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TV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이나 기술, 기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로 판단해 보건데, 2000년대 열풍이었던 IT (Information Technology) 기반의 닷컴의 시대에서 GT (Green Technology) 기반의 왓컴(watt.com)의 시대가 도래 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왓컴의 Watt란 원래 전력의 단위이지만, 여기서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하는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을 지칭합니다.
<이미지출처:flickr/Jeda Villa Bali>
2008년 9월에 발생한 미국 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에너지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해 왔습니다. 태양전지 시장의 규모는 생산되는 태양전지가 발전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표현되는데, 2007년 2.6 기가와트 (GW) 였던 태양광 시장은 2009년에 10 GW, 2010년 16.7 GW를 기록하였고, 2011년에는 20 GW, 2020년에는 50 GW 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1 GW 는 보통 원자력 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발전량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상승세는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태양광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정한 각국의 지속적인 정책지원의 덕분이며, 이러한 지원과 시장의 성장 덕분에 실제로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전기의 가격이 2005년 대비 지난해에는 4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1954년 미국의 벨 연구소가 태양전지를 처음 제작할 때의 생산단가는 무려 와트 당 250 불을 상회하였으나, 요즘은 와트 당 1달러 정도로 떨어지게 되었죠.)
화석, 원자력에 대한 우려로 태양광 필요성 높아져
또한, 최근에는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원자력 사고 때문에 태양광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재생 에너지 분야 선진국인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 발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죠.
유럽태양광산업협회인 EPIA의 보고서에 의하면, 가격이 추가로 떨어지면, 많은 국가에서 화석연료와 태양광 발전의 비용이 같아지는 그리드 패러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고, 유럽의 경우 2015년, 우리나라는 2017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태양광 시장의 잇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겪었던 그것과 매우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즉, 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무한 출혈 경쟁을 하는 치킨게임을 통해서 승자독식의 철학을 추구하죠. 이런 종류의 경쟁에서는 늘 그렇듯이, 낮은 인건비,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과 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로 군림하게 됩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10년 태양광 관련 기업인 썬택, 잉리 솔라, 트리나 솔라, JA 솔라 등에 우리 돈 20조원을 저리로 시설 확대 자금으로 지원하여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은 태양광 분야에서 2010년 세계 시장의 37% 이상을 점유하게 되었고, 태양광 분야의 전통적 강호인 미국의 퍼스트 솔라, 독일의 큐셀, 일본의 샤프 등을 따돌리고, 세계 태양광 상위 업체로 자리매김 했죠.
<이미지출처:flickr/richardmasoner>
현재 한국의 태양광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전략은 어떠한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태양광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MB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내세운 이후, 많은 투자와 관심이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쏟아 부어졌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일찍이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장기간 투자하였던 독일과 일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의적절한 국가 아젠다 선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죠.
중국산 제품은 품질이 다소 낮아서 유럽과 미국의 선진국 고객들의 기호를 충분히 맞추지 못하고 있으며, 2011년 태양광 글로벌 시장에 남미, 아프리카, 동남 아시아 등 신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태양광 산업의 폴리실리콘 공급자로서의 일본의 역할이 재난의 여파 때문에 잠시 주춤할 이 상황은 대한민국이 태양광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한국의 태양광 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치 사슬 (Value chain)이 이미 잘 형성되었기 때문에, 대·중소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는 이미 갖춰진 상태입니다. 2010년 국내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전체 신재생 에너지 투자액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였고, 매출 실적은 6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할 정도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광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도 미약합니다. 폴리실리콘 소재 영역에서는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하였지만, 잉곳·웨이퍼 및 태양전지, 모듈분야는 선진국의 80% 정도 수준입니다. 특히 태양전지 및 모듈 분야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다수가 경쟁하는 양상이고, 2009년 태양광 상위 7개 업체가 전체시장의 74%를 차지했던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현재 시장 점유율 5% 인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연구개발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고효율의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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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재 ㅣ KIST 태양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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