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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문화/취미

발레 축제 열리는 6월, 지젤 김주원을 만나다.

2011년 발레 열풍 입니다. 그 시작은 지난 2월 말 공연한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의 '지젤'이었는데요. 50여년의 발레단 역사상 최초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죠. 연 이어 발레를 소재로 한 영화 ‘블랙스완’이 150만 관객을 동원하고, 2011년 피겨의 여왕 김연아가 발레곡 ‘지젤’로 1위로 수상했죠.

이 열풍을 타고 다가오는 12일부터 28일까지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제 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로 6월은 전국이 발레와 사랑에 빠질 전망입니다.

발레리나를 보면 마치 무대 위에 한송이 꽃 같다는 환상을 가지게 됩니다.
요즘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과 구애정이 벚꽃, 동백꽃, 진달래꽃 두루두루 활용하며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데요. 최고사의 애정행각을 빌어 한국 최고의 프리마돈나 ‘김주원’에게는 한떨기의 매화같다고 고백하겠습니다. 세계의 무대에 서는 자랑스런 한국인 지젤 김주원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발레하는 여자라서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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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가녀린 손목을 닮은 나뭇가지 위로 실핏줄이 비치는 듯 투명한 잎새가 가는 빗방울 속에서 떨리고 있습니다. 매화는 연약한 겉모습을 지닌 꽃이죠. 하지만 한겨울의 눈과 바람을 이겨내고 그 한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꽃을 피우는 강단있는 꽃이기도 합니다. 고결과 기품을 상징하는 매화는 이렇게 닮은 듯 다른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피어 올랐지요.
공연을 앞두고 긴장감이 맴도는 연습실 한편.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프리마돈나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단아하고 가녀리지만 몸으로 말하는 발레리나답게 다가갈수록 당당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그녀입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곧이어 보이는 수줍은 반달 눈에 한 떨기 매화꽃이 피어 올랐습니다.

명석한 두뇌와 가장 지젤다운 라인을 지닌 희대의 연기파 발 명석한 두뇌와 가장 발레리나. 아름다운 외모와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무용수답게 그녀 앞에는 언제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얻은 빛나는 훈장들.

“발레하는 여자로 살아온 날들을 사랑해요. 단 한 번도 누군가의 강요 때문에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지요. 부모님이 예술을 좋아하셔서 4남매가 다같이 성악, 피아노, 미술, 바이올린까지 배웠고 심지어 저는 태권도에 육상선수까지 했지만 전부 금세 질려버렸죠. 부모님은 일단 제가 흥미를 잃으면 계속하라고 강요하지 않으셨는데 발레만큼은 그렇지 않으셨어요. 한 가지 역할을 100명이 해도, 똑같은 춤을 100번을 춰도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게 발레이기에 질릴 새도 없었지만요."
 
그녀는 누군가와 경쟁을 하거나 기록을 다투는 것 보다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방식을 원했던 것 같다고도 말하는데요. 그래서인지 후배들에게도 항상 매 순간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라고 충고하기도 합니다.



볶음밥 만드는데 2시간, 운전면허 6번 낙방, 저 차도녀 아니에요.

인간의 이중성을 파격적으로 비판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발레영화 <블랙스완>. 순하디순한 여자 주인공 니나가 발레리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점점 난폭하고 극단적인 성향으로 변해 결국 스스로를 버리는 파국을 맞는다는 내용인데요. 물론 스릴러 영화의 특성상 발레리나로서의 과장된 면이 있지만 최고가 되고픈 이들이 궁극의 완벽을 갈망한다는 점에서는 니나와 김주원이라는 이름은 오버랩됩니다.

“‘지젤’이나 현재 연습 중인 ‘왕자 호동’과 같은 비극을 표현할 때는 무척 예민해져요. 역할에 완벽하게 빠져들어야 하는데 방해요소가 있으면 집중이 안 되거든요. 모든 예술가들이 다 그런 편이지만 특히 우리는 몸 전체로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하나의 작품에 수천 수만 가지의 동작이 등장하고, 그러한 동작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표현 하는 과정에서 발레가 가진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되죠.”

어찌 들으면 무심한 듯한 그녀의 말투는 결코 멈칫하는 법 없이 논리적이라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요즘 말로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아니냐고 묻자 놀랍게도 의외의 고백을 털어놓습니다.

“일할 때는 항상 완벽함을 추구하는 편이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다는 소리를 들어요. 하지만 그렇게 일에 몰두하다 보면 이곳 저곳 잘 부딪혀 온몸은 멍투성이가 되고, 커피나 물을 잘 쏟기도 해요. 모자란 구석이 많아요. 요리에 서툴러서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데 2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심지어 운전면허 시험에서는 6번이나 떨어져 결국 포기했답니다.”


개그프로그램, 아이스링크에서 보는 발레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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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발레는 서양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고,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를 거머쥔 김주원. 이 상은 꿈을 위해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자에게 주어진 노력의 산물이었는데요. 그는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편견을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는 발레를 바라보는 우리 관객 시선부터 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얼마 전 피겨그랑프리에서 지젤로 분한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봤어요. 지젤의 당차면서도 여린 내면과 복잡한 감정선 등을 잘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지요. 개인적으로 김연아 선수가 피겨는 유럽과 미국의 전유물이란 편견을 깨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하지만 많은 분이 또 하나 알아주셨으면 하는 점은 바로 국립발레단 내에도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김연아 선수만큼의 위치에 있는 무용수가 많다는 점이에요. 오히려 해외에서 더 크게 인정받아 초청을 많이 받는데 이럴 때면 무용수로서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로서 누구보다도 큰 자부심을 느끼죠.”

요리사에게 최고의 찬사는 깨끗이 비운 손님의 접시이듯 김주원에게 최고의 찬사는 선입견을 내려놓은 관객의 미소입니다.

“개그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최근 각종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개그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최근 각종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발레가 이슈가 되고 있어 반가워요. 사실 발레가 왕실에서 시작되어 발레라고 하면 겁부터 먹는 분이 많았는데 이런 트렌드가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을 준 것 같거든요. 그래도 발레 공연에 대해 막연한 부담을 느끼는 분들에겐 일단 보러 오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예술과 사랑에 빠져보세요~!

인터뷰 당시, 김주원씨는 사랑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사랑하는 낭군이자 적국의 왕자이기도 했던 호동을 위해 북을 찢는 낙랑공주로서의 애절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이었지요. 그녀도 사랑에 빠지면 열정적인 타입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비단 남녀 사이의 사랑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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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든 사랑이든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해보지 않는다면 나중에 꼭 후회할 것 같아 매 순간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해요. 그래서 커다란 목표는 잘 세우지 않지요. 그저 앞으로 관객 분들과 약속한 공연에서 진심이 담긴 연기로 보답하고 싶고, 많은 분이 발레를 사랑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에게 있어 발레란 이제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익숙합니다. 그래서인지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해본 적 없다는 김주원. 그녀에게 발레란 어린 시절 느꼈던 막연한 재미나 성공한 발레 리나로서의 지나친 고집이 아닌 사랑하는 일에 대한 예의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때가 찾아온다면 그때가 바로 무대 위를 내려올 시기겠죠. 제가 느끼기에 완벽한 컨디션으로 아름답게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때는 후회 없이 무대에서 내려올 계획이에요.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예술에 대해 김주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술이란 것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그 결과 작게는 사람들이 지칠 때 쉬어갈 수 있는 것이고, 크게는 어떤 사람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이란 결론을 얻었습니다. 한화인도 고단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다양한 예술활동을 즐겨보세요. 그것은 작게든 크게든 여러분의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테니까요.”

 김주원씨는...

 

선화예술학교 재학시절 러시아 유학 길에 올라 러시아 발레 명문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 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98년 국립발레단 ‘해적’을 통해 주역으로 데뷔한 이래 타고난 신체 조건과 연기력, 명석한 두 ‘해적’을 통해 주역으로 두뇌를 겸비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공연계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죠.

2000년 한국발레협회상 신인상, 2002년 문화관광부장관상, 한국발레협회상 프리마 발레리나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이후 2007년 일본 신국립극장 발레단 ‘돈키호테’ 객원 주역 초청과 더불어 2011년에는 한국과 호주의 50주년 수교를 기념한 작품의 주역을 맡는 등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히 인정받고 있는 최고의 발레리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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