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대표’ 자취인 허머니입니다. 저의 자취 생활기에 너무나 많은 관심(?)이 몰렸으면…..(기승전’몰렸으면’의 전개!) 직장을 따라 자취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새 4달째가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자취와 가장 시급했던 식생활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서 이제 조금은 적응이 되었던 것일까요? 이제 조금은 적응이 되었던 것일까요? 자취를 시작한 후 첫 달에는 집에 혼자 있는 것이 꽤 어색했는데, 이제는 그 혼자만을 시간을 즐기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는 듯합니다.
혼자만의 생활에 적응해가던 어느 날, 친구가 제 자취방에 놀러 오고 싶다는 연락을 하더군요. 이 좁은 자취방에 한 명의 인원이 추가되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지금부터 초보자취생의 집에 친구가 놀러 왔을 때의 대처(?)법을 공유할까 합니다! ^^
사실 이번이 제 자취방에 첫 번째 손님은 아닙니다. 물론 여성분…은 아니었고요, 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한 동료들이 놀러 왔었는데요. 적응이니 방이 좁으니 그런 것 따지지 않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술판이 벌어져 또 하나의 회식자리가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직장 동료들이 놀러 와 함께 요리(안주)도 만들고 사무실에서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으나 다음날 퇴근 후 그 회식(?)자리의 흔적을 치울 때 카오스를 생각하면, 꼭 즐거웠던 기억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깨닫게 되었죠. “아~ 결혼한 친구 집에 자주 놀러 가면 안 되겠다. 치우는 사람이 화내겠구나”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어쩌다 방 청소를 하고 자취방이 그나마 정상적인 상태일 때는 절대로 손님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부모님도 친구도, 동료도 꼭 안 치우고 있을 타이밍에 찾아온다고 연락을 하네요. 부모님이나 동료라면 모를까 이번에 오는 사람은 친한 친구이기에 굳이 방을 치우진 않았습니다. (같이 치우려고요…하핫)
이번에 놀러 오겠다는 친구도 벌써 제 자취방에 들린 것만 두 번째. 처음이 아니라 그런지 제 방에 도착하자마자 알아서 제 옷 서랍을 열더니 편하게 (제) 잠옷세트를 꺼내서 입습니다. 제 방 꼴과 밀린 설거지들을 보니 한숨을 조금 쉬더니만 설거지를 해준다고 하네요? 어머나... 예의상 한번 쯤 괜찮다고 말하다가, 그럼 부탁한다고 맡겼습니다. (물론 저의 의도가 50% 정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하겠네요.)
그렇게 얼마 후 번쩍번쩍해진 주방을 볼 수 있었어요. 싱크대에 이렇게 아무런 그릇이 없었던 적은 별로 없었는데 감동적이기까지 하더군요. 기념으로 사진도 남겼습니다. 그리고는 저녁은 역시 치맥과 함께 ^^
치맥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잠자리에 들 시간. 그런데 잠자리가 문제가 됩니다. 제 방 침대가 퀸사이즈로 성인 둘이 충분히 잘 수 있는 자리이긴 합니다만, 다 큰 남자 둘이 멀뚱멀뚱 한 침대에 누워 있는 상상을 한 번 해보세요… 저도 그렇고 제 친구도 그렇고 둘이서 한 침대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놀러 왔을 때에는 친구가 쇼파에서 잤었기에 이번에는 제가 침대를 양보하고 쇼파에서 자기로 결정!
불을 끄고 함께 누워서(이거 적고 보니 조금 이상하군요. ^^;)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괜히 어렸을 때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자고 왔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어릴 때에는 친구 집에 자주 놀러 가서 자고 왔는데 언젠가부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왜 그런 것일까요?
그렇게 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이걸 어찌한다. 고민이군요. 생각해보니 어릴 적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에는 친구 어머니가 밥을 해주셨는데 이제는 어느새 제가 호스트의 입장이 되었습니다. 다시 치킨을 시킬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아침부터 치맥은 조금 무리가 있다 싶어서 고민을 하다 냉장고를 뒤져보았어요. 구정 때 부모님에게 받아온 얼린 빈대떡을 냉동실에서 발견. 조금 오래된 느낌이라 살짝 불안함이 있긴 했습니다만 이걸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외에도 계란(이것도 조금 오래되었지요. 더 지나면 병아리가 나올지도… ), 유자차, 햄을 냉장고에서 발견했는데요. 계란은 스크램블 에그로 햄도 굽고, 음료는 유자차로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자 드디어 완성. 빈대떡과 스크램블 에그와 구운 햄 그리고 유자차..... (참, 얼마 전 사무실에서 간식 타임에 피자를 먹을 때 남은 피클을 싸온 것도 개봉했습니다-_-) 다 모아보니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컨셉인지는 모르겠지만 완성 시켜서 펼쳐놓으니 제법 그럴싸한 느낌. 얼핏 보면 서양식 모닝세트, 아니면 카페에서 파는 브런치 같기도 합니다. 없는 살림에 겨우겨우 짜내서 만들어 줘서일까요? 아니면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한 친구가 만든 아침을 먹어서일까요? 친구도 꽤 만족스러워하더군요. 맛있게 먹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호스트의 즐거움, 아니 요리하고 대접하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느새 점심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아침 먹을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때에는 식사시간이 참 즐거웠는데, 차리는 입장이 되어보니 밥 먹는 시간이 너무나 빨리 찾아옵니다. 이제 또 뭔가를 먹어야 하는 시간인데요. 다시 또 냉장고를 뒤져보다가 이번에는 김치볶음밥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친한 친구이다 보니 뭔가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게 되더라고요. 김치볶음밥은 저의 몇 안 되는 레시피 중의 하나인데요. 지금 공개해 드릴게요!
■ 허머니표 김치볶음밥 레시피
1) 다들 아시다시피 김치와 햄을 꺼내서 적당히 다져줍니다.
2) 그 후에는 집들이 선물로 동료에게 받은 카놀라유를 이용해서 프라이팬에 잘 볶아줍니다.
3) 어느 정도 지났을 때에 밥 투하 !
아.. 조금 짜보이더군요. 밥 하나 더 투하! 총 3공기가 들어갔습니다만 남자 이 먹을 거라 양은 걱정 없습니다. 그렇게 김치볶음밥이 완성. 경우에 따라서는 굴 소스를 조금 넣는다던가 계란을 넣는다던가 하면 더 맛있어지기도 합니다만 제 자취방 냉장고 안의 재료가 모두 소진되어 더 넣을 게 없었습니다. 반찬은 간단하게 김하나로 해결^^
요리를 해서 다른 사람을 대접한다는 건 참 특이한 경험입니다. 혹시 간이 안 맞으면 어떨까, 맛이 없으면 어떨까 걱정도 하게 되더군요. 다행히? 이상하게도? 제가 만든 건데 꽤 맛있네요! (엄밀히 말하자면 어머니가 주신 김치가 맛있는 거겠죠? ^^) 친구도 맛있다고 좋아하는데 그 모습을 보니 앞으로는 손님이 오면 김치볶음밥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고 뭔가 다른 활동을 한 것도 아닌데 오랜만이라 그럴까요. 단지 함께 자취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만들어 먹었을 뿐인데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때쯤. 회사 근처에 자취하게 되니 야근하거나 회식한 동료가 집에 가기 귀찮아서 제방에 와서 자고 가는 일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의 시간이 방해될 때도 있어서 조금은 난감했지만, 이 덕분인지 동료들과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업무도 예전보다 상당히 수월하게 진행되었던 같아요.
너무 손님들이 자주 놀러 오면 계속 만들어줘야 하니까 곤란하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동료나 친구를 불러서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자취생의 특권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취생활이 항상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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