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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직장생활

외국어 울렁증. 해결책 어디 없나?

 

 


 “익스큐즈미~” 

 

순간 머리털이 쭈삣! 길을 묻는 외국인과 마주치면, 심장이 쿵쾅쿵쾅 식은땀이 주르륵 흐릅니다. 대답을 해주긴했지만 뭔가 모를 찝찝함과 허탈함에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없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물어봤을까’, ‘내가 제대로 알려준 게 맞을까’ 오만가지 생각과 함께 영어학원을 등록해야겠다는 괜한 의지까지 생깁니다. 유독 외국인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고, 외국어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또 인지하게 되는 심리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영어 울렁증에 대한 고민사연과 함께 그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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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사용할 때는 발음을 신경써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F와 P, R과 L을 명확히 구분하여 발음을 해야 한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일까요? 외국인을 만나면 자꾸만 혀부터 굴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야만 왠지 영어를 더 잘 하는 것 같고, 외국인이 더 잘아 들을 것 같게 느껴지니까요. 헌데 왠걸요. 너무 굴린 것일까요. 외국인들은 알아 듣지 못합니다. 오히려 망신살만 뻗치게 생겼습니다. 외국어를 할 때 혓바닥에 트리플 R이 따라붙는 것은 왜일까요?

 

* 원혜란님 고민
런던에서 타르트를 먹는데 포크가 없어서 포크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발음이 엉망이었는지 스푼을 갖다 주더군요. 결국 손가락 세 개로 포크를 표현했다는…

 

* 태운종님 고민
중국어 단어 중 돼지를 뜻하는 ‘주’가 있습니다. 중국인 친구들과 같이 대화하다가 “나 중국어 할 줄 안다”고 말 하려던 걸 잘 못 발음해 “나 중국어 할 주(돼지) 안다”고 해버려서 돼지인간이 되어버린 적이 있었어요.

 

* 류지혜님 고민
홍콩공항에서 밥을 먹으려고 직원에게 푸드코트가 어디있냐고 물었는데 제 발음이 안 좋았는지 푸드를 못 알아듣는 직원. 결국 종이에 푸드를 영어로 쓰고 나서야 친절히 안내를 해 주던 직원.. 너무 슬펐습니다.

 

 

 

외국어는 늘 우리를 주눅들게 합니다. 특히 어떤 때? 그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을 때이지요. 이 상황은 당연히 나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한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언어는 습관이기 때문이죠. 습관이란?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한 행동을 말합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말하고 들을 때 엄청난 의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한국어가 우리에게 습관으로 자리잡아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게는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것인데 나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이 상황이겠죠.

 

게다가 실수를 두려워하니 혀는 더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서로에게 주지시키면? 간단한 몇 마디뿐인데도 상황은 훨씬 너그러워집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물론이지만 더욱 중요한 건 내가 나에게라는 거예요. “저는 당신네 나라 말을 잘 못하니 감안하고 들어주세요”정도 혹은 더 간단하게 “전 OO어에 서툽니다” 정도 미리 말하고 시작하면 웬만한 사람들은 나로 하여금 천천히 말하라고 또는 더  귀 기울여 주며 내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더 배려한답니다. 그리고 나도 나 자신에게 더 관대해집니다. 한 마디로 여유가 생긴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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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그래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이 발음! 이건 순간의 기지나 재치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요. 언어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어떤 단어가 들리지 않는 이유는 내가 발음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고 역으로 발음이 안 되는 이유는 그 단어를 평소에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법은 평소에 내가 어려워하는 발음의 단어를 직접 발음해 들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사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원어민 발음과 비교해 보면서 바꿔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F’발음에 애를 먹고 있다면 평소에 ‘food’를 직접 발음하고 녹음한 뒤 원어 발음과 비교해 들어보면서 고쳐나가 보는 겁니다. 몇 번만 해보면 입모양과 혀의 위치가 기억됩니다. 평소의 이런 간단한 연습이 많은 걸 바꿔 나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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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말 많은 수다쟁이도 꿀 먹은 벙어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외.국.어.! 영어로 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 생기면 버스, 카드, 카페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영어단어 조차 생각이 안 나고 되려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어버리고 온 몸이 굳어버리는 기분이 듭니다. 사실 간단한 단어와 바디랭귀지 만으로도 충분한 의사표현은 가능한데도 그 순간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외국인과 마주쳤을 때 머릿속이 새하얘 지는 것은 왜 일까요?

 

 

* 엄정선님 고민
중국인 두 분이 신촌에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묻기에, 먼저 버스카드가 있냐고 물어봐야겠다 싶었죠. 근데 버스카드가 영어로 뭔지 생각이 안 나서 "do you have passport" 여권 있냐고 물었습니다. 두 분도 당황하시면서 "yes" 라도 답을 하더라고요.  같이 버스를 타고 가면서 목적지를 알려드렸지만, 지금 생각해도 너무 부끄러운 일이네요.

 

* 임성빈님 고민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에 물을 뿌려 닦고 있었는데 아랫집베란다로 물이 떨어졌나봐요. 한창 청소하고 있는데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외국인남자분이 서 있더라고요. 무슨 말을 하는데 들리는 단어는 하나 ‘워러’ 아.. 물 떨어져서 왔구나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라구요. 근데 ‘쏘리’ 라는 말도 안 나와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 권혜경님 고민
지하철에서 만난 외국인, 노약자석에 앉아서 시끌시끌~~ 정중하게 노약자석임을 알려드리고 지하철에서의 예의를 설명하고 싶은데 입은 안 떨어지고 자꾸 눈짓만 봤네요.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게 이런 건가 싶고, 옆에 서 계신 어른신께 제가 너무 미안해 졌습니다.

 

 

정말 많은 경우에 간단한 단어지만 생각이 안나서 엉뚱한 단어를 말하거나 심지어는 끝까지 입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나도 흔하게 사용되는 일상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몇 번을 알아듣지 못해 창피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죠. 중요한 건 그 단어가 분명히 내 머리 속에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황해서 꺼내지를 못한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굳이 외국어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요. 많이 공부한 내용이라도 당황하면 인출(기억에서 꺼냄)이 되지 않는 건 심리학에서 정말 자주 관찰되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보통 어떨 때 더 잘 꺼낼 수 있을까요? 이른바 인출단서라는 것이 있으면 꺼내기가 쉽습니다. 인출단서란 그 항목을 기억에 집어넣을 때 같이 딸려 들어간 주변에 있는 정보들이며 그 정보들이 인출을 할 때 존재하면 기억에서 그 항목을 꺼내기가 한결 쉬워진다는 거죠.


그런데 당황하면 사람의 시선이 순식간에 한 곳으로 집중됩니다. 당연히 인출단서들이 보일리 없죠. 이럴 때는 단 몇 초라도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세요. 그럼 그 외국인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주변의 환경들이 보이면서 그것들 중 무언가가 인출단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몇 초간의 여유와 전환이 오히려 더 원하는 걸 빨리 떠오르게 해 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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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 '남자의 자격']


 

 

외국인 앞에서 작아지는 이유. 주위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내가 아닌 주변시선을 너무 의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아무리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고 학원을 다녔다 하더라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는 한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외국어를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것이죠. 요즘은 한글-영어를 번역 해주는 어플리케이션도 있고, 무료전화 통역 서비스도 있으니 무조건 도망가고 볼 일은 없어졌습니다. 그 뿐인가요. 만일 외국인과 마주친다면 “Are you speaking Korea?” 라고 되물으며 한국어를 더욱 널리 알려보는 걸로 시작해봅시다. 언젠가는 한국어가 만국공통어가 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우리 이제부터는 외국인과 마주쳐도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하는 걸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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