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담소 #6 잠수타는게 특기인 남친, 대처 방법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따뜻한 햇살, 그리고 예쁘게 핀 벚꽃까지! 데이트하기 좋은, 그리고 벚꽃놀이, 봄나들이 가기 좋은 완연한 봄이 왔나 싶었는데 일교차는 왜 이렇게 크고, 봄비는 왜 이렇게 찔끔찔끔 자주 내리는 건가요? (절~대 벚꽃구경 같이 갈 애인 없어서 히스테리 부리는 것 아닙니다.^^;) 

그래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니,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은데요, 오늘은 이런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하는 연애 상담소 사연의 주인공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분에게는 연애하는 기간이 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민 해결을 통해 꼭! 봄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그럼 오늘의 연애 상담소, 시작해 볼까요? ^^

오늘의 사연은 심호흡하고 보시길! 물 없이 밤고구마 100개, 달걀 노른자 100개 먹은 듯한 답답함이밀려 오는 사연인데요, 잠수부도 아닌데 시도때도 없이 잠수를 즐겨 하는 남자친구 둔 그녀의 사연, 함께 알아보아요. 

■ 연애 상담소 사연 #6

안녕하세요. 아는 선배 소개로 6개월 정도 만나고 있는 남친이 있습니다. 뭐, 얼굴도 준수하고 매너도 있고 유머러스해서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당연히 저한테도 잘해주지요. 다른 여자한테 집적된다든가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남친은 자기 맘대로 연락을 안 한다는 거에요. 적으면 삼일 정도고, 길게는 일주일? 주변의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그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그러는데, 이걸 당연한 거로 생각해야 하는 건가요? 남친도 ‘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남자는 동굴이 필요해. 다들 그래.’ 이런 반응입니다. 정말 다들 그런가요? 전 솔직히 고민돼요. 이 사람을 계속 만나야 할지 말지.

사연을 읽는 내내 한숨이 나왔어요. 그 이유는?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이 많아서 지치고 힘들겠구나’라는 생각과 ‘이렇게 따뜻한 봄이 왔는데, 그녀는 아직도 차디 찬 겨울이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인데요, 그녀의 고민. 조금 더 자세히 그리고 속 시원하게(?) 해결해 보도록 하죠.

먼저 사연 보내주신 분의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드리면, ‘네. 다들 그러지요. 남자들뿐이 아니고 여자들도, 사람이라면 모두가 동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나지 마세요.’ 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옆에서 조언을 해줘도 결국 자신의 마음대로 하는 것이 사람의 습성이란 걸. 우린 모두 답정너이죠. 그렇지만 얘기하고 싶습니다.

”만나지 마세요.” 

그 이유는, ‘관계’에 대한 책임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냥 즐기는 사이거나 썸을 타는 사이라면 아무래도 애인 관계나 부부보다는 관계에 대한 책임감은 좀 덜하겠죠? 그런데 남자친구잖아요. 만날 때만 잘 해주고, 여자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을 계속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 더군다나 여자친구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행동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 만나고 싶나요? 또, 동굴이 필요하다면서 제멋대로 연락을 듣는 사람. 만나고 싶나요?

물론 동굴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아무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도, 자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죠. 결혼해서 힘든 점 중의 하나는, 각자의 공간과 각자의 시간이 예전보다 부족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죠. 남자친구의 문제는, 동굴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아니에요. 제멋대로 연락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거죠! 나 혼자 지내면, 내가 지금 동굴 속에 있든, 밖에 나가서 사냥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관계’에서는, 여자친구에게 ‘내가 이러이러하니, 며칠 동안 혼자 있고 싶은데 괜찮을까?’라고 먼저 물어봤어야 합니다. 여자친구는 내 맘대로 하는 걸 다 받아주는 존재는 아니지요. 양해를 구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는 관계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존재가 애인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우리는 가끔 그럴 거라는 환상을 갖고 있을 뿐이지요.

부모/자식 관계도 하물며 때로는 득실을 따지는 관계가 될 수 있는데, 알고 보면 생판 남인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이 남자친구를 만났을 때 좋은 면들이, 힘든 점보다 커서 이 관계를 가꿔나갈 수 있다면, 또는 이 남자친구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엄마(?)의 마음처럼 이러니저러니 품을 수 있다면 만날 수는 있겠죠. 그러나 만났을 때 순간 좋은 것뿐, 남자친구가 동굴 운운하면서 제멋대로 연락을 안 할 때 받는 외로움, 상처가 크다면 더 좋은 동굴(남자)을 찾아가세요. 남자친구를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본인을 더 사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애 상담소의 여섯 번째 사연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이전의 고민 상담보다 좀 더 강경한 어조였던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이 책임감 없는 관계를 매우 안 좋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자친구분이 보내준 사연에 더욱 반응했지요. 여자친구 분, 고민할 정도라면 그것을 감당하기 힘든 거에요! 시간이 지나면 변할 거라는 생각은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의 전제는 상대가 그리고 나도 같이 노력할 때 가능한 일이죠. 오늘은 약간 씁쓸하게 마무리되지만 제가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라면, 만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언제나 선택은 본인에게 달린 거겠죠. ‘나’의 인생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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