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나요? 봄이오는 소리♬
매섭게 불던 차가운 겨울바람도 서서히 그 기세를 꺾어가고 남쪽의 제주에선 꽃소식이 들려옵니다. 겨울의 끝자락, 추운 날씨가 지루해 이제 따스한 봄볕을 기다리지만 막상 이 겨울을 떠나보내려니 어쩐지 아쉬움이 남네요. 특히 소치에서의 금빛 소식이 진행 중인 짜릿한 2월은 정말 빨리 흐르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엔 은반 위의 요정 김연아 선수의 쇼트프로그램이 시작된답니다. 여러분 응원준비 되셨나요? ^^
오늘은 겨울이 끝나기 전 꼭 만나고 싶은 풍경, 바로 지구촌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아이스링크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도심 한가운데 겨울 축제와 함께 펼쳐지는 아이스링크부터 로맨틱한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곳까지. 아름다운 아이스링크를 만나러 지금 바로 출발!
미국 북동부의 도시 시카고는 미국 최대의 담수호인 오대호 옆에 있습니다. 오대호는 한반도의 면적보다 크다고 하는데요, 그 크기가 가히 상상이나 되시나요? 최근엔 100년만에 찾아온 미동북부의 폭설과 혹한으로 다시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무려 -24도에 가까운 무시무시한 혹한의 날씨에 공공기관과 학교가 모두 문을 닫고 도시가 완전히 정지상태에 빠졌는데요, 하지만 매번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시카고는 이 겨울을 그저 피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카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추운 날씨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밀레니엄 파크의 아이스링크 인데요, 회색 빌딩이 가득한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아이스링크는 겨울 내내 빙판을 달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스케이트장 인근에 위치한 '그랜트 파크' 역시 겨울을 즐기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 입니다. 매년 열리는 'Snow day' 쇼 역시 이곳 사람들이 겨울을 즐기는 가장 화려한 방법입니다.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멋지게 조각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곤 하는데요, 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얼음 조각가들의 작품을 이곳에서 한번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스노우데이 쇼의 하이라이트는 '개썰매 대회' 입니다. 추운 빙판을 달리던 시베리안 허스키가 시카고의 도심 속 공원에 등장해 겨울 축제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영하 24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저 따뜻한 실내에서 추운 날씨를 피하고 있을 줄만 알았는데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이 계절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
뉴욕의 브라이언트 파크는 뉴욕 미드타운 5,6번가 사이에 있는 도시공원입니다. 뉴욕 패션 위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고, 뉴욕의 유명한 명소인 공공 도서관이 인접하고 있지요. 사실 이곳은 1970년대 마약 상인, 매춘부, 부랑자들이 모여들어 위험지역으로 여겨졌었습니다. 하지만 1983년에 진행된 편의 시설 증축으로 시민들에게 중요한 여가 장소로 변모되었습니다. 날씨가 따뜻한 봄, 여름, 가을엔 야외 극장으로 변모하기도 하고 홈메이드 공예 작가들이 솜씨를 뽐내는 간의 마켓이 되기도 합니다.
겨울이 되면 브라이언트 파크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잔디밭이었던 중앙 광장에 아이스링크가 설치되는데요, 높게 솟은 고층빌딩들이 주위를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고 그 한가운데 새하얀 링크가 펼쳐진답니다. 실제 브라이언트 파크가 위치한 42번가는 뉴욕의 금융 회사와 타임스퀘어와 가까운 그야말로 '노른자위' 땅 입니다. 관광객, 현지인 너나 할 것 없이 도심 속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은 뉴욕이 얼마나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도시 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빌딩 숲에 싸인 아이스링크만 보았다면 이번에 조금 더 숨 통이 트이는 넓은 공간의 아이스링크 입니다. 바로 뉴욕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공간인데요. 왠지 익숙하다고 생각지 않으셨나요? ^^ 맞습니다. 이곳 아이스링크는 영화 나홀로집에2 에서 케빈이 비둘이 아줌마를 만나기도 하고, 두명의 도둑들과 엎치락 뒤치락 각축전을 벌렸던 곳입니다. 영화 속의 대사처럼 늦은 밤의 공원은 위험한 곳이지만 이처럼 로맨틱한 아이스링크 풍경과 함께라면 꽁꽁 언 추위도 녹여줄것 만 같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이미지출처 - 영화 '나홀로 집에2']
오늘 찾아온 아이스링크의 마지막 도착지는 뉴욕의 록펠러 센터입니다. 앞서 만나본 모든 아이스링크 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그 풍경만큼은 가장 로맨틱한 장소인데요. 매년 11월이면 이 록펠러 센터 앞에 위치한 대형 트리의 점등식이 생방송을 통해 중계될 정도로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대형 트리 역시 '나홀로 집에2'에서 케빈과 엄마가 극적으로 재회하는 마지막장면에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이미지출처 - 영화 '나홀로 집에2']
해마다 뉴저지, 북유럽 등에서 공수된 전나무가 올해의 크리스마스트리로 선정되어 이곳 록펠러 센터 정문에 거대한 규모로 자리하고 세계적인 기업 스와로브스키에서 후원하는 별 모양의 장식이 그 꼭대기를 장식합니다. 영화 속 마지막 극적인 한 장면 처럼 전 세계 모든 아이스링크 중 가장 로맨틱한 아이스링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한의 도시에서 즐기는 겨울 축제, 일 년 내내 다양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공원의 아이스링크, 도심 한가운데 숨은 거대한 숨구멍 - 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 케빈과 엄마의 마지막 재회 장면처럼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아이스링크까지. 시카고와 뉴욕에서 찾은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만나러 이 겨울이 가기 전, 즐거운 아이스링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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