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부탁을 매너 있게 거절하는 직장 생활 노하우

언제나 소란이 끊이질 않는 무한상사. 그중에서도 정과장님과 박차장님의 ‘애증의 관계’는 매우 심오합니다. 마음은 착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업무를 벅차하는 정과장님은 항상 박차장님에게 업무 부탁을 하곤 합니다. 매번 타박을 받으면서도 꾸준히(?) 박차장님과 ‘딜’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쓰럽고, 딱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정과장님의 표정이 심각합니다. 박차장님의 거절하는 말투 때문에 상처를 받은 것이죠. 점 하나 위치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박차장님의 말투는 정과장님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모든 팀원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죠.

직장생활에서 ‘딱! 요만큼!’ 본인의 업무만을 하기는 쉽지 않죠. 정과장님처럼 자신에게 떨어진 업무를 정해진 기간 내에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상사의 지시가 있으면 당연히 본인 업무 외에도 부가적인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누구나가 큰 불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하지만 이와는 달리 함께 일하는 동료로부터 비슷한 부탁을 받는다면? 물론 몇 번은 동료애를 충분히 발휘해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하루하루가 바쁘고 조급한 직장인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겠죠? 

딱! 잘라서 부탁을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착한 동료 증후군’에 걸린 직장인들입니다. 가끔 동료의 업무를 도와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지만, 만약 이런 일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에서 쓴소리 한 번 못한다면? 해결방법은 당장 그만두는 것뿐입니다. 항상 호의적으로 동료 일을 도와주는 당신을 주위에서는 ‘호구’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무조건 거절을 할 수만은 없는 노릇, 단호하지만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현명하게 거절하는 법을 알고 있다면? 그야말로 센스가 넘치는 직장인이라 할 수 있겠죠? 

오늘은 동료의 반복되는 부탁!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매너있게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화 중에 자신의 말을 자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어렵사리 꺼낸 부탁의 말이 단칼에 거절당한다면... 그 민망함은 민망함을 넘어서 자신의 말을 자른 사람을 불쾌한 사람 혹은 이기적인 사람으로 단정 짓게 될 것입니다. 무슨 부탁이든 어떠한 대화든지 일단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L대리 : 김대리님 오늘 오후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 혹시 시간 되시면...

K대리 : 네? 저 좀 바쁠 것만 같은데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김대리는 벌써 낌새를 눈치채고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라면 바쁘다는 말 뒤에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라는 말을 덧붙일 것입니다. 애초부터 도움을 줄 생각이 전혀 없는 K대리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차피 거절할 일, 상대의 말을 다 들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어렵게 말을 꺼내는 동료는 민망함을 느끼고 또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동료의 어떤 부탁이든 일단 끝까지 진지하게 잘 듣고, 자신의 상황과 입장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합니다. 상대방도 기분이 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중에 자신이 그 사람에게 반대로 부탁을 해야 할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동료들에게 부탁을 거절당했을 때 기분이 나빴던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로 하여금 거절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감을 이끌어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어필입니다.

J대리 : 김대리님 오늘 시간 되시면 XXX 좀 같이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K대리 : 아, 제가 도와드리고 싶은데요... 오늘까지 설문조사 마치고, 내일까지 설문조사 완료 보고서를 써야 해서요. 급한 일 아니면 내일 도와드려도 될까요?

리서치 업무를 담당했던 L대리는 정말 다음 날 “저 지금 시간이 좀 되는데, 어제 말씀하셨던 게 어떤 일인가요?” 라는 말을 메신저로 보내왔습니다. 다른 팀원의 도움을 받아 급한 일은 마쳤지만, 마치 L대리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기분은 상쾌했습니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거절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이며,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거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의 표출이고, 나도 다른 사람 못지 않게 분명 할 일이 많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일 일 뿐 절대 핑계가 아닙니다. 더 나아가 나중에라도 다시 한 번 물어 봐주는 센스는 상대방이 당신을 친절한 동료로 생각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거절당하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거절 속에 진심 어린 마음과 배려가 빠져서는 안 됩니다. 당장 귀찮은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핑계는 결국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외면당할 수도 있습니다.

J대리 : 김대리님 저 내일 팸투어 준비 때문에 일이 너무 많은데, XXX 좀 같이 해주면 안 될까요?

P대리 : 저도 바빠요. 저도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요...?

평소 무뚝뚝함의 대명사인 P대리는 냉정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서운해 하며 일을 하고 있던 찰라, K대리가 다가와 “뭐 도와줘?”라고 물었습니다. P대리가 제가 내일 팸투어 준비 때문에 바쁜 것 같다며 시간이 되면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P 대리는 출장을 다녀와 피곤할 텐데, 기꺼이 저를 도와주는 것이 고마웠고 또한 P대리의 보이지 않는 배려에 감동했습니다. 이래저래 기분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거절을할 때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해야 합니다. 진심 어린 마음은 상대방에게 통하게 되어있고, 당신의 거절은 단순한 핑계가 아님을 상대는 가슴 깊이 느낄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거절하는 사람이 아닌 따듯한 사람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대처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부탁과 거절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에서 거절이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무례한 행동이 아닌 윤택한 직장생활을 위한 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정과장님처럼 부탁했다가 상처받고, 박차장님처럼 부탁이 있을 때마다 투덜대는 그런 상황이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마음이 여리다고 내 자신을 혹사할 수도 없는 일이고,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어 자선을 베풀 여력도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너무 냉정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센스 있는 거절로 자신의 마음을 조금 편하게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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