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기저기서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갑’질 논란이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 스스로 ‘갑’인지 ‘을’인지, 아니면 ‘병’이나 ‘정’인지 알아서 판단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볼 법한 흔한 일이기에 갑과 을의 이야기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등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도 많이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그저 씁쓸할 뿐입니다.
물론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의 선을 넘지 않고 자신을 컨트롤하며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몇몇 사람들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이 ‘갑질’의 피해를 입는데요, 오늘은 무한 ‘갑질’로 직장을 잃게 된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직장인 A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광고대행사에 다녔습니다. 당시에는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 업무 의뢰를 받고 계약하고, 요청하는 작업을 해주며 대금을 받는 업무 파트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광고주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잘 굽히지 않아 종종 마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A와 같은 대행사 직원이 익숙하지 않은 ‘갑’의 담당자들은 의아해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A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오는 괴리감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1년 만에 클라이언트에게 꼼짝 할 수 없는 대행사의 업무에 회의를 느껴 퇴사했습니다.
A는 목표를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해 실무와 이론을 좀 더 공부하여 원하던 기업에 취직했고, 드디어 클라이언트의 입장이 되었습니다. 홍보팀에 근무하며 광고대행사, 디자인협력업체 등과 많은 일을 하게 된 것이죠. 잠깐이었지만 ‘을’의 입장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에 좋은 클라이언트가 되려고 애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함께 일하는 동료였습니다. 항상 업체보다 자신이 우월한 위치라고 생각했던 동료는 ‘갑’질을 일삼았고,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협력업체 사장이 팀장님을 찾아왔습니다. 어렵게 꺼낸 이야기는 같은 팀에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폭로! 협력업체 직원을 부하 직원처럼 부리며 자신의 권리를 악용하고 있다는 얘기였는데요, 계약하지 않은 업무를 맡기는 것은 물론, 회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도 비공식적으로 업체에 넘기기 일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본인이 한 것처럼 보고했던 것입니다. 일감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일을 시켜 중간에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또한, 큰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을 맡기고 프로젝트가 취소되었다고 업체에 통보하고 업체가 만든 작업물을 받아 설치하거나 인쇄물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업체는 나중에 자신들의 작업물이 설치된 것을 보고 당황했고, 참다못해 팀장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일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일 잘한다고 인정받던 동료 뒤에는 종처럼 고생했던 협력업체가 있었습니다.
결국, 이 상황은 임원에게 보고가 됐고, 직권남용, 회사에 대한 이미지 실추 등의 이유로 공론화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회사에서는 10년 이상 다녔던 직원이기 때문에 선처해 지방발령과 해외발령에 대한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업무를 계속할 수 없게 된 동료는 수치심에 결국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갑’의 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협력업체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을’의 입장에서는 ‘갑’의 사원급도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대하지만, 그건 클라이언트 자체를 보고 그러는 것이지 절대 담당자가 잘 나서가 아닙니다. 협력사는 ‘갑’과 동반성장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언제 ‘을’의 입장이 되어 일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는 사실! 서로 존중할 줄 아는 ‘갑’과 ‘을’의 관계는 당연한 일이거니와 양자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지름길임을 늘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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