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전국을 떠들석 하게 했던 한 항공사 고위간부의 힘희롱 사건으로 생긴 신조어 ‘힘희롱’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힘희롱이란 직장에서 상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행동을 말하는데요, 직장 내에는 이처럼 상사라는 이유만으로 팀원들을 억압하는 어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상사들이 꼭 존재한다는 것!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은 상사의 힘희롱을 당해도 큰 소리 한 번 낼 수가 없는데요,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사건, 사고를 접하고, 꾸준한 교육을 통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힘희롱에 대해서는 아직 사람들의 인식이나 대응 방안이 부족한 상황이랍니다. 또 성희롱 같은 경우에는 모든 남녀에게 해당하지만, 힘희롱은 어느 정도 힘을 가진 부류의 사람들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일개 직장인이라면 그러한 권력을 향해 큰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게 현실이랍니다. 정작 본인이 힘희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상사, 그리고 힘희롱을 당해 힘들어하는 팀원들!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대기업에 다니는 K대리는 어느 날 팀장과 면담을 하다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요, 평소 K대리가 맘에 들지 않았던 팀장은 K대리를 불러 “이제부터 말하는 것은 협의도 아니고, 의견을 구하는 것도 아니다. 지시사항이다”라며 폭언을 퍼부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는 “너 잘라 버리고, 내 입맛에 맞는 사람 뽑는 건 일도 아니야!” 라며 “나는 인사평가를 인간성으로 한다.” 등의 치욕스러운 말을 했는데요, 결국 K대리는 인사팀과의 면담을 통해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되었답니다.
바로 이러한 팀장님의 행동이 힘희롱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팀장의 행동은 하나부터 열까지 팀장이라는 위치만을 믿고 권력을 부리고 있는데요, 팀장은 팀원들이 동료가 아닌 일개 부하라는 생각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답니다. 팀장이라면 팀원들을 잘 이끌어 최대의 성과를 일궈 내야 할 의무가 있고, 팀원들은 팀(팀장)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팀장을 잘 보필하며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위 사례 속 팀장의 모습은 영화 매드맥스의 독재자 임모탄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는 점!
B 여행사에 다니는 직장인 J주임, 평소 할 말은 하는 편이지만 상사의 강압에 망연자실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퇴근 무렵 뜬금없이 팀장이 "J주임 약속 있나?" 여자친구와 선약이 있던 J주임은 정중하게 약속이 있다고 말했지만, 팀장은 약속 있느냐는 말을 계속 반복해서 물어봤고 끝까지 약속 있다는 J주임에게 팀장은 ‘개X끼’라고 했는데요, 결국 J주임은 여자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내키지도 않는 술자리로 향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하지만 회식 다음 날, “요즘 메르스 때문에 여행업계 어려운데, 우리 팀에 사람 너무 많은 거 알지?”라면서 J주임을 힐끔 쳐다봤습니다. 팀장뿐만 아니라 회사에까지 온갖 정이 떨어진 J주임은 “차라리 잘렸으면 좋겠다. 실업급여라도 받게…”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직장 문화가 많이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상사의 힘희롱에 고통받는 직장인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직장의 신’의 미스 김, ‘미생’의 오차장 등의 상사를 신경 쓰지 않고 할 말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 속 주인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회사를 진짜로 관두는 게 아니라면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죠?
대기업 직장인 J대리는 매일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임원의 사모님이 집을 비우는 날이면 그 날은 팀 회식 날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2~3번씩 반복되는 “오늘 저녁 약속들 있나?” 라는 임원의 말에 처음 몇 번은 선약 때문에 불참했지만, 술자리에서 임원이 자신을 욕했다는 말을 접한 이후로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답니다. 평소에도 점심, 저녁으로 접대 자리가 많은데, 일주일에 2~3번씩 회식에 참석해야 하는 J대리는 개인적인 일정은 포기한 지 오래랍니다.
업무가 됐든 회식이 됐던 강압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조직문화의 역효과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서는 기업의 생산성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힘희롱을 일삼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애사심은 바닥을 칠 것이고,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문제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한 항공사 고위간부의 힘희롱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항공사 고위간부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자신도 똑같이 힘희롱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답니다. 한 대기업에서는 ‘폭언 규정집’을 만들고, 힘희롱 예방에 힘을 쓰고 있다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는지는 미지수랍니다. 일단은 직장인들이 참을성과 인내심을 기르며 버틸 힘을 키우는 게 최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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