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생활 #23 유아인 단골 기부 카페 추천! 카페 더 스노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색내지 않는 도움이야 말로 진정한 마음이라는 뜻을 품고 있을 텐데요. 많은 형태의 기부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리슬쩍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미리내 운동이 그것인데요. 우리말로 은하수이기도 한 ‘미리내’는 말 그대로 ‘미리 낸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미리 내고, 어떤 마음을 전하는 것인지 살펴볼까요?

100여 년 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사람들이 한 잔, 두 잔 커피를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름 그대로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 운동이 스멀스멀 일어났어요. 최근에는 SNS에서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이 아름다운 움직임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돈이 없어 커피를 사 마시지 못하는 이웃이나 노숙자를 위해 누군가가 돈을 미리 내고 커피를 맡겨두는 것이죠. 자연스럽고 따뜻한 기부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랄까요.

우리나라에서 이 운동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13년, 서로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면 기부에 대한 높은 벽이 무너질 거라 생각한 한 대학교수에 의해서였습니다. 시작은 커피였지만, 전국 곳곳 460여 개의 가게가 이 나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현재, 아이템과 그 대상의 한계는 없어요. 한국적인 정서가 덧대어져 보다 섬세하고 갸륵한 마음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가령 ‘생일날 방문하신 분께 호두파이를 드려요’, ‘어린이 후원자에게 눈꽃빙수를 드려요’와 같이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와 아이템을 직접 선택하기도 하고요. 때론 ‘군산에 오신 잘 생긴 남자 관광객 2분 맛있는 커피 드시고 가세요’처럼 재미있는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업종도 천차만별. 식당, 카페, 목욕탕, 애견 미용실, 동물병원, 여행사는 물론, 휴대폰판매점처럼 기부의 방식이 궁금하기까지 한 미리내 가게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기부도 착한 놀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새로운 기부 문화 미리내 더 알아보기

1. 미리내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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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ip

-미리내 가게 신청은 메일(mirinae.soso@gmail.com)이나 블로그 댓글 등으로 문의 후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내면 심사 후 미리내 가게로 선정

 

눈꽃빙수로 유명한 ‘카페 더 스노우’ 논현점이 미리내 가게로 등록된 것은 2014년 4월. 미리내 운동이 막 기지개를 펴는 중이었으니, 수백 개의 가게 중 1세대라 할 수 있겠죠. 그로부터 2년,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며 미리 내고 또 맛있게 먹은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최근엔 아기 비둘기 한 마리가 어미를 잃고 날아들어 이 작은 공간에 쏘옥 안겼는데요. 이곳의 따뜻하고 착한 기운을 비둘기도 느꼈던 것일까요? “저희 가게 앞에서 엄마 비둘기가 로드킬을 당했어요. 그런데 그 옆에 아기 비둘기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그래서 엄마를 고이 묻어주고, 아기 비둘기를 데리고 들어왔어요.”

이 감동적인 사연이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되면서 비둘기 복덩이는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복덩이를 보려고 카페를 찾는 사람도 있었죠. 지금 복덩이는 어른 비둘기가 되어 멀리 날아 가버렸다고 합니다. 복덩이도 복덩이지만, 이 카페가 입소문이 자자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눈꽃빙수는 배우 유아인 등 스타들의 단골 빙수요, 따뜻한 마음으로 미리내 운동을 열렬하게 펼치고 있는 논현동의 대표 카페인 것입니다.

“친척 중에 장애우가 있어 누구보다 나눔의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던 중 미리내 운동을 알게 되었고, 망설일 필요가 없었죠." 라고 말하는 카페 더 스노우 논현점의 사람들. 가게를 통해서 나눔이 어렵지 않다, 세상엔 많은 방법의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미리내 가게를 시작하게 된 것은 그저 이 마음뿐이었습니다. 실제로 카페 안을 둘러보면 주인의 깊은 마음을 세세하게 엿볼 수 있는데요. 손님들을 위한 문구 하나, 2년 동안 쌓인 미리내의 흔적은 물론, 이곳의 대표메뉴인 빙수와 커피에 대한 진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팥은 직접 쑤고, 빙수에 올리는 토핑도 생과일을 사용해 직접 만드는데요. 몸에 해로운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기본입니다. 맑은 밤하늘을 수놓는 은하수와 같은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간혹 믿지 못하시는 손님들도 계세요. 정말 이 돈이 누군가에게 나누어지는지 말이죠. 그래서 미리내 카드를 작성하실 때 전화번호를 적으면 나중에 누군가 기부를 받았을 때 문자로 알려드려요." 라며 활동 결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벽에 붙여 놓은 미리내의 흔적을 처음 보신 손님들이 이 움직임 자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한 명이라도 나눔에 대해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실천하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이셨답니다.

■ 카페 더 스노우

1.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85-1번지

2. 문의 :  02-6032-8989

3. 영업 시간 : 12:00-02:00

4. 대표 메뉴 : 눈꽃빙수, 마약커피

 

미리내와 같은 기부문화를 연구하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기빙코리아(Giving Korea)가 바로 그 곳입니다. 관련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심 있는 이가 아니라면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텐데요. 2001년부터 시작된 기빙코리아는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의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를 기업기부와 개인기부로 나누어 연구하고 매년 그 지수를 발표하는 것이죠. 우리나라 기부 문화의 역사가 매년 체계적으로 쌓이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로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기빙코리아는 단순히 연구와 발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부 관련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정기적인 컨퍼런스를 통해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체계적으로 기부 문화를 연구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단 4곳뿐이라 하니, 더 의미있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 기부 현황이나 문화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고 싶다면 기빙코리아를 찾아보세요! (블로그 바로가기) 

미리내를 들여다보니 꼭 학창시절에 종종 하던 마니또 게임이 생각납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마니또는 이탈리아어로 ‘비밀친구’라는 뜻이죠. 나눈다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위한 깜짝 수호천사가 되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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