간, 그 의견에 대해 내 생각을
보태는 시간. 하나의 현상에 일초도 걸리지 않고 덧글을 다는 것처럼 즉각적인 반응이 곧 소통으로 이해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결국은 소통이 아니라 다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빛이 든다


이명세 감독
그는 어떤 순간에도 세상이 빛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믿음은 변치 않는다 했습니다다. 어둠이 드리우고 위기가 찾아와도 인류와 세상은 빛을 향해 가고 있다고 했고도 했습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자각하든 하지 못하든 말이죠.


인간은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자비와 사랑에 마음을 엽니다. 우리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궁극적으로 빛을 향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단편적으로는 긍정의 힘을 믿는 모습을 들 수 있지요.”

그는 하물며 어둠을 노래하는 로커도 결국 빛을 향해 걷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위선을 비판하는 그들의 행위가 결국 위선을 드러내게 하고, 거짓과 위선을 깎아내어, 궁극적으로 그 모든 것이 합쳐져 합(合)의 세계로 통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는 한화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의 고난이 찾아오는 어떠한 순간에도 우리의 모든 삶과 행위는 ‘빛’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당장 겪는 힘든 일들은 모두 빛으로 향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바로 그 빛
임을잊지 마십시오
.
당신이 깨어 있을 때, 여러분 안에 존재하는 빛을 자각할 때 삶과 여러분은 하나가
되고, 고통의 순간은 사라지게 됩니다.”    



글l  한윤정 i Publics  
사진l  이승준 1839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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