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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라이프/직장생활

직장인의 꿈 배낭여행, 팀장님께 말씀드린 까닭

 

 

 

 

 

   "팀장님! 제 꿈은 승진도, 외국어도 아닌 배낭여행입니다!"

 

그 날 송년회의 분위기는 다른 때와 많이 달랐습니다. 최근 몇년간 폭음만 난무했던 송년회와 달랐죠. 팀원 7명이 와인 한 병을 나눠 마시며, 조용하고 여유롭게 뷔페를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캐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직장생활을 하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죠. 고속승진, 자격증, 외국어 공부, 대학원, MBA 진학 등 현실적인 이야기도 나왔지만, 공통적으로 나온 한가지는 모두 같았습니다. 그것은 당장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직장 생활 중 불가능 할 것만 같은)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이었죠.

 

혹시 저처럼 술, 술, 술로 끝나는 망년회에 질리신 분들 계신가요?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은 팀원들과 소통으로 하나되었던,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당시 저희 팀에는 유부남 5명, 미혼 여직원 2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죠! 여직원 중 한 명은 입사 4년 차였는데 회사에 입사해서 필리핀, 싱가포르, 중국, 태국,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1년 늦게 입사한 후배도 필리핀, 태국, 두바이, 중국을 다녀온 이야기를 했습니다. 젊음을 만끼하는 자유로운 여행이 부러웠죠. 하지만 모든 직장인들은 현실의 벽을 알고 있기에... 이러한 신입 사원들의 이야기가 부럽기만 했습니다. 그 침묵을 깨고 팀장님께서 먼저 꿈을 꺼내셨죠.

 

 

 

 

당시 40대 중반 이셨던 팀장님은 혼자 외국에 나가셔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해외에서 공부도 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죽기 전에 세상을 좀 더 구경하고 싶다는 말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외국에 나가 젊은 시절 꿈이었던 디렉터(영화,연극)가 되기 위한 공부도 하고, 마음껏 여행도 다니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현재의 상황, 가족, 직장 등 현실적으로 볼 때 이 모든 것이 단지 꿈일 뿐이라는 것을 알지만 쉽게 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의 이런 바람이 이뤄졌는지 팀장님께서는 얼마 전 해외 지사로 발령을 받아 미국에서 근무하고 계십니다. 여행을 간 것은 아니시지만 그래도 팀장님의 ‘세상 구경에 대한 꿈’은 조금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장님의 꿈도 배낭여행이었죠. 마흔이 넘으셨지만 아이가 없었던 덕분에(?) 얼마전, 형수와 함께 자유롭게 이집트와 요르단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가끔 젊은 시절에 해보지 못했던 나홀로 배낭여행을 떠나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결혼한 유부남의 꿈일 뿐이죠. 더군데나 얼마 전 차장님의 늦둥이이자 첫 아이가 태어나 앞으로 몇년은 여행이 어렵게 되셨죠. 그래도 차장님께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참 흐뭇했답니다.

 

 

 

 

대학시절 외국에서 잠시 공부한 적이 있는 과장님. 한 2년 다니다가 한국이 너무 그리워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인생에 다시 올 수 없는 해외생활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크다고 하셨죠. 그래서 과장님은 입버릇처럼 나중에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은 평생 처자식 위해 일한 보상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쓰겠다고 하십니다. 과장님의 소박한 꿈이라고나 할까요. 우리 과장님, 그 때 자유롭게 여행 할 그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과장님의 노후 대책 참 좋지 않습니까. 평생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동갑내기 대리는 벌써 30개국 이상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군대를 안가 그 기간 동안에 세계 여행을 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부러운지... 이 친구도 새로운 여행을 위해 열심히 여행 계획을 세우고, 가끔 실천도 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목표는 혼자 50여 개국을 채우는 것이지만 현실은 가족과 함께 해야 된다는 걸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이제는 벌써 세 아이의 아빠가 되었으니, 홀로 떠나는 여행은 이제 저만치 미뤄둬야겠죠? 대신 그 동안의 화려한 여행 경력을 바탕으로 가족들에게 멋진 여행 가이드가 되어야겠네요. 혼자 여행했던 곳을 가족과 함께 다시 가보는 것도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 리얼 직장인 장한이의 꿈은?

 

저의 오래 된 꿈은 혼자 유럽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꼭 베니스에 가서 리알토 다리 위에서 야경을 즐기고, 카사노바가 한숨 쉬었던 탄식의 다리에서 카사노바도 되어보고 싶습니다. 또 누군가와 함께 곤돌라를 타고 낭만도 즐기고 싶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헤리스 바르에서 술 한잔도 기울이는 꿈을 오래 전부터 꾸어왔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으신 팀장님께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어디서 주워 들은 것만 많아가지구….” 그런데 두 아이의 아빠인 제가 가능한 일일까요? 역시 비현실 적입니다. 단지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혼자는 어려워도 나중에 자식들이 크면 같이 도전해 볼 수는 있는 설레는 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쯤은 해봤기에 더욱 해보고 싶은 것, 앞으로 할 수 없을 것 같기에 더욱 간절해 지는 것. 우리 팀원들의 꿈,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 바로 한 번쯤은 훌훌 털고 ‘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요?

 

 

 

 

 

어쩌다 보니 이 날 송년회 자리에서는 여행 이야기, 그것도 홀로 떠나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 할 수도 있고, 불가능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장님부터 막내까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함께 소통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동료들이기 때문에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또 공감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직장인 여러분!

연말연시 술만 너무 드시지 마시고, 모든 팀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전한 송년회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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