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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직장생활

[희망인터뷰] 소설가 이외수, 치열하게 고민하고 뜨겁게 살았지


HE IS A PHILOSOPHER

치열하게 고민하고 뜨겁게 살았지

소설가 이외수


인생을 걷다 보면 저마다 살아가는 모습이 참 다르구나 생각될 때가 있다.
그래서 단지 순간이라 할지라도 그 길을 걷는 나의 매무새를 자꾸만 가다듬게 된다.
10년은 더 산 것 같은 그, 이외수를 만나러 가는 길에 그 순간이 또 찾아왔다.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희망인터뷰] 소설가 이외수_01


물고기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오시오 그랬다.

사진으로 보아왔던 모습처럼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그를 보며 문득 깨달았다. 다른 사람보다 10년 더 고생을 해서가 아니라, 10년은 더 인생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었다고. 평생을 맞선 흔적이었다. 그 조밀한 주름은.

그는 눈이 쌓이면 대통령도 만나러 가지 못할 깊숙한 곳에 살고 있다. “감성마을 150km, 새의 방향으로 오시오.” “물고기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오시오.” 1층짜리 회색 시멘트로 된 이외수 요새를 만나러 가는 길 안내는 왠지 그를 닮았다.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강원도 춘천에서 오래 살아온 그는 3년 전, 보금자리를 조금 옆으로 옮겨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의 촌장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요즘 바쁘다. CF도 찍고 시트콤에도 얼굴을 내민다. 아침마다 특유의 해학이 묻어나는 라디오 프로그램, <언중유쾌>의 DJ를 하는가 하면 약 5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하악하악>의 저자이기도 하다. 분명 소통하는 법이 다양하고 유연해졌다.


돈을 그려서 쓸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정통하거나 경지에 오른 사람을 대면하는 일은 힘들다. 발가벗겨진 기분이랄까. 왠지 얼굴만 보고도 내가 살아온 날들을 읽어낼 것만 같다. <하악하악>은 그런 책이다. 이외수 식으로 살지 않는 현대인들은 그가 던지는 일침이 따갑기도 하고 ‘이래도 돼?’라고 생각될 정도로 가벼운 조언에 들뜨기도 한다. 그 깊이는 한이 없는데 사람마다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메시지는 달라진다. ‘왜 사는가’에 대한 고민이 진지할수록 진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자기가 마음대로 돈을 그려서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선생님은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책 제목 전에 나올 만큼 중요한 자리에 위치한 <하악하악>의 문구를 인용했다. 나름 센스 있는 질문이라고 얼굴을 치켜 들고서.

“아, 그거? 그쪽은 어때? 있잖아. 모두가 돈을 그려서 사용할 수 있으면 참 좋겠지? 내가 갖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그거 그린 돈으로 주면 되잖아. 그럼 말이지 돈은 필요가 없어져. 가치가 없어지거든. 그런데 말야 사람들이 그렇더라고. 돈이 필요 없는 세상이겠다… 그건 생각 못하고 그때까지도 뭘 하고 무엇 사고 그러고 있더란 말야. 그거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한 말이야.”
뜨거워졌다. 얼굴이 아니라 마음이 뜨거워졌다.


그게 인생이야

“치열하게 고민하고 뜨겁게 살았지. 그래도 죽을 때까지 배울 게 남아 있어. 그게 인생이야. 내 얼굴 요즘 많이 나오지? 요즘 사람들이 힘들잖아. 나는 폐도 거의 남아 있지 않고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의사가 말한 적도 있거든. 그래서 요즘 더 바쁘게 살아. 나 같은 늙은이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젊은 사람들, 힘들어도 의지로 이겨내야지. 모두가 말야.”

두 눈을 부릅뜨라고 하는 것 같았다.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인생이라는 시험지에 제대로 답을 채워가라고.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공동의 세상을 움직이는 ‘기준’이 존재하듯 인생에도 어느 만큼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을까. 가족을 사랑하는 일, 남을 이해하는 일, 열심히 일하고 보람을 느끼는 일. 진부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정답이다. 이렇게밖에 답을 채울 수 없는 게 내 인생이라고 고집을 부려봐도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건 오답이다. 알고 있다, 우리는. 인생의 정답을.

그는 한화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사랑하라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그게 진짜 인생이라고. 평범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세상 모든 이가 사랑으로 가득 찬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취재_한윤정 Mbinc
사진_김춘호 1839 스튜디오


* 위 컨텐츠는 사보 <한화, 한화인> 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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