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따라 선택하는 홍대 북카페 5선

와인 한 잔을 마시려고 한다면 누구나 치즈 한 조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겁니다. 와인과 치즈만큼 멋진 조합도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와인과 치즈처럼 함께 있을 때 잘 어울리는 묘한 동질감을 갖고 있는 게 하나 떠오릅니다. 바로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입니다.

책과 커피라… 우리는 경험으로 이 단어들이 모두 여유라는 공통점을 선사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북카페는 그래서 탄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이나 회사에서 나오면 책 한 권 읽을 만한 공간 없는 도심에서, 혹은 차를 마시러 들어간 카페에서는 누구와 수다를 떨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말이죠. 

젊음과 문화의 거리답게 홍대에는 이미 많은 북카페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습니다. 카페마다 커피향과 맛이 다르듯 이들 북카페도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그럼 분위기와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홍대 북카페로 나들이를 떠나볼까요!


책과 함께 편한 대화를 원한다면, 카페꼼마

커다란 전면 통유리가 오가는 이방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카페꼼마. 이름처럼 들어가서 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카페꼼마는 분위기 좋은 북카페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공간입니다. 
카페꼼마가 다른 북카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조성하고 있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책을 보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띄지만 목소리를 일부러 낮춰 대화해야 할 정도의 무거운 분위기는 전혀 연출되지 않습니다. 복층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혼자서 책을 읽고 싶거나 조용한 대화를 원한다면 2층으로 올라가면 좋고요, 편하게 차 한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지인과 잠시 대화를 나눌 땐 1층에 자리를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카페꼼마에 들어서면 하나의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무려(!) 14단짜리 책장의 위엄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원하는 책을 찾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진 않지만, 이 책장 하나로 분위기 하나는 자연스럽게 평정된다고나 할까요. 아~ 자신 키보다 높은 곳에 있는 꽂혀 있는 책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다리를 이용하면 됩니다. 조금 망설여지신다고요?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숙달된 조교(?)의 시범을 보여드리죠.

고소공포증이 있는 관계로 높이 올라가진 못했지만, 나름 편안해 보이는 표정이지 않습니까? ^^ 저 높은 책장에서 원하는 책을 만난다면 그것 또한 반가울 것 같지 않나요. 카페꼼마에 가시면 꼭 한번 사다리를 타보시길 권합니다.

1층에는 한 쪽 벽면을 따라 쿠션이 놓여진 소파식 테이블과 둥글게 삼삼오오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이 갖춰져 있습니다. 카페꼼마에서는 새 책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도 있는데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리퍼드 도서를 절반 가격으로 득템할 수가 있는 것이죠. 리퍼브 도서는 중고도서가 아니라 서점 유통과정에서 되돌아와 반품으로 분류된 새 책을 말하는데요, 카페꼼마에서는 출판사와 직거래를 통해 판매가격을 낮췄다고 하네요.

카페꼼마는 복층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오가는 사람의 방해를 조금 덜 받으려면 2층에 자리를 잡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2층이 1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 같습니다만, 책 보는 사람과 대화 나누는 사람의 비율은 비슷해 보입니다.

2층에서 내려다 보는 카페꼼마의 뷰(?)는 공간감이 느껴지는 게 나름 괜찮습니다. 2층에서 느껴보는 책장의 위엄도 색다른데요, 책장의 높이만큼 다른 북카페에 비해서 찾는 연령대가 살짝 높다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네요.

나를 위한 조용한 스터디 공간, 토끼의 지혜

홍대에 위치한 북카페 토끼의 지혜는 강남점에 이은 제2호점입니다. 넓은 공간에 좌석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들어서는 순간,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곳이죠.
책과 커피가 있는 여느 북카페와 다를 바 없지만 이곳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독서보다는 스터디를 위해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죠. 뭐랄까요, 대학 도서관을 분위기 좋게 꾸민다면 토끼의 지혜 같은 분위기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토끼의 지혜에서는 대화하는 소리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가 지속되는데요, 대부분 혼자 스터디를 위해 찾는 대학생이 대부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개인 노트북을 지참하고서 가벼운 업무를 볼 때 이곳을 찾는다면 능률이 쑤욱~~~ 올라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죠?

한 쪽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채광이 실내의 은은한 조명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혼자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테이블도 1~2인용으로 갖춰져 있고요. 

북카페답게(?)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토끼의 지혜만의 자랑입니다. 교양과 예술, 성공과 비전, 남자vs여자, 휴식과 여유 등 카테고리별로 책을 정리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고요. 실내 중앙에는 노트북을 비치해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의자가 두 개씩 마련돼 있습니다만, 대부분 한 사람이 하나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테이블마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전원 케이블과 스탠드가 마련돼 있는 게 눈길을 끌고요. 이곳에서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을 걸 봐서도 스터디를 위한 공간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은 너무 딱딱해서 싫고, 카페는 너무 산만해서 싫다면 토끼의 지혜가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이 스터디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혼자서 조용히 사색을 즐기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찾으면 후회하지 않겠더군요. 취미 코너에 야구 관련 책이 모여있어서 저도 잠시 독서에 빠져봤습니다. 책 아니면 빵을 달라~~~는 퍼포먼스(?)는… 왜 했을까요. 누가 그랬을까요. 


아기자기함에서 찾는 활력중전소, 토이

눈치가 빠르다면 토이라는 이름에서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것 같은데요, 토이는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북카페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말 그대로 오붓한 시간을 약속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나 할까요.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는 북카페 토이에서는 그 무엇을 해도 용서(?)가 될 것 같은 자유로움이 존재한다고 표현하면 어떨까요. 졸리면 잠시 눈 붙이고 엎으려 낮잠을 자도 좋을 것 같고, 만화책을 보며 낄낄 웃어도 누가 눈치도 안 줄 것 같은 그런 나만의 아지트. 각종 미니어처 인형이나 장난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군요.

북카테 토이에서는 누구와도 금세 친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귀여운 인형들이 동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큰 공간에 사람이 많은 걸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면 토이의 오붓함이 마음의 경계를 누그러뜨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목과 원색의 실내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한 맛을 선사하기도 하고요.

밖이 내다보이는 창가에 앉아도 좋고 길다란 테이블에 앉아도 불편함 같은 건 느껴지지 않습니다. 굳이 자기만의 영역을 고집할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음료 들이키며 책장 넘기는 손맛 하나로 충분히 즐거움을 누릴 수 있거든요.

커피 한 잔 가격으로 몇 배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북카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해를 품은 달> 등 신간에서부터 인기 만화책 시리즈까지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어 여차 하면 시간 가는지 모르고 앉아있겠더군요. 

토이에서는 해리포터 원서 시리즈에 고객카드를 만들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고 올 때마다 마일리지 도장을 받는 그 페이지가 바로 자신의 고객카드가 되는 것인데요, 마침 저의 양력생일을 의미하는 622페이지가 비어있어서 저도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한다면 주중에는 루크라는 이름의 푸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놓치지 마시고요.

뭔가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찾고 땐, 작업실

노란 자전거가 시선을 끌었던 북카페 작업실. 얼핏 지나다 보면 작업실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무슨 가게인지 감이 안 올 수도 있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북카페입니다. 
작업실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이곳에 들어서면 뭔가 작업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열정이 뜨거운 커피향과 함께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흐뭇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듭니다.

북카페 작업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한다면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만나는 소용돌이형 책장이라고 해야겠죠. 달팽이를 연상하게 만드는 원형이 직선의 책장과 함께 멋진 조화를 뽐내는데요, 한동안 시선을 떼기 힘들 정도로 묘한 흡입력이 있더군요.

작업실의 실내 조명은 살짝 어두운 편입니다만, 입구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채광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좀 더 은은한 느낌을 줍니다. 책을 보거나 노트북 작업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공간으로 보였고요.

혼자서 책을 봐도 좋고 차 한잔과 함께 가벼운 수다를 즐길 수도 있는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북카페 작업실에 우연히 들렀다가 단골이 되고, 그 단골이 책을 기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북카페에서의 따뜻함은 이렇게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조금은 캐쥬얼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작업실 분위기가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아주 집중력 있는 에너지를 요구하는 작업이 아니라면 경쾌한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감각적인 또 다른 나의 발견, 정글

북카페를 한 번도 가 본 적은 없더라도 정글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 같은데요, 북카페에서는 상당히 널리 알려져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정글이죠. 디자인과 사진 관련 책이 많아서 관련학과 학생이나 종사자들이 즐겨찾기도 하고요.

북카페는 2~3층으로 꾸며져 있는데요, 마치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 느낌이 나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책이 가득한 교외 펜션을 찾은 것 같은 안락함도 함께 안겨주는 분위기입니다. 3층에 마련된 세미나실은 북카페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스터디나 회의 등을 위한 모임에도 제격이고요.
또한 1층에 위치한 디자인북에서는 디자인 서적을 전문으로 수입, 유통하고 있어 고가의 외국서적도 100% 오픈해서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2층은 감각적인 디자인 관련 서적을 보면서 신선한 원두향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마치 집안 전체를 서재로 꾸미면 이런 분위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늑한 느낌을 안겨주는 게 특징이고요.

테이블마다 간격에 여유가 있고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서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곳에는 5,000여 권의 디자인 서적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반적(?)인 책도 만날 수 있으니 디자이너가 아니라고 해서 이곳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북카페 정글은 2층과 3층으로 각각 나눠져 있습니다. 오르내리는 계단에서 만나는 책들도 멋진 인테리어로 손색이 없어 보이네요.

3층도 2층의 아늑한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면 통유리의 테이블에서 자연 채광으로책을 보거나 실내의 넓은 테이블에서 좀 더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것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죠. 

또한 3층에는 스터디 그룹이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세미나실이 5개 마련돼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4명에서부터 최대 2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책도 보고 차도 마시고, 나아가서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모임기회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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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지민파파) | 한화프렌즈 기자단  사진 한 컷에 담긴 메시지로 소통하길 원하며, 현재 평생모델인 아내와 딸의 모습을 담으며 행복한 일상을 꾸리고 있는 딸바보입니다. DSLR, 롯데자이언츠, 뮤지컬, 일본(어/문화/여행), 강아지, 육아, 출판에 관심이 많습니다. [블로그] 지민파파의 세렌디피티 [트위터] @snob91  [페이스북] jimin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