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백지 위에 몇 번 쓱쓱 했을 뿐인데 멋진 작품을 탄생시키는 화가들은 아이들이 봤을 때 가히 마술사와도 같습니다. 그들이 표현하는 사물들은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을 표현하기에 더욱 놀라움을 선사해주죠.
오늘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일깨워줄 미술 로드를 찾아가 봅니다. 지구촌 곳곳엔 굳이 미술관, 박물관을 찾지 않아도 도시 전체가 갤러리와 같이 화려하게 꾸며진 곳들이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의 전시장이 되고, 희대의 예술가의 족적을 찾을 수 있는 지구촌 미술 로드로 함께 길을 나서 볼까요?
오늘 첫 번째로 찾아온 곳은 미국 남부 미시시피강 어귀에 위치하는 뉴올리언스입니다. 미국 남부하면 블루스, 재즈 등 특유의 짙은 음악의 도시로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으시죠? 하지만 이곳 뉴올리언스에선 음악뿐 아니라 미술의 멋진 색채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뉴올리언스에서 가장 유명한 버번스트리트와 프렌치쿼터.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화려한 상점들이 즐비한 거리를 잠시 벗어나면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2005년 8월 29일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도심의 80%가 물에 잠겨 천 명이 넘는 사상자와 백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던 이곳 뉴올리언스가 다시금 새 도시의 모습을 찾게 된 것은 음악과 예술을 사랑한 아티스트들의 순수한 마음이 있었다는 해석이 있을 정도로 도시 전체에 음악과 미술이 늘 함께 합니다.
한때 프랑스, 스페인 식민지가 되어 유럽의 색채도 묘하게 섞인듯한 도시. 미국 남부에서 만나는 이색적인 미술 거리로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두 번째 찾아온 곳은 프랑스 남부의 꽃이라 불리는 코드다쥐르의 예술도시, 생폴드방스입니다. 빛의 마법사라 불리는 화가 마르크샤갈이 여생을 보내며 지중해의 향취를 캔버스에 담은 곳으로 잘 알려졌지요. 좁은 언덕길을 천천히 산책하면 1-2시간 정도로 그 여정이 끝날 정도로 작고 좁은 도시이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 때문에 골목은 언제나 붐빕니다.
이곳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도시가 아니라, 말할 수 없는 풍경에 사로잡혀 한참을 머물다간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라서 더욱 유명하지요. 샤갈, 르느와르, 마네, 마티스, 브라크, 피카소, 모딜리아니… 1900년대 초반 마을을 찾은 화가들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거장들입니다. 마을 인근에는 예술가들이 숙박료 대신 그림을 제공하고 묵었다는 호텔이 있습니다. 생폴드방스의 터줏대감이었던 샤갈은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여 년 간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지요. 그가 산책했던 골목길과 언덕 아래 코트다쥐르의 아름다운 풍광들은 작품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그랑드 거리와 미로 같은 샛길들은 갤러리와 아뜰리에들이 가득합니다. 이곳 예술가들의 삶 터자 작업실인 갤러리들은 70여 개에 이른다.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간판 하나, 문패 하나도 예사로운 것들은 없지요. 길가에 내걸린 엽서 한 장과 수공예품들도 큰 도시의 기념품 가게에서 흔하게 접하는 것들과는 분위기가 다르지요.
언덕길을 천천히 걸으며 드넓은 지중해를 마주하고, 색채 마법사의 마지막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아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미술 로드가 될 것 같네요.
겉으로 보기엔 투박한 공장 건물들이 가득한 길. 하지만 그 속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작품들이 즐비한 갤러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문 닫은 공장지대가 예술 지구로 변신한 바로 그곳, 미국 뉴욕의 첼시 지역입니다.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이곳 뉴욕의 갤러리 거리는, 도시의 독특한 색깔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투박한 공장지대가 문을 닫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곳에 가난한 아티스트들이 터전을 만들면서 외형은 그대로 보존하되 내부엔 아름다운 작품들을 전시하는 아티스트들의 전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지요.
특히 예전 공장이었던 곳을 개조한 건물이 많기때문에 공장 건물의 특성을 잘 활용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가장 외부의 벽만을 남겨둔 채 내부의 파티션을 모두 제거한 한 갤러리에선 무려 20m 가 넘는 거대한 작품도 전시할 수 있는 거대 전시장으로 변신했지요. 단순히 벽에 걸 수 있는 액자형의 작품뿐 아니라 전시의 규모나 형태가 제한이 없으므로 도심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에서 보던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독특함을 지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진 작가들의 아지트라 하여 전시의 질이 떨어질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 벌써 수년째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갤러리들은 앤디워홀, 로이리히텐슈타인 등 현대 미술계의 가장 핫이슈가 되는 작가들의 전시도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뉴욕은 어른들만의 쇼핑 천국이라 생각했다면 이제 그 오산은 금물! 창의력 쑥쑥, 호기심이 쑥쑥 자라는 첼시의 갤러리로 미술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눈길이 스쳐 지나는 곳마다 예술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도시 세 곳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꼭 가보지 않았지만 상상만 해도 화려하면서도 포근한 모습이 그려지는 도시들. 아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예술의 가능성을, 상상력을 전달해줄 수 있는 이 도시의 여행을 한 번 약속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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