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여행지의 깃발부대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요?
해외여행 초창기 때엔, 대부분 여행자가 덜컥 겁이 나고 위험할 것 같은 걱정 때문에 '인솔자'가 함께 하는 여행을 선택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가는 여행자들을 일컬어 '깃발부대'라 표현을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점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여행 방식도 다양해지면서 자유여행의 모습도 그야말로 천차만별! 배낭 하나 메고 현지 교통 등을 이용하는 배낭여행객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차량을 렌트해 나만의 루트를 만들어가는 여행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남들과 같은 여행 루트는 싫다~!' 오늘은 나만의 자유여행을 꿈꾸는 분들께 '전 세계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자연의 풍경과 함께하는 힐링로드부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로맨틱한 꽃길까지! 지구촌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를 만나러 지금 출발합니다.
오늘 처음으로 달려볼 아름다운 길은 프랑스 남부의 바닷길입니다. 프랑스 남부의 최대 휴양도시 '니스'를 출발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로 향하는 길이지요. 이 구간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1유로짜리 버스 티켓이 필요합니다. 계절과 관계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휴양지답게 근교 도시로의 대중교통이 잘 발달 되어 있는데요. 그 비용 역시 매우 저렴하지요.
니스에서 출발해 근교 도시인 에즈, 망통, 생폴, 방스 등을 향하는 버스는 구간에 상관없이, 편도 탑승을 해도 무조건 1유로! 온종일 탈 수 있는 원데이 패스는 4유로 정도로 주머니 가벼운 배낭여행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니스에서 모나코로 향하는 버스. 왼쪽으론 깎아지른듯한 절벽 위에 즐비한 별장들이 보이고, 오른쪽으론 에메랄드 빛 지중해가 펼쳐집니다. 니스에서 출발해 근교도시를 향하는 버스에는 수많은 여행객이 좌석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큼지막한 창문으로 보이는 지중해를 카메라로 담아내는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지요. 세계적인 영화제로 손꼽히는 칸느 영화제 역시 니스 근교의 '칸'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별장들을 구경해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약 1시간의 버스 여행 끝에 도착한 곳은 세계에서 2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입니다. 우리에겐 청초한 여배우에서 모나코의 여왕이 된 '그레이스캘리'의 동화 같은 스토리로 더욱 잘 알려진 곳이지요. 프랑스 남동부의 끝자락에 위치해 아주 작은 도시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독립된 국가입니다. 프랑스를 제외한 모든 외국 기업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조세 천국으로도 유명한데요. 일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쇼핑 도시'로도 잘 알려졌으며, 호화 요트와 카지노가 성황을 이루는 그야말로 휴양의 천국입니다.
프랑스 남부에서 만나본 호화로운 지중해를 떠나 이번엔 소박한 멋이 있는 지중해를 만나볼까 합니다.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중간지점에 위치해 동서양의 교차로라 불리는 나라! 바로 '터키'인데요.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 아리따운 여배우들이 맛있는 음식도 맛보고 이슬람의 문화를 체험했던 곳으로 재조명되었으며, 휴양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터키 남부 역시 지중해 해안을 끼고 있지만 앞서 만나본 프랑스의 지중해와는 굉장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터키 여행'을 일컬어 '사람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이라 표현했던가요. 대부분의 터키 사람들은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 버스를 이용합니다. 기차나 국내선 비행기가 발달하지 않은 터키에서 장거리 버스는 서민들의 대표적인 이동수단이지요. 그렇기에 터키 버스에 오르면 터키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습니다. 워낙 버스여행이 발달한 탓에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좌석은 늘 만원이고 70~80년대 우리나라에 있었던 버스 안내원이 간단한 간식까지 제공해 줍니다. 영어가 서툰 터키인들이지만 낯선 이방인에게 간식거리를 권하고 사진 촬영 요청에도 언제나 적극적으로 응해 주지요. 터키 남부의 드라이브 코스에서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을 달리는 것만큼이나 더욱 인상적인 것은 '사람들과의 만남'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탈랴를 출발해 폐티예로 가는 버스. 폐티예는 패러글라이딩과 스쿠버다이빙 명소로 잘 알려진 휴양도시로, 지중해 바다를 온몸으로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발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지고 소박한 터키의 해안가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지요. 화려한 별장이나 요트가 즐비했던 프랑스의 지중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만 인간적인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 터키의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바닷길을 지나 이번엔 한적하고 조용한 산길로 접어듭니다. '프로방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렘이 가득한 이 여행지는 일 년 내내 화창하고 맑은 기후가 특징이지요. 특히 봄이 되면 올리브, 오렌지 나무부터 보랏빛 라벤더의 향연까지 그야말로 자연이 뽐내는 모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니스와 모나코가 바닷가에 접해있는 해안도시라면, 마르세유에서 북쪽 길을 따라 올라와 만나는 아를과 아비뇽의 근교 도시들은 그야말로 산속에 숨은 도시들입니다.
목가적인 풍경들을 쫓아가다 보면 프로방스의 크고 작은 마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프로방스에서 가장 비싼 호텔들이 밀집해 있다고 알려진 '고르드'는 신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살았던 곳입니다. 이곳은 높은 곳에 위치해 주변의 평야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요. 프로방스 지역에서 자라는 올리브, 체리, 포도 농장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붉은빛의 루시옹 마을은 토양의 색이 아름다워 옷을 염색하는 데 쓰기도 하며, 근처에 있는 와이너리는 프로방스 산 와인으로도 유명합니다.
프로방스 드라이브 코스의 절정은 만개한 라벤더 로드입니다. 세낭크 수도원을 시작으로 주변의 라벤더 농장들은 6~8월 시즌이면 보랏빛 물결로 출렁이지요. '프로방스'를 떠올렸을 때 흔히 생각하는 따스한 태양과 아름다운 풍경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라벤더 로드'가 아닐까 합니다. '여성 여행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코스로 알려진 프로방스 여행길. 유럽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구촌 곳곳에 숨은 드라이브 코스로 떠난 여행길, 재미있게 보셨나요?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도 좋지만, 가끔은 나만의 루트를 찾아 '나만의 코스'를 만들어 이색적인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레이스캘리의 여운이 남아있는 지중해 럭셔리 루트, 소박한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터키의 해안 로드, 여심을 훔치는 보랏빛 라벤더의 유혹까지!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지금 여행을 떠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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