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라이프/직장생활

[희망인터뷰] 글로벌 쉐프, 에드워드 권


My Name Is Edward Kwon

요리가로 불리우고 싶은 글로벌 쉐프, 에드워드 권

듣고자 하는 이에게만 들리는 말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 입혀지는 글도 아니다.
가난한 이도 부자도, 배운 이도 그렇지 않은 이도 누구든 공평히 맛볼 수 있기에 나는 오늘도 요리를 한다.

에드워드권,쉐프,인터뷰,요리가

본래가 별이었다

혀끝에 전해진 감동은 힘든 일상의 위로가 되고, 손끝의 미묘한 떨림은 내일을 살아갈 용기가 된다. 세계적인 셰프, 에드워드 권은 자신의 요리 한 접시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오감을 세워 보답하고자 한다.

“저희 레스토랑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시카고에서, 제주도에서, 대구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저를 감동시키고, 맛있게 식사를 끝낸 어느 손님이 남기고 간 ‘잘 먹었습니다’라는 한마디가 저를 감동시킵니다. 손님들은 제 음식에 감동했다 하지만 전 그분들에게 감동을, 희망을, 용기를 얻습니다.”

손님이 핥다시피 할 정도로 비워낸 접시를 바라보며 살아 있음을 느끼고, 손님이 남긴 음식을 일일이 맛보며 하루를 반성한다는 에드워드 권. 재수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경양식 레스토랑의 서빙과 보조라는 역할은 이제 한국 외식업에 대변혁을 일으키는 선구자의 역할로 확대되었다.

“글로벌 셰프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달려왔습니다. 십여 년 전 그 꿈 하나만 트렁크에 담은 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났고 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기나긴 고통의 나날이었습니다. 매일 슈퍼마켓을 다니며 수백 가지의 치즈를 조금씩 사서 바게트 빵과 함께 먹으며 ‘생식 훈련’을 했고, 새벽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잠을 줄여가며 꼬박 2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비로소 2007년 버즈알아랍 호텔의 수석총괄 주방장이 될 수 있었지요.”



에드워드 권의 소통법, THE SPICE


TV 출연에, 베스트셀러 작가에, 세계적인 호텔의 수석주방장 출신이니, 그가 만든 음식을 맛보는 것은 평생을 가야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매력적이고 그릇이 넉넉한 셰프는 그러한 편견에 물든 한국의 외식 산업을 오히려 안타까워했다.

“제가 한국에 돌아온 이유는 거품 낀 한국 외식 산업을 바꾸고 싶다는 열망 때문입니다. 중산층조차도 고급 요리는 한 달에 한 번 맛보기 힘든 것이 한국 외식 산업의 실정입니다. 비싸야 좋은 음식이라는 소비자의 편견과 비싸야 잘 팔린다는 판매자의 편견은 설렁탕과 삼겹살, 곱창 등과 같이 단일 제품만이 만연한 외식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한식, 일식, 중식으로 삼분화되는 것 또한 우리 외식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외식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같은 업종의 식당들만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제대로 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든’ 즐기도록 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새롭게 오픈한 한남동의 ‘THE SPICE’로 표출되었다. “에드워드 권의 음식과의 소통은 이곳에서 시작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THE SPICE의 메뉴판을 보면 그의 의지가 얼마나 강렬한지 느낄 수 있다. 커피 4,000원. 다이닝 코스 3만8,000원…(메뉴는 재료에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을 위해 자세히 명시되어 있으며, 최고 가격이 5만원 대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몇 가지 음식을 시키는 것보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합리적이어도 지나치게 합리적인 셈이다.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이렇게 해서 장사가 되냐고. 단언컨대 남습니다. 다만 남는다는 것의 기준이 다를 뿐이죠. 천원을 남기고 감동을 주는 음식으로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 그 열 배를 남기고 음식으로 ‘장사’를 할 것인가로 고민했을 때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 많은 분들이 제대로 된 음식을 그에 합당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캐주얼 다이닝의 형태지만 파인 다이닝(정통 다이닝)의 음식을 제공하는 이 레스토랑에는 이색 풍경이 연출된다. 유명 그룹 총수의 테이블 옆에서 스니커즈를 신은 대학생이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에드워드 권이 그토록 꿈꿔왔던 음식으로 하나 된 세상은 THE SPICE에서 그렇게 실현되고 있었다.

에드워드권,쉐프,인터뷰,요리가

힘들지만 이룰 수 있기에 꿈은 아름다워라
 
“자기 자신을 포장하려는 사람은 위에서 아래로 레벨을 정하고 단계를 밟아 내려옵니다. 제가 요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은 정반대의 개념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저는 지금 단돈 8,000원으로 ‘맛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콘셉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좀 더 높은 가격에서 고급화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프로젝트로 염두에 두고 있고요. 다원화된 음식을 다원화된 가격대에 접할 수 있는,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가격대의 질 좋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국의 외식 산업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는 세인들이 그를 가리켜 ‘비즈니스 셰프’라고 말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브랜드가 되어 많은 이들이 맛볼 수 있는 요리가 많아진다면 오히려 감사한 타이틀이라 했다. 한 접시에 담긴 재료의 향연을 넘어 공간과 기분 좋은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과 아름다움까지 갖춰야 하는 종합예술이 그가 추구하는 요리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한화인에게 말했다.

“제 꿈은 글로벌 셰프를 꿈꾸는 세계 곳곳의 인재들이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요리전문학교’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평범한 샐러리맨들이 죽는 순간까지 삼겹살과 설렁탕을 무한 반복하며 먹지 않아도 되는 다원화된 외식 산업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좋은 요리를 먹기 원하십니까? 그러면 좋은 요리는 곧 비싼 음식이라는 편견을 부디 버려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일상에 요리가 주는 감동이 찾아오는 순간은 잦아질 것입니다.”    



글_ 한윤정 i Publics  
사진_  이승준 1839 스튜디오 


* 위 컨텐츠는 사보<한화,한화인> 6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이 컨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그룹 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있습니다.


한화.한화인

한화.한화인

한화그룹 사보 <한화.한화인>은 한화와 한화인의 열정을 담습니다.
매월 1일 발행되어 5만 7천명의 한화 임직원과 독자님의 가정으로 보내드리는
<한화.한화인>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신청하세요.

사보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