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시즌이 시작하면서 한화이글스의 변화 중 한가지가 바로 외야 펜스를 확장해 경기장의 크기를 확보한 부분입니다. 실제 이전까지 대전 한밭 구장은 국내 프로 야구장들 중 가장 협소한 모습을 보여 '한밭 탁구장'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구장입니다. 때문에 경기장 자체의 크기를 늘린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현재 한화이글스의 팀 홈런이 최하위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빙그레 이글스 시절부터 화끈한 대포를 앞세운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이 절실한 요즘이기도 합니다.
이글스 팬으로서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한화이글스의 홈런들에 대한 추억들이 떠올랐는데요. 예로부터 화끈한 한방을 생산해 낸 이글스 출신의 선수들과 다이너마이트 타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한화이글스의 홈 구장인 대전 한밭 구장에 가면 경기장 내에 전시되어 있는 3개의 영구결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지 이 영구 결번뿐만 아니라 이글스는 예전부터 수많은 레전드들을 배출해 낸 강팀이기도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기억에 남는 것은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류현진 등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투수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와중에도 타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연습생에서 레전드까지 올라온 선수가 바로 이 장종훈 선수죠.
워낙 극적인 야구인생을 살았던 장종훈 선수이니만큼 그에 대한 일화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장종훈 선수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역시 "홈런왕" 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요? 실제 초창기 국내 프로야구는 팀별, 선수별로 격차가 심했던 시절로, 몇몇 슈퍼스타들이 리그를 지배했던 시절이죠. 예나 지금이나 그 슈퍼스타들은 대부분 팀의 에이스 투수들이었고, 때문에 타자들의 홈런은 쉽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국내 선수들 중 최초로 40홈런 고지를 넘기면서 홈런왕을 차지한 장종훈 선수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띄죠.
장종훈 선수에게 홈런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은 단지 40홈런 때문만은 아닙니다. 데뷔 이듬해인 1988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5년간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꾸준함이야말로 그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노화로 인한 은퇴 직전,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을 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장종훈 선수는 이글스의 영원한 홈런 타자로 손색이 없는 선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 다이나마이트 타선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앞서 소개한 장종훈이라는 걸출한 홈런 타자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타선에서도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부동의 한화이글스 4번타자인 김태균 선수의 경우 타 포지션 타자들의 부진으로 인해 엄청난 견제를 받고 있고 대부분 볼넷으로 출루하고 있는데요. 빙그레 시절 장종훈 선수가 한 시즌 40 홈런이나 때려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정훈, 이강돈 선수가 앞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 주었기 때문이죠.
여기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일발 장타를 가지고 있었고 당시 팀들 중 최고의 득점 타율 등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글스가 얼마나 강팀이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대부분의 홈런 타자들이 높은 삼진 스코어와 낮은 타율이 동반되는 반면, 이 당시 빙그레 이글스의 타선은 높은 홈런, 높은 타율, 적은 삼진의 3마리 토끼를 잡아낸 몇 안 되는 케이스 중 하나 이기도 합니다.
역대 기록으로 보면 현재 9개 구단 중 한화이글스의 중심 타선은 이승엽, 박석민, 최형우로 이어지는 삼성의 중심타선과 함께 최고의 무게감을 자랑합니다. 김태균 선수야 한화의 대표적인 4번 타자로 이미 한 번 홈런왕을 차지한 바 있고, 데뷔 이후 꾸준히 두 자리 수 홈런을 치고 있죠.
사실 홈런 하나만 놓고 보자면 김태완, 최진행 선수 역시 김태균 선수에 전혀 뒤지지 않는 전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태완 선수는 좋은 선구안과 일발 장타를 통해 군 입대 전 2년 동안 20홈런을 넘긴 호타 준족형의 선수이고, 최진행 선수 역시 지난 3년간 팀내 홈런 1위를 꾸준히 유지할 만큼 최고의 힘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의 1/3이 지나간 이 시점에 3명의 홈런 스코어는 이름값에 비해 상당히 초라한 모습인데요. 김태균과 최진행이 각각 3개를 기록했고, 김태완 선수는 바로 어제 경기에서 그렇게 갈망하던 시즌 첫 홈런이 나왔습니다. 늦은감은 있으나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죠. 김태완 선수의 경우 군 복무를 마치고 곧바로 다시 합류했기 때문에 아직 예전 몸상태를 완벽하게 만들지 못했었고 그래서 첫 홈런이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번 홈런은 입대 직전인 지난 2010년 8월 29일 대전 두산전 이후 무려 1003일 만에 터진 홈런. 특히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서 터진 값진 솔로포였기 때문입니다.
최진행 선수는 대표적인 슬로우 스타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4월 극심한 부진이 홈런 개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김태균 선수야 앞서 언급한 두 선수의 부진으로 인해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 도저히 홈런을 칠 수 없는 공들만 들어왔죠. 이는 결국 팀 홈런의 전체적인 감소와 팀 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재 한화이글스의 야구가 당장의 승리가 아닌 내년, 내후년의 야구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시간이 지날 수록 팀 승리와 함께 홈런 수 역시 급증할 것 같습니다. 화끈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볼 시간 역시 머지 않은 거죠! 한화이글스 하면 역시나 화끈한 한방을 앞세운 선 굵은 야구가 아닐까요? 선수들이 하루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려 팬들이 원하는 화끈한 한방을 날려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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