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위한 스펙쌓기! 취업 필수코스 한국갭이어

 

 

최근 기업의 채용제도가 스펙위주의 평가를 벗어나 인재들의 가능성과 열정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로 변화되고 있는데요. 그 동안 졸업을 앞 둔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을 위해 토익점수, 자격증 취득, 해외연수 등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었으나 취업시장의 새로운 지각변동으로 인해 더 이상 이력서에 스펙만 내세워서는 곤란할 전망이죠. 이처럼 단순 스펙 쌓기가 아닌 인생을 위한 리얼 스펙을 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는데요. 해외 명문대학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갭이어. 한국갭이어를 만나보았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 드라마 '자체발광 그녀']

 

 

 

 

최근 전경련이 대기업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채용에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다양한 스펙' 을 꼽은 것은 1.1%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도전정신과 열정(46.1%)'로 가장 높았고, '끈기와 성실성(38.4%)' '창의력(2.2%)' 순이었습니다.

 

한화는 이미 지난 상반기부터 신입사원시 활용했던 인적성검사를 10대 그룹 최초로 폐지하며 취업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왔는데요. 새로운 인사제도 '변화3.0'에 맞춰 채용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직무에 맞는 능력중심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직무적성테스트 등을 활용하고 있지요.

 

 

▲ 지난 9월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화그룹 채용설명회

 

 

 

 

이러한 기업의 채용제도 변화로 인해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도전정신과 열정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취업시장의 지각변동으로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최근 대학생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 있으니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소셜벤처, 한국갭이어입니다.

 

스스로 갭이어의 시간을 가진 네 명의 청년이 의기투합해 2011년 설립된 한국갭이어는 취업을 목표로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청년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의 인생에 그것이 진정 원하는 꿈입니까?' 스펙 쌓기에 혈안이 된 취업전선에 돌직구를 던진 한국갭이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서울 명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현재 이사를 앞두고 있어 인근 카페에서 주해든 씨(홍보 담당)와 최다영 씨(교육개발 담당)가 반겨주었습니다.

 

 

▲  한국갭이어 홈페이지(www.koreagapyear.com)

 

 

* 갭이어(Gap year)

잠시 학업을 병행하거나 중단하고 창조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기간

 

 

 

 

먼저 갭이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갭이어의 시초는 1960년대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80년대 이르러 EU(유럽연합)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로 확산되며 자아를 찾고 진로를 모색하는 선진국형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과거 우수한 대학생들의 학업중도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미국과 캐나다는 갭이어 제도를 도입, 최근에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하버드, 프린스턴, MIT 등의 명문대학들이 적극 갭이어를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정부가 중학교에 도입하려고 준비중인 자유학기제도 70년대부터 아일랜드 갭이어 방식의 제도인 Transition Year(전환학년제)를 모델로 한 것입니다. 지난해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로이킴이 조지타운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갭이어를 이용해 대회에 출전한 것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얼굴을 알린 엠마왓슨도 갭이어를 통해 공정 패션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고 하죠.

 

 

▲ 갭이어를 이용해 슈퍼스타k4에서 우승한 로이킴

 

 

 

 

갭이어가 펙 쌓기의 일환으로 성행하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이나 해외연수와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하는 의문이 일었습니다. 대답을 듣고 나니 이력서에 추가하기 위해 변질되고 있는 해외봉사 프로그램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고래관찰대 봉사활동>, <세상을 밝히는 국제활동가 태국 NGO 인턴십>, <아프리카 케냐 마을공동체 봉사활동> 등 독특한 프로그램들을 접하니 스펙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지만 갭이어야 말로 자기소개서를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 진짜 스펙이란 생각이 듭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지 몰라도 가장 큰 차이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갭이어도 해외에 나가 연수를 하고 직업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스펙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로 나가 6개월이나 1년동안 의미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보통 한 달 이상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에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한 고민없이 무한 입시 경쟁에 내몰려지고 그것이 대학을 졸업해 취업할 때까지도 지속됩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1년 내 이직률이 40%대 돌입했다는 것은 분명 근본적인 문제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 한국갭이어 최다영 (교육개발 담당)

 

 

▲ 한국갭이어 / 케냐 나이로비의 고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학교도 갭이어를 보내기에 좋은 장소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을 찾아주기 위해 한국갭이어는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도 반드시 발로 뛰어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형 갭이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합니다. 한국갭이어를 설립한 지 2년에 불과하지만 현재 세계 20개 국의 갭이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100명에 가까운 갭퍼(갭이어를 가지는 사람을 일컫는 말)가 참여했다고 하네요. 특히, 안시준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이 직접 강연이나 컨설팅을 통해 정기적으로 갭이어를 알리고 꿈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강연을 들으러 오는 청년들이 2만 명(누적)을 넘어섰고 학부모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 한국갭이어 / 안시준 대표(오른쪽 첫번째)를 비롯한 갭이어 다섯 남자들의 토크콘서트

 

 

 

  

취업준비로 정신없어야 할 대학 4학년생인 한국갭이어의 홍보 담당 주해든씨. 친구들은 한창 자기소개를 쓰느라 분주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생기가 가득합니다. 평소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봉사활동이 계기가 되어 갭이어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빨리 졸업하려는 대학생들에게 값진 경험을 많이 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답니다.

 

"스펙을 위해 하는 휴학보다 갭이어에서 보낸 1년이 더 가치 있었어요. 처음 휴학하고 미국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는데 세상에 대한 시야가 넓어져 이대로 학교에 돌아가기 싫더라고요. 친구들보다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됐지만 배우는 것도 많고 책임감을 가지고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어요. 한 번은 전학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성적인 중학생 딸을 둔 어머니가 상담을 하셔서 방학기간을 이용해 태국요리학교에서 갭이어를 보내게 했어요. 다녀와서 무척 활발해지고 생기넘치게 변했다며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고 무척 뿌듯했어요"- 한국갭이어 주해든 (홍보 담당)

 

한국갭이어에서 교육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최다영 씨도 독특한 이력을 가졌습니다. 대학시절 집에서 빨리 취업하라는 성화에 못이겨 휴학을 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교육청에 근무했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안정된 직장. 하지만 다영 씨는 평생 가야 할 그 길이 자신의 적성에 맞나 의심됐고 결국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후회하지 않냐고요? 공무원을 그만두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했어요! 지금 한국갭이어에서 일하는 시간이 저의 갭이어 기간이예요." - 한국갭이어 최다영 (교육개발 담당)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며 꿈을 찾는 사회적기업이 되겠다는 당찬 청년들의 도전이 마냥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나의 인생을 돌아보면 갭이어를 가질 여유 없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살짝 물어보니 직장인이나 시니어를 위한 갭이어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니 솔깃해집니다. 지금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취준생 여러분들, 그리고 직장인 분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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