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왕따' '자살' '성폭행' 등 유쾌하지 못한 뉴스가 전해지는 요즘입니다. "뭐 저런 인간이 있담?! 상종못할 모자란 나쁜 사람같으니라고" 손가락질하고 비난합니다. 한편은 '복불복!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을 가지고 뉴스를 접하기도 합니다.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그 뒤로 우리는 최고만 꿈꾸며 세계적인 규모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 조류에 편승하지 못하고 뒤처지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모여 있는 낙후된 지역공동체는 스스로의 잘못과 게으름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여기며 무관심했던 게 사실입니다. 즉 나와는 상관없는 개인의 문제이자 해당 지역의 문제라고 간주해버린 것이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차츰차츰 우리는 ‘왕따’와 높은 자살률, 청년실업, 조기퇴직,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맞이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과연 그러한 문제아들이 태생이 돌연변이였기 때문일까요? 미디어 교육기관 베이캣에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미디어 교육기관' 베이캣의 철학을 소개합니다.
사회붕괴 현상을 어쩔 수 없는 일로 무심히 받아들이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말콤 글레드웰은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재능으로만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환경의 도움을 받았음을 논증합니다.
피터 드러커 역시 정부나 기업의 막강한 파워에 맞서 권한분산과 실험정신, 공동체 창조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특히 그는, 비영리단체나 공익단체와 같은 ‘제3섹터’의 중요성과 핵심적 역할을 강조하여 이들 조직이 독립성과 다양성을 키우는 요람을 제공하고, 가치관의 수호자 역할을 하며, 공동체에 지도력과 참여정신을 공급하는 원천이 됨을 설파하였지요. 드러커의 이 주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데, 갈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더욱더 절박하게 다가옵니다.
자본주의 강대국, 미국도 예외가 아니지요. 여타 선진 유럽 국가와 달리 거대한 부의 뒤편에는 소외받고 실패한 이들로 넘쳐납니다. 여러 매체와 저서에서 소개되듯이 아메리칸 드림 또한 경제위기, 실업, 빈곤, 불신, 부도덕, 마약, 총기소지 등으로 인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구요. 아이들은 길거리에 내몰렸으며 누구에게도 구원받지 못한 채 절벽의 가장자리에서 간신히 삶의 끈을 잡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희망의 불빛은 어디서든 타오르게 마련인 법이에요. 피터 드러커가 말한 비영리 사회적 기업들이 그 절벽에 하나둘 다리를 놓고 있고, 그로 인해 비록 소수에 불과하다 해도 다리를 건너 삶의 의미를 되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베이캣(BAYCAT, Bayview Hunters Point Center for Arts and Technology)’이라는 단체 역시 이러한 사회적 기업 중의 하나에요. 베이캣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미디어 교육기관입니다. 이 기업의 설립자이자 CEO인 빌리 왕(Villy Wang)은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찢어지게 가난한 형편에도 아이비리그 대학 중의 하나인 브라운 대학을 졸업하여 월스트리트에 입성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그녀는 은행을 나와 로스쿨을 졸업, 샌프란시스코의 로펌에서 변호사로도 일하게 되지요. 아마 여기까지만 보면 누구나 머릿속에 앞서 언급한 아메리칸 드림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 10년 동안 그녀는 ‘전문가로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다’라는 생각 대신 ‘무엇이 과연 진정한 성공인가?’라고 스스로 되묻게 되지요. 고민의 결과 얻은 답이 바로 빈곤층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었습니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태어날 때부터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 아이들과 당장 내일의 삶도 기약할 수 없는 아이들 간에는 재능이나 열정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태어난 환경에 따라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갈 뿐이에요.
빌리 왕은 자신이 그러했듯 이 빈곤층 아이들도 교육을 받고 꿈을 갖게 된다면 자신의 궁핍한 현실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사회적 기업, 베이캣의 탄생으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이지요.
빌리 왕은 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에 자신의 이야기만큼 값진 것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베이캣의 교육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이야기이므로 더 몰입하게 되고 적극 임할 수밖에 없는데, 아이의 관심과 재능에 따라 그 ‘작품’이 음악이 될 수도 있고, 영상이 될 수도 있지요. 그리고 만약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라면 아이디어 기획부터 세트 디자인, 배우 섭외 등 일련의 모든 과정에 그 아이를 참여시킴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베이캣은 교육 프로그램과 별도로 다른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영상물을 제작하는 사업을 하는데, 이 과정에 교육 중인 아이가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의뢰인에게 그 사실을 정확히 알려 동의를 구하고 아이가 불편하게 압박받지 않도록 양해를 구하구요.
베이캣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므로 이 가치가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이죠. 즉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라 해도 기업의 운영원리는 일반 영리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의 핵심가치처럼 베이캣에서 행해지는 활동은 교육하고(educate), 고용하며(employment), 능력을 키워주는 것(empowerment)이 그 중심을 이룹니다. 그리고 베이캣의 교육 프로그램은 ‘피교육자 자신의 작품’이라는 명확한 성과를 요구합니다. 크건 작건, 영리이건 비영리이건, 비전이 뚜렷하고 성과가 규명되어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요.
이미지출처 / http://brokeassstuart.com/blog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제작할 때도 본인이 내세우는 기준보다 더 높은 기대치를 제안하도록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초보자이므로 높은 기대치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기대치가 그들을 자극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지요. 또한 실현하는 과정에서 진심을 담은 솔직한 대화가 오가는 만큼 높은 기대치는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연결됩니다.
호손 연구(Hawthorne Studies)를 통해 알려졌듯이 개개인에 대한 인간적인 관심이 결국에는 더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한창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의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컸습니다. 결국 한정된 시간과 예산 속에서도 아이디어를 짜내어 베이캣이 제시한 기대치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아이들은 ‘교육’과 ‘능력 배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됩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작품을 완성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선보일 때 받는 박수와 인정은 자신감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고용’의 밑거름이 됩니다.
사실 이런 베이캣도 잘해야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작은 기업이에요. 하지만 지역에 기반을 두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가는 이들의 노력은 많은 이들의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꽃필 수 있다면 다른 곳에서도 가능하겠지요. 특히 ‘글로벌화’라는 미명하에 지역과 가족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에게 사회적 유대와 인간적인 관심은 어머니의 품과 같이 따뜻하고 편안한 심리적 안정과 위로가 되어줄 거에요.
전 세계를 공황상태에 빠뜨린 금융위기 역시 주변을 돌보지 않고 탐욕과 이기심에 정체성을 상실한 월스트리트의 망령이 빚어낸 결과가 아닌가요. 그래서 묻습니다. 과연 당신에게 성공은 무엇이고 근본과 뿌리는 무엇입니까?
한화공생발전 7대종합프로젝트로 함께 멀리!
글. 한화사회봉사단
작지만 무한한 가치를 가지는 사회적기업, 한화그룹은 어떻게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을까요?
그룹은 2011년 11월 상생, 친환경, 복지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화 공생발전 7대 종합 프로젝트’를 선정했으며, 그 중 하나인 친환경 사회공헌의 확대 실천을 위해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은 국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 일조하겠다는 고민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설립과 지원 노하우가 축적된 ‘함께일하는재단’과 손잡고 지난 2012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18개의 친환경 영역의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 성장가능성 높은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
지난 5월, 그룹은 공모를 통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사회적기업 18곳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홍보•마케팅, 판로개척, 멘토링, 기타 경영지원 등 해당 사회적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종료된 이후에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의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그룹이 지향하는 ‘친환경’ 분야를 그 대상으로 함으로써 기타 사회적기업 지원사업과의 차별화를 실현함과 동시에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
우선, 사회적기업가들의 경영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한화-KAIST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직관리, 회계, 마케팅 분야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환경경영, 기후변화 등 환경과 관련된 교육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초에는 사회적기업 전문가를 초청한 포럼과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회적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강화하는 데도 앞장서 나갈 예정이에요.
이에 그룹은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경영지원 서비스를 비롯하여 멘토링, 포럼, 투자설명회 등 사회적 기업의 성장지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혼자 빨리” 보다 “함께 멀리” 가고자 하는 그룹의 동반성장 의지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노력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에요.
글. 정민호 연구원 |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 사진. BAY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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