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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노바, 이국적인 휴식 같은 음악

보사노바, 이국적인 휴식 같은 음악

 아름다운 음악은 단잠보다 더 달콤한 휴식을 선사하기도 하고 그 어떤 글귀보다 위안을 주기도 한다. 보사노바는 바로 그런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재즈가 어렵고 낯설어 따로 듣지 않더라도 보사노바는 이제 여느 까페에서 접할 수 있는 가까이에 존재하는 음악이 됐고, 재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장르가 된 보사노바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유명한 팝송을 보사노바 스타일로 편곡해 들려주는 등의 방식을 통해 친근한 음악으로 자리잡았다. 언제 들어도 이국적인 풍경과 살랑거리는 바람, 한가로운 여유를 떠올리게 하는 보사노바는 여름에 가장 제격이 아닐까. 각종 타악기의 리듬과 속삭이는 듯 달콤하면서도 경쾌한 멜로디...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줄 보사노바의 세계로 초대한다.


보사노바, 이국적인 휴식 같은 음악


브라질 민속음악인 '삼바'에 '쿨 재즈'의 느낌이 결합되어 생겨난 음악이 바로 보사노바(Bossa nova)로, 보사노바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보사노바가 탄생한 브라질의 대표 민속 음악인 삼바(Samba)는 노동자나 빈민층을 위한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이었지만, 중산층 이상이 감상용으로 듣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당시 브라질은 뚜렷한 계급층이 있어 빈부의 격차가 심했고 듣는 음악에도 계급이 있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여건 속에 삼바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지만 신분차로 인해 삼바를 그대로 즐길 수 없던 상류층은 차별화된 음악을 꾀하며 나름대로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에 이르는데, 그것이 보사노바로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음악'인 보사노바가 탄생된 것이다.

<보사노바의 대표주자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조앙 질베르토가 함께한 'Desafinado'>



삼바와 결합된 쿨 재즈(Cool Jazz)는 1940년대 후반 당시 유행하던 흑인들이 열정적으로 연주하던 재즈 형식인 밥(Bop)에 대한 반발로 백인들을 필두로 고상한 느낌의 재즈를 연주한 형식. 이런 경쾌한 남미의 삼바 형식에 고상한 재즈가 결합된 것이 바로 보사노바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보사노바는 삼바(Samba)에서 나온 음악 형식이지만 쿨 재즈의 화음을 각색해 사용, 보다 고급적인 음악 형태를 갖추었다. 강한 느낌의 비트를 없앴으며 삼바보다 멜로디는 더 감미로우나 타악기가 덜 강조되고 속도감을 떨어트리는 등 이름 그대로 새로운 변화의 시도였다. 이 중심에는 보사노바의 대부로 불리우는 훈훈한 외모의 브라질 출신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조앙 질베르토(Joao Gilberto)가 있었다.

보사노바, 이국적인 휴식 같은 음악


그러나 사실 보사노바가 발표되었을 당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다. 브라질 음악 평론가들의 입에서는 리듬이 너무 단순하고 음악적으로 질이 떨어진다는 악평이 가차없이 쏟아졌고, 자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보사노바는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는 브라질의 소수 뮤지션들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하며 인기를 끌게 된다.

누구보다도 보사노바를 세계에 알리는데 공헌한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브라질 출신이 아닌 바로 미국의 스탄 게츠(Stan Getz)였다. 스탄 게츠는 찰리 버드(Charlie Byrd)의 소개로 보사노바에 매료되어 함께 앨범을 발표, 미국에 보사노바를 소개하게 된다. 1964년에는 너무 잘 알려진 명곡, 조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와 아스트루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 부부와 함께 작업한 'The Girl From Ipanema'로 보사노바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The Girl From Ipanema'은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대표적인 보사노바 음악이자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곡으로 스탄 게츠와 조앙 질베르토가 발표한 [Getz/Gilberto]라는 앨범에 수록되어 많은 인기를 얻게 된다. 당시 부부였던 조앙과 아스트루드 질베르토의 보컬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잔잔한 듀엣 곡으로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의 선율이 한 번 들으면 귀를 뗄 수 없게 한다.

<색소폰에 스탄 게츠, 아스트루드 질베르또가 부르는 'The Girl From Ipanema' 오리지널 버전>


보사노바, 이국적인 휴식 같은 음악


이후, 보사노바를 유행시킨 영화 '흑인 오르페'가 1959년 개봉되면서 영화 주제가인 'Manha De Carnaval(Morning Of The Carnival)'이 히트를 기록하게 되는데, '흑인 오르페'가 1960년 아카데미 외국 영화상을 수상하자 그에 힘입어 'The Girl from Ipanema'가 미국 빌보드와 그래미 어워드를 휩쓸며 전 세계적인 보사노바 붐을 일으킨다. 이후 보사노바는 대중적인 인기를 점점 얻기 시작하게 되고 탄생된지 50년이 지난 현재에도 꾸준히 사랑 받으며 진화하는 음악이 되었다.

<듣는 순간 떠나고 싶어지는 보사노바 사운드.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천재성이 여실히 발휘된 'Wave'>



잔잔하면서도 감미로운 멜로디로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보사노바는 같은 리듬으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음악이기도 하다. 어떤 곡은 매우 흥겨워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가 하면 어떤 곡은 매우 잔잔하게 마음을 이완시켜준다. 편안함도 흥겨움도, 보사노바 안에 모두 담겨 있다.

브라질의 낙천성을 닮은 경쾌한 박자와 서정성, 단조로운 듯 하지만 세련된 리듬, 속삭이듯 소곤소곤 읊조리듯 노래하는 음성. 악기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보컬은 보사노바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귀에 속삭이는 듯 달콤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악기의 선율은 우리를 최면에 걸린 듯 음악 속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그야말로 그 부드러움이 더욱 강하게 우리의 귀와 마음을 자극한다.

<가장 현대적으로 탈바꿈한 보사노바를 들어보자. 팝적인 감각이 더해져 더욱 신난다.
블랙 아이드 피스가 피쳐링한 세르지오 멘데스의 'Mas Que 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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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랄페니 | <엠넷닷컴> 뮤직 컨텐츠 관리 / 선곡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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