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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사이트/한화 태양광

'태양광'으로 어떻게 남극 탐험이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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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지형으로 손꼽히는 남극점에 세계 최초로 도달한 사람은 노르웨이의 탐험가 아문센입니다. 그는 1911년 10월 19일, 훼일즈 만의 기지에서 남극점으로 출발, 1911년 12월 14일 영국의 스코트보다 한달 먼저 남극점 첫 도달에 성공했죠.

아문센 탐험의 최대 조력자는 '개'였습니다. 그는 52마리의 알래스카 개를 데리고 떠났는데, 돌아올 때는 썰매를 끌 12마리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잡아먹었습니다. 식량 무게를 줄인 것이 탐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이었던 셈이죠. 한달 뒤 남극점을 밟은 영국인 탐험가 스코트 역시 19마리의 ‘시베리안 포니’(말과 조랑말의 중간정도 크기)와 36마리의 개를 이용해 식량을 운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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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문센이 남극점 탐험에 나선지 100년, 한국인 탐험가 박영석 대장도 지난해 12월19일 남극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유니언 글래시어' 지역을 출발했습니다. 박대장은 인류 최초 산악 그랜드 슬램(히말라야 8000m급 14좌와 7대륙 최고봉, 세계 3극점을 모두 등반)을 달성한 인물이기도 하죠.

눈보라와 요철지대를 거치며 그 역시 41일 만에 캠프에서 1200㎞ 떨어진 남극점에 도달했는데요. 아문센 시대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탐험에는, 더 이상 개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남극의 조력자 '개' 대신 태양광전지가??!!

아문센의 조력자였던 알래스카 개는 전기로 작동하는 에코모빌이 대신했습니다. 국내에서 제작한 에코모빌에는 5kw 전기모터와 배터리는 3세트를 장착했죠.

문제는 지속적으로 배터리 충전하는 일이었는데, 이를 위해 210W 모빌에 태양전지판 12장과 풍력기 4대를 장착했습니다. 배터리 한 세트 당 주행거리는 20km 정도였으니,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기 남극에서 태양광 충전으로 하루 60km 이동을 예상할 수 있으리란 계획에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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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원정대가 에코모빌용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놓은 모습.(출처 / 주간조선 2011.06.13)

 
하지만 남극에서의 실제 운행거리는 하루 30km에 불과했습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폭풍이 지속되면서 사방이 하얗게 변해 시야를 전혀 확보할 수 없는 화이트아웃이 발생하면서 예상했던 충전 시간의 3~4배 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요철지대를 통과하다 보면 충격에 태양 전지판이 깨져 나가기도 했습니다. 41일 원정기간 중 20일이 흐린 날씨로 배터리 충전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극한 환경에서도 태양광을 이용해 남극을 탐험할 수 있다는 것을 훌륭하게 증명해냈죠.


극한의 지형이 태양광을 더욱 쓸모있게 만들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태양광 에너지의 사용은 극한 환경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1958년 뱅가드호 이후, 우주로 발사된 인공위성들은 모두 태양광전지판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 사진을 볼 때 햇빛을 받아 파랗게 빛나는 널따란 날개(?)가 바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전지판이죠. 극한 상황인 우주공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가볍고 단단한 탄소섬유로 동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태양광전지는 유인 비행기까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앙드레 보시버그, 버트랜드 피카르드 등 비행사와 모험 사업가로 이뤄진 유럽의 태양광 비행기 개발팀은 지난 7년간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라는 태양광 비행기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1인승인 이 비행기는 양쪽 날개간 길이가 63.4m로 보잉 747 대형 여객기와 맞먹지만 무게는 일반 자동차 수준인 1.6t에 불과하죠. 양쪽 날개에 장착된 1만1628개 태양전지판이 만들어낸 태양광 에너지가 10마력짜리 전기모터 4개를 가동시켜, 비행을 하도록 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야간비행 때는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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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www.solarimpulse.com

안드레 보르쉬버그가 조종간을 잡은 '솔라 임펄스'는 최근 새벽 5시쯤 벨기에 브뤼셀에서 출발해 16시간 동안의 긴 비행을 거쳐 밤 9시 15분 파리 북부에 있는 르 부르제 공항에 도착하는 국제비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 12월 첫 이륙시도 때는 겨우 60~100㎝ 높이에서 300m 정도 날아가는 데 그쳤었는데, 1년 반 만에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진보를 한 것이죠. 2013년까지는 이 비행기를 이용해 대서양 횡단과 세계 일주를 성공시키겠다는 계획인데, 이런 추세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자동차 분야에서 태양광 전지의 활용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광전지판과 충전지만으로 운행되는 자동차의 속도가 크게 빨라지고 있고, 태양전지를 장착한 전기 자동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죠.


비록 연구실 수준이지만, 최근에는 뉴사우스웨일즈 주립대학교는 탄소섬유로 차체에 400개의 실리콘 셀과 약 25kg짜리 배터리를 달아, 시속 54마일(약 84km)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차는 비공식 최고속력은 시속 75마일(약 시속 120km)라고 합니다. 


어느새 가까워진 태양광 활용 기술들

상업용 완성차 업체들은 전적으로 태양광에 의지하기 보다는,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혼다의 전기자동차 'EV-N'는 차 천장에 그룹사인 혼다솔틱스가 만든 태양전지를 채용했고, 미쓰비시자동차도 같은 방식의 차량 개발에 나서 2013년에는 자사 전기자동차 '아이 미브(i-MiEV)'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도요타자동차도 신형 프리우스에 태양전지 패널을 장착할 수 있도록 옵션화하기로 했죠. 이들 업체는 태양전지를 탑재하는 것은 여기서 얻는 전력을 에어컨 등의 보조 전원으로 활용해 연비를 절약할 계획입니다.

독일 스위스 등 유럽의 디자이너들이 합세해 만든 디자인팀 '나우'가 고안한 미래의 자동차는 좀 더 획기적입니다. 태양광을 이용해 발전하는 이 전기 자동차는 평소에는 이 곳 저 곳을 달리다가 즉시 집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죠. 자동차의 한 축이 일어나면서 아코디언처럼 막이 펼쳐지고 거주하기에 충분히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에코'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자동차는 아무 곳이나 마음에 들면 멈춰서 버튼만 누르면 자동차는 태양광 발전 장치와 침대와 부엌 화장실을 갖춘 집으로 변신합니다.
(사진출처: 집으로 변신하는 자동차)
한화솔라원 역시 태양광 발전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태양광을 손쉽게 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내고 있습니다. 지난 8일부터 독일 뭰헨에서 개최된 태양광 전시회에서 손보인 태양광 모듈 'SF 160 Mono'가 주목을 받았던 것도, 효율은 높지만 사이즈가 작아 활용도가 크다는 점에서였습니다.


우리에게 무한한 자원으로 다가오는 태양광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요? 우리나라 오지 탐험용 에코모빌에서 캠핑카까지, 어느새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차량이 우리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前중앙일보 기자. 前인터넷과학신문 사이언트타임즈 창간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과학칼럼니스트로 '과학의 향기'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st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