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화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한 남자가 있습니다. 안타면 안타, 홈런이면 홈런 뭐하나 빠질 것 없이 리그를 초토화 시켰던 그 남자. 크루즈. 과연 올해 제2의 크루즈를 대전구장에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
리그 경기 전 마지막 테스트 단계인 시범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올해부터 새로 도입된 용병 룰에 의해 각 팀의 용병 타자들이 한 명씩 팬들에게 선보여 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복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타 팀 용병 타자들보다 유독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오늘 글의 주인공인 한화이글스 타자 용병, 펠릭스 피에 입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완벽 그 이상의 활약을 매일 펼쳐주는 그의 모습은, 한화이글스의 전설적인(?) 타자용병인 제이 데이비스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과연 새로운 타자용병인 펠릭스 피에는 데이비스 그 이상의 활약을 해 줄 수 있을지, 과거의 그의 모습과 올 시즌 기대해 보는 피에의 모습을 한번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펠릭스 피에는 85년생의 젊은 선수로, 한화이글스에는 꼭 필요했던 좌투좌타의 외야수 입니다. 빠른 발을 기본으로 한 넓은 수비범위가 인상적인 선수로, 넓어진 대전구장과 전체적으로 발이 느린 한화이글스 외야 수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선수인데요, 여기에 강력한 어깨를 토대로 한 송구능력을 최대한 살리고자, 시즌이 시작되면 주로 우익수에 배치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을 트리플A 에서 보낸 그는 2013년 0.210의 타율과 8홈런, 40타점 38도루를 기록하였습니다. 여기에 시즌 말미,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 콜업, 27경기 동안 0.138, 4안타 2타점의 기록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2002년부터 시작해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그이기에, 풍부한 야구 경험과 노하우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기대되는 부분 입니다. 한화이글스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경우,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 선수 급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이기도 하죠.
올 시즌, 펠릭스 피에에게 가장 요구 되는 부분은 바로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 사이에서의 연결고리 입니다. 호타 준족인 그의 특성상 3번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가장 큰데요, 테이블 세터를 맡고 있는 이용규, 정근우 선수가 출루 시 적시타를 쳐 주는 역할과, 강력한 한방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앞에서 본인이 직접 출루와 함께 빠른 발로 상대팀을 흔들어야 하는 임무를 동시에 가지고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부분은 이미 지난 주 출전한 몇 경기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는데요, 선발로 나온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타자로서 잠깐 잠깐 그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몰아치는 안타 능력과 빠른 발을 활용한 도루 부분은 상대팀을 상당한 혼란에 빠트리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한방 역시 피에의 또 다른 매력 입니다. 일반적으로 빠른 발을 보유한 준족 계통 선수들의 경우 단타 위주의 컨텍형 타격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피에의 경우 빠른 뱃스피드와 타고난 힘을 통해 엄청난 장타를 시범경기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인 피에는 10타석 만에 벌써 2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장타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확실한 해결사가 부족했던 기존의 한화이글스 타선에 많은 활기를 불어다 줄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현재 시범경기 4경기에 출장한 펠릭스 피에 선수의 기록은 10타수 6안타, 6할의 타율에 2홈런, 3타점. 특히 안타 6개가 정확한 타격을 통한 뻗어나가는 타격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인상적인 부분이고, 타격이 이루어진 8번의 공이 좌측 2개, 가운데 3개, 우측 3개로 골고루 분포되었다는 것은 어느 방향이던지 자유자제로 공을 보낼 수 있다는 능력을 것을 의미하기에 더욱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범경기를 통해 본 그의 모습은 한화이글스의 마지막 타자 용병이였던 가르시아를 떠올리게 합니다. 10타석 중 총 30개의 공을 상대 투수에게 던지게 했다는 것은 타석당 평균 3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이는 상당히 공격적인 스타일 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10타석 중 볼넷은 단 한 개도 없었다는 것은 비슷한 공은 휘두르고 본다는 것을 말해주는데요, 이런 공격적인 성향은 사실 상대 투수들에게는 약점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의 경우 피에의 배트를 끌어내기 쉽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죠. 물론 이런 과정에서 실투성의 공이 들어오게 될 경우 뛰어난 타격능력을 가지고 있는 피에에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과연 긴 리그 기간 동안 피에의 공격적인 성향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빠른 발을 이용하는 주루 플레이 역시도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인데요, 현재 3개의 도루밖에는 시도한 적이 없다는 점으로 보아 더 기록이 쌓여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실 빠른 발에 비해 예전 마이너리그에서의 도루 성공률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몇 가지 불안요소들과 개선점이 필요한 피에지만, 현재 9개 구단에서 가장 그 존재감을 보여주며 활약하고 있는 선수이기에 올 시즌 피에의 활약은 상당히 기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화 팬으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크루주와 데이비스의 모습이 떠오르는 이유기도하지요.
사실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도 않은 펠릭스 피에와 데이비스를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데이비스의 경우 한화이글스에만 무려 7시즌을 용병으로 뛰며 통산 836경기 출전, 3할 1푼 3리의 타율과 167홈런, 591타점, 528득점에 108도루를 기록하였는데요, 이는 가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기록입니다. 특히 1999년, 한화이글스의 유일한 우승 때 힘을 보탰다는 점 역시 한화 팬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기억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만약 피에가 데이비스의 향수를 실력으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한화이글스는 또 한 명의 최고의 용병 타자를 보유한 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빨리 야구가 개막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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