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로 시작하는 노래에 따라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글이 화제인데요, ‘오로나* C~’가 나오면 10대, 포미닛의 ‘핫이슈’가 나오면 20대, 김종국의 ‘사랑스러워’가 나오면 30대 혹은 그 이상이라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서 어떤 어휘 또는 어구가 주는 인상은 달라지는 거겠죠? 오늘 연애 상담소의 제목인 ‘애인 있어요’도 마찬가지인 듯싶습니다. 예전에는 ‘애인 있어요’라 하면 뭔가 이은미 노래가 떠오르면서 아련했는데, 요새는 드라마의 영향인지 왠지 불륜이 연상되더라고요!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주연의 ‘애인있어요’ 드라마가 시작한 이후로 배우 박한별이 ‘암 유발자’ 이런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요즘은 지진희씨가 맡은 역이 참 할 말을 잃게 합니다. ‘나쁜 사람! 나쁜 사람! 이럴 거면 바람을 피우질 말든지!’ 그렇다고 캐릭터가 이해 안 되는 것은 또 아니라 더 답답합니다. 다시 알게 된 사랑, 한순간의 선택에 대한 후회, 기댈 곳 없던 헛헛함 이런 여러 감정이 섞여서 혼란스러워하고, 줏대가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겠죠? 후… 꼬인 인연이 결국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있네요. 오늘의 사연은 애인이 있지만, 예전 애인이 떠올라서 혼란스러워하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애인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떠오른다고?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냐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경험을 해 본 분들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다른 사랑을 찾았지만, 예전에 좋았던 기억을 버리지 못했을 수 있으니까! 오늘의 연애 상담소 사연 주인공도 그렇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연애 상담소 #18
저는 30대 초반 남자입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만날 때마다 자꾸 예전 여자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지금 여자 친구를 사귄 지 3개월 정도 되었고, 예전에 만나던 사람과 헤어진 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 데이트할 때 ‘예전에는 이랬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왜 그랬을까, 지금 여자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그 사람에게도 했다면 어땠을까’하고 후회도 되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그 사람을 떠올릴 때면 예전에 심장 떨렸던 순간들도 생각나면서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는 것인가요? 지금 여자 친구에게 감정이 없는 것일까요?
참,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할 수도 없을 것 같은데요, 사연을 보내주신 남성분도 많은 고민을 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마음이 생각처럼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더 혼란스러울 듯합니다.
내 옆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는데,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자꾸 떠오른다면 참 곤혹스러운 일이겠죠? 사실 예전 애인을 떠올리는 것과 혼란스러워하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은 아닙니다. 그것도 나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니까요! 물론 내 뇌에 있는 모든 기억을 삭제한 것도 아니니 예전의 일들과 감정들이 떠오르거나, 때로는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지금의 관계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칠 때 생겨납니다. 그래서 오늘의 처방전으로 시기(時期)와 선택이라는 키워드를 잡아 보았습니다. 한번 천천히 살펴볼까요?
사연의 주인공이 물어보셨죠? 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여자 친구에게 감정이 없는 것일지! 저는 감히 이렇게 얘기하겠습니다. 예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옛날의 아련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하는 것이고, 덜 성숙했던 나의 모습에 대한 후회라고요. 한 번 생각해볼까요? 내가 다시 예전 애인을 만난다고 했을 때,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그 사람을 대할 수 있을까요? 지금 여자 친구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행동들인 것은 아닐까요? 확신할 수 있나요? 흔들림과 사랑의 차이를? 지금 여자 친구에게 감정이 없는 것일까요? 아니요! 다만 지금 관계에서 감정이 발전하고 있는 초입에 있기 때문에, 예전에 깊이 사랑했던 그 순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 모두가 ‘시기(時期)’에 대한 이야기이죠.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예전에 만났던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분명 지금 만나는 사람에 대해서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닐 거에요. 그렇다면 시작하지 않았겠죠. 만일 이러한 상황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지금의 관계를 선택하는 것 또는 지금의 관계를 중단하고 예전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면)하는 것! 그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최선의 선택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택한 이후에 그 나머지는 절대 돌아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코, 둘 다 가질 수는 없어요. 하지만 둘 다는 잃을 수는 있습니다.
혼란스러움 속에 머물러 있지 마세요! 왜 혼란스러운지를 알아야 합니다. 혹 그 이유가 분간이 잘 안 되어도, 분간하고 싶지 않아도 선택하세요. 그리고 뒤돌아보지 마세요. 관계는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요. 지금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깊은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예전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과감히 선택하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미련을 절대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두를 충족시키기는 어렵지만, 모두가 힘들어지는 일은 피할 수 있습니다. 시기와 선택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어느 선택이든지 책임질 수 있는 것이라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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