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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직장생활

팀장님께 한 거짓말 공중파로 들통난 사연

 

 

 

 

 

직장인의 가장 흔한 거짓말.jpg 라는 내용의 글이 SNS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몸이 안좋다거나 집에 일이 있다는 거짓말은 이제 통하지도 않게 되었죠.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이런 거짓말을 해본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저 역시 본의 아니게 해버린 거짓말로 크게 망신을 당했던 적이 있답니다. 오늘은 거짓말로 톡톡히 낭패를 봤던 제 경험담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그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찔하네요. ^^

 

 

 

 

 

 

몇 년 전 우연한 기회에 방송 패널로 TV에 출연한 경험이 있습니다. KBS2 TV아침 교양시사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대학원 선배의 후배가 방송 작가라서 패널로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요. 또 같은 대학원에 다니던 선배가 그 프로그램의 진행자더라구요.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얼마 뒤 방송 작가에게 인터뷰 요청 전화가 왔습니다. 당시 제대 2주 만에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사망한 한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가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요. 방송 내용은 군필자들을 패널로 초청해 이 사건을 토대로 군대 생활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한 실상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죠. 한참 동안 이런 저런 군생활의 이야기를 나누며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제 군생활 이야기를 여자작가님께서 참 재미있게 들어주시더라구요. ^^ 그리고 곧 대본을 받게 되었죠.

 

작가 曰 “인터뷰를 너무 재미있게 잘하셔서 분량이 좀 많으세요~”

 

자세히 살펴보니 1-2번만 말하면 될 거라는 처음의 말과는 달리 총 13장의 대본에 10번의 발언이 들어 있었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저는 떨릴 것 같아 좀 빼달라고 했더니 대본을 바꾸기 어려우니 전화처럼만 하라라고 하시더군요. 어쩔 수 없이 대본을 받아 들고 열심히 대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방송출연은 결정 되었으니까요.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2 '개그콘서트']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말인 줄 알았던 녹화일이 금요일이었던거죠. 당시의 금요일에는 팀장님과의 출장이 잡혀 있었습니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하고 작가에게 불참 전화를 했더니 작가분께서 펄쩍 뛰더군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방송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나중에 혹시라도 누가 이 방송을 보면 주말에 녹화를 했다고 할 생각이었습니다.

 

출장 당일. 점심 무렵에 팀장님께 집에 일이 생겨서 들어가봐야 한다는 거짓말을 하고 방송국에 갔습니다. 막상 방송국에 가니 거짓말 했다는 불안감보다 녹화 한다는 사실이 더 떨리더라구요. 게다가 작가분이 제가 발화량이 많아서 자리도 맨 앞에 잡아 놨다는 부담까지 주시는 바람에 손바닥에 대본 및 순서 까지 적어놨었죠. 그래도 큰 실수 없이 대본대로 방송을 마쳤습니다. 덤으로 기분 좋게 소정의 출연료까지 챙겨서 집으로 갔죠.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2 '개그콘서트']

 

 

 

 

11월 4일 녹화. 11월 7일이 방송일이었는데요. 방송이 나가는 중 집에는 이야기도 안했는데, 아침부터 엄마랑 이모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이것이 방송의 위력인가? 라고 느끼며 업무를 보고 있는데, 팀장님께서 호출을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대뜸 이렇게 물어보셨죠.

 

“너 의경 나왔냐?”

“네?”

 

당황해서 대답을 하며 아래를보니 팀장님 핸드폰에서는 제가 출연한 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달아 오르고,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에 녹화를 했다고 말을 하려던 찰나 옆에 있던 것이 눈에 들어왔는데... 아뿔싸! 

알고 보니 제가 바보같이 대본을 출력해 놓고 프린터기에 그대로 놓고 갔던 겁니다. 13장의 대본에는 방송일 녹화일 등이 아주 정확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결국 제대로 딱! 걸렸고, 팀장님께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DMB를 켜 보셨던거죠.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2 '개그콘서트']

 

 

마음 넓으신 팀장님께서는 “너 연차 하루 반납해라~”라는 농담 섞인 말로 그냥 넘어가 주셨지만 당시 정말 죄송하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고 양해를 구했어야 맞는 일이었는데, 어렸던 저의 생각이 참으로 짧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넓은 아량으로 혼자 출장 가 주신 팀장님, 그 날 이후 이 일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으셨던 팀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 여러분! 직장생활에서 거짓말은 정말 쥐약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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