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그만둔다! 그만둬!”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드는 생각이지만, 오늘따라 더욱 속이 답답하고, 회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무한상사 정대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잡코리아, 사람인, 피플앤잡 등의 Job 사이트를 폭풍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Job 사이트를 검색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은 벌써 콩밭으로 출발! 그러면서 회사에 대한 적개심과 불만은 더욱 커지고, 미련도 조금씩 버리기 시작합니다. 남들이 다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니면서 왠지 모를 커다란 불안감과 불만을 품고 이직에 올인 했다가 다시 직장을 열심히 다니는 친구를 보며, 직장인의 이직 심리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요? 아니요! 직장인들의 마음이 갈대와도 같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직 욕구가 극에 달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묵묵히 회사를 다니곤 합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오늘따라 유부장, 박차장, 정과장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욕을 먹고 있는 정대리는 “아 더럽고, 치사해 진짜, 왜 나한테만 난리야!”라며, 갑자기 회사를 관둬야 하는 이유들을 막 떠올립니다. '우리 회사는 일이 너무 많아, 비전이 없어, 월급이 너무 적어, 사람들이 너무 이상해, 이 모든 것이 나랑 안 맞아!!!’ 라는 생각. 이렇듯 자신만의 착각에 빠져 살면서 정대리는 시시때때로 이직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러다 '오케이~ 유레카~' 오직 나만을 위한 한자리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때부터 바쁜 일상이 설렘과 함께 더욱 분주해집니다. 이력서에 필요한 증명사진을 새로 찍고, 은행 제출용이라면서 재직증명서를 떼고, 오랜만에 대학교 홈페이지를 방문, 성적 증명서와 졸업 증명서를 떼고, 3,000원을 들여가며 곤히 잠들어 있는 영어 성적표도 재 출력합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준비를 할 때,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술자리도 슬슬 피하며 새로운 미래를 위한 벅찬 준비를 합니다. 때론 출근 후 열심히 이력서를 작성하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잠이 들기도 하죠!
그리고 잠시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정신없이 지내던 어느 날, 서류전형 합격이라는 감격스러운 연락을 받습니다. 이때부터 반은 이미 다른 회사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건 면접이 아닌 시험. "그래, 좋은 회사에 가려면 이 정도 경쟁은 뚫고 가야 해!"라는 강한 의지와 함께 다시 한 번 다짐하며, 그 회사의 필기시험 자료들을 찾아보고, 책까지 사서 공부도 합니다. 필기시험일은 토요일.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금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밤새도록 술은 잠깐 안녕~하고, 완벽한 컨디션, 성공적인 시험을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시험 당일, 의지와 다르게 인적성, 전공필기시험을 죽 쑨 뒤 나오면서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 다니는 회사가 그리 나쁜 것도 아니지...’라며 ‘그래도 붙으면 옮기긴 해야겠지?’ 라고 스스로에게 반문을 하곤 합니다.
이제 믿는 건 로또 당첨을 바라는 듯한 행운, 혹시 모를 기대감 속에 시간이 흐릅니다. 하지만 이런 간절함은 며칠 뒤 불합격이라는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힙니다. 그럼 또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면접 보러 갈 때 핑계도 없었는데, 잘 됐어... 그리고 회사가 좀 멀었잖아, 일이 너무 많을지 몰라, 사람들이 나랑 안 맞을 수도 있어, 맨날 야근하는 분위기일지도 몰라!'라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외도에 대한 반성을 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이쯤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마치 이 회사가 새로운 회사인 듯 0점이었던 애사심 게이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갑니다. 회사에 대한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애착은 커지며 더욱 열심히 업무에 매진하며, 동료들의 소중함을 한껏 느끼게 됩니다.
"수년 다닌 회사를 떠난다는 게 역시 쉽지 않아, 이렇게 좋은 동료들을 어떻게 내가 떠나..."라는 자기 위안은 당분간 쭈~욱 지속될 것입니다. 당신이 회사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다녀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졌으니까요!
항상 이직만을 꿈꾸는 우리 정대리, 지금은 어떻게 지내냐고요? 아주 열심히 같은 회사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10년 근속 상도 받을 수 있다고 들떠 있다고 하네요. ^^
최악과 최고는 한 끗 차이입니다.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있지요. 지독하게 다니기 싫은 회사지만, ‘이 회사가 아니면 나는 갈 데가 없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초라한 순간. 우리 회사는 갑자기 최고가 됩니다. 직장인 여러분 너무 불평불만에, 이직 생각만 하지 마시고, 회사에 애착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어중간하게 나이 먹어 직장 옮겨봐야 제대로 대접도 못 받기에… 어쩌면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가 당신이 다닐 수 있는 최고의 회사일 지도 모릅니다.
매일매일 이직을 꿈꾸며 행복해하는 직장인 여러분, 오늘도 멋진 꿈꾸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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